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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빛 아래 걷고 싶은 날, 도심 속 궁궐의 밤으로... 수원화성 야간개장

2022년 수원화성 야간개장 5월 1일부터... 은은한 달빛 아래, 낮에는 볼 수 없었던 화성의 새로운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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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3호 안용호⁄ 2022.05.03 17:18:45

화성의 봄. 사진=임영록, 한국관광공사

웬지 그런 날이 있다. 밤바람을 느끼며 걷고 싶을 날….

도심 속에서 노니는 궁궐의 밤, 2022 수원화성 야간개장이 5월 1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야간개장 기간에는 화성행궁 복원사업으로 인해 낙담헌, 우화관 등 일부 구역의 관람이 제한된다. 하지만 행궁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과 산책 프로그램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예정이다.

고궁을 산책하며 문화관광해설사의 흥미로운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야간 특별 프로그램 ‘빛따라 고궁산책’도 빼놓을 수 없다.

수원화성은 조선왕조 제22대 정조대왕이 세자에 책봉되었으나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을 양주 배봉산에서 조선 최대의 명당인 수원 화산으로 천봉하고 화산 부근에 있던 읍치를 수원 팔달산 아래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축성되었다. 또한 이곳은 수도 남쪽의 국방 요새이기도 했다.

수원화성 축성과 함께 부속시설물로 화성행궁, 중포사, 내포사, 사직단 등 많은 시설물을 건립하였으나 전란으로 소멸되고 현재 화성행궁의 일부인 낙남헌만 남아있다. 당대 학자들이 동서양 축성술을 집약하여 축성하였기 때문에 그 건축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한다.

수원화성은 사적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소장 문화재로 팔달문(보물), 화서문(보물), 장안문, 서북공심돈(보물), 방화수류정(보물) 등이 있다. 수원화성은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수원 화성행궁 좌익문. 사진=라이브스튜디오, 한국관광공사

2007년 사적 제478호로 지정된 화성행궁은 행궁(왕이 궁궐을 벗어나 머무는 곳)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웠던 곳이다. 행궁은 정조가 현륭원에 행차할 때 임시 거처로 사용하던 곳으로 그 어느 행궁보다 크고 웅장하였으며 활용도도 높아 경복궁의 '부궁'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일제강점기 때 화성행궁의 주건물인 봉수당에 의료기관인 자혜의원이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훼손되고 낙담헌만 남게 되었다. 1996년 화성축성 20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복원공사를 시작하여 지금의 세계적인 관광지로 조성되었다.

화성행궁은 친구, 연인, 가족 단위 여행객이 사랑받는 야경 명소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밤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 1월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SBS ‘그 해 우리는’의 배경 장소로 알려져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왕의 남자’, ‘대장금’, ‘이산’ 등 영화와 드라마에도 등장했다. 

 

화성행궁의 매력은 궁궐 곳곳에 조명이 켜지는 일몰 무렵부터 시작된다.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라는 뜻의 신풍루(新豊樓)에서 출발해 궁궐 안으로 들어가면 ‘달빛 정담’이라는 글자 옆에 달을 형성화한 조형물을 만난다.

초롱을 따라가면 화성행궁의 중심 건물로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연 봉수당(奉壽堂)이 나온다. 봉수당 옆에는 정조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었다는 노래당(老來堂)이 있다. ‘늙음이 찾아오다’라는 뜻이다.

 

수원 화성행궁 포토존 '달토끼 쉼터'. 사진=라이브스튜디오, 한국관광공사

노래당 옆은 낙남헌(洛南軒)이다. 화성행궁이 철거된 일제강점기에 훼손당하지 않은 건물로, 특별 과거와 군사들의 회식 등 각종 행사를 치렀다. 낙남헌 앞에는 ‘달토끼 쉼터’라는 포토 존이 있다. 보름달 조명이 설치되어 기념사진을 찍으며 낭만적인 고궁 밤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낙남헌에서 다시 청사초롱을 따라, 숲속에 들어앉은 미로한정(未老閒亭)을 향해 계단을 오르면, 궁궐 지붕과 현란한 도시 불빛이 오버랩되는 몽환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5월의 낭만적인 밤 궁궐 산책이 절정에 이르는 순간이다.

수원 화성행궁 화령전 운한각. 사진=라이브스튜디오, 한국관광공사

마지막으로 화령전(華寧殿, 사적 115호)은 정조의 어진을 모신 건물로, 단순하지만 견고하다. 화령전의 운한각(雲漢閣)과 복도각(複道閣), 이안청(移安廳)은 2019년에 보물 2035호로 지정됐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부각하기 위해 건물 밖 조명에 공을 들였다.

낮보다 더 아름다운 수원화성의 밤은 달빛 아래 다정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도심 속 아름다운 궁궐의 야경과 고즈넉한 분위기, 달빛과 초롱빛을 따라 거닐다 만나는 행궁 곳곳의 이야기는 달빛 정담(情談)처럼 아련하다.

수원화성 야간개장은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에 이어지며 관람시간은 저녁 6시부터 9시 30분까지이다. (참조;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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