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엔 가르셍 지음 / A. 단 그림 /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펴냄 / 160쪽 / 1만 8500원
인류는 철학을 수천 년 동안 공부했는데도 여전히 철학을 어려운 학문으로 여긴다.
문학박사인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연구와 교육에서 문학과 철학의 장벽을 깨뜨리는 새로운 교육적 접근을 오랫동안 고민했고, 이를 토대로 만화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만약 재미있는 이야기와 다채로운 그림이라면 추상적인 철학 개념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화, 우화 또는 비유로 가득한 신화 같은 이야기들은 허구든 사실이든 우리의 논리력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기억하기 쉽고, 사색으로 이끄는 지혜의 근원이며, 토론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달하기 쉽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러 가지 철학적 문제들 중 자아, 의식, 자유, 죽음, 정체성, 세계라는 주제를 선별해 철학적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이야기의 숨은 의미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그림이나 영화, 시, 연극 같은 작품을 소재로 한 만화로 설명하고 있어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 책은 플라톤의 동굴, 테세우스의 배, 사르트르의 웨이터, 들뢰즈의 진드기 등등 열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철학 입문자들이 철학적 사유를 느낄 뿐 아니라 더 깊이 있는 토론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추론의 단초들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