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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경복고 공연 온 에스파 성추행 논란, 갑자기 젠더 갈등으로 확산

일부 학생, 비판하는 네티즌을 향해 “불편충들 많아” 비아냥… 경복고 측 2차 사과에도 여성 커뮤니티 집단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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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양창훈⁄ 2022.05.04 11:42:18

걸그룹 에스파가 경복고등학교 행사에 참석 했다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거들이 올라왔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사진이 업로드 되면서 "에스파 매니저가 에스파 주위로 인파가 너무 몰려 혼자서 막고 있는 모습이다"라는 주장이 제기 됐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돌 그룹 에스파가 경복고 행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거들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된 사진과 주장에 따르면, 경복고에서 행사를 끝낸 에스파 멤버들 주위로 학생들이 몰렸다. 남학생 네 명이 에스파가 서 있는 무대로 올라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셀카를 요청하는 등 예의와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 심지어 무대를 마치고 돌아가는 에스파에게 다가가 신체접촉을 시도하고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업로드했다.

경복고 학생이 본인 SNS계정에 업로드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 이 사진은 현재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파만파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경복고 한 학생이 에스파 멤버 곁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이 학생은 '섹X'라는 성적인 단어를 추가하며 사진을 개인 SNS에 업로드 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몇몇 경복고 학생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과 함께 “만지는 거 빼고 다했다”, “내 여자친구들 왔다. 몸매 X된다”등 성희롱을 남발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후, 많은 네티즌이 경복고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경복고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올라왔는 데, 일부 학생은 “불편충(불편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말)들 많다”라며 언짢은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복고 측이 첫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경복고는 1차 입장문에서 “행사 후 본의 아니게 SM엔터테인먼트 및 에스파 그룹의 명예가 훼손되는 언론 보도가 있어 우선 이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학생을 대상으로 교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학생이 아닌 외부 인사 몇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안전 관계상 출입을 허가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 일로 일부 SNS에 결코 사실이 아닌 악의적인 글이 게재되지 않았나 유추할 수 있다”라며 “다만 결과적으로 오늘 행사 후에 SM엔터테인먼트와 소속 가수 에스파의 명예를 실추시킨바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경복고등학교는 단체 공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에스파 관련 사진을 삭제하라고 알렸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경복고가 1차 해명 후에도 논란이 더욱 거세지자, 결국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 = 경복고등학교

경복고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복고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외부인 소행이라고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논란이 되었던 학생이 경복고 학생이라는 증거들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이 민원을 올리며 계속 항의 하자 경복고 측은 2차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경복고는 2차 사과문에서 “오늘 본교 강당에서 경복 동창회 주최로 개교 101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기념식에는 뮤지션 에스파의 찬조 공연이 있었다. 하지만 행사 후 본의 아니게 SM엔터테인먼트 및 에스파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거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공연 질서유지에 노력했으나 일부 학생이 공연 관람에 성숙하지 못했고, 행사가 끝난 후 SNS에 공연 사진과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켰다. 학교에서는 곧바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공연 관람 예절과 사이버 예절 및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시행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결과적으로 오늘 행사 후 SM엔터테인먼트와 소속 가수 에스파 명예를 실추시킨바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네티즌은 경복고의 2차 사과에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수위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네티즌들의 불만을 샀다. 결국, 일부 여성회원 위주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복고를 향한 집단 민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의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사실을 카드 뉴스로 제작해 올리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복고를 향한 집단 민원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여성 회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을 통해 정식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단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이번 사건은 또 한번 젠더 갈등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시대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남성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를 비판했다. (에펨코리아 회원들이) 군인 비하로 논란을 빚었던 진명여고 사건과 반대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진명여고 학생에게) 욕을 했었다. (그런데 ) 이번 사건에서는 ‘선택적 분노’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위근우 평론가는 "잘 나가가는 동문이 있다고 여성 가수 공연이 남고에 선물처럼 제공되는 것이 교육기관 행사로 실격이다. 동문회에 SM 회장이 있다는 이유로 소속 여성 가수가 학교 행사에 동원될 때, 학생들은 이것을 경복고 학연의 수혜이자 특권으로 인식한다. 그러면 ‘일부’ 남학생이 이번에 벌인 일탈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일부’가 아닌 (다른) 학생도 왜곡된 성 관념을 갖게 될 경험을 학교에서 시켜준 게 진정한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의 일탈로 비난을 받는 경복고등학교는 인문계 남자 공립고등학교다. 1921년 5월 개교한 경복고등학교는 정·재계 유명 인사를 배출하며 명문 고등학교로 인식되어왔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 47.89%(125명/261명)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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