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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상 속 우연히 찾은 오아시스 같은 공간 되길" 호반문화재단 조서은 디렉터

호반문화재단, '호반 아트리움', 'H 아트랩'에 이어 '아트스페이스 호화' 3월 개관 … 작가 지원 사업, 전시장 개관 등으로 문화 허브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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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5호 김민주⁄ 2022.06.10 15:45:13

 

'아트스페이스호화' 전시실 전경. (사진 = 호반문화재단)


‘태성문화재단’으로 출발한 호반문화재단은 호반건설그룹이 운영하는 재단이다. 재단은 열린 플랫폼을 통해 문화예술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작가 지원 사업, 전시장 개관, 문화 허브 구축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첫 전시 ‘Act. 1 The Glitter Path' 포스터. (사진 = 호반문화재단)


호반문화재단은 지난 3월,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 1층에 복합 예술 공간인 ‘아트스페이스 호화’를 개관했다. 당시 ‘Act. 1 The Glitter Path(액트 1. 더 글리터 패스)’라는 제목으로 개관전을 열고, 유명 현대 미술 작가 16인의 작품 20여 점을 전시했다. 5월 8일까지 진행된 전시에는 재단이 오래 소장해 온 작품들이 포함됐다. 참여 작가로는 김창열, 이우환, 이강소, 전광영, 김보희 등 국내 작가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안소니 카로(Anthony Caro),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등이 있다.

또한 호반문화재단은 지난 2018년 경기도 광명에 ‘호반아트리움’을 개관해 감각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전시를 진행해 왔다. 현재 호반아트리움은 이전을 위해 잠시 휴관 중이다. 호반문화재단은 ‘H 아트랩’이라는 작가들의 창작 공간 지원 사업도 운영 중이다.

 

지난 6년 간 호반문화재단과 함께 해온 조서은 디렉터를 만나 재단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호반문화재단 조서은 디렉터. (사진 = 호반문화재단 제공)


최근 본지에서 호반문화재단 산하 ‘H 아트랩’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다. 호반아트리움과 H 아트랩 그리고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하나?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했던 호반아트리움이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의 전시장으로 사랑받았다면,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으로 기획한 전시와 청년, 중견, 원로 작가 등 국내외 작가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호반아트리움은 광주광역시에서 재개관할 예정입니다.

 

또한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전시를 통해 세대를 아우르면서 대중과 함께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H아트랩은 서울 서초구 호반 파크에 마련된 공간으로, 작가 다섯 분과 이론가 두 분을 모시고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레지던시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H아트랩 입주 작가와 이론가분들을 모시고 전시와 출판 등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전시와 공간의 특징은 무엇인지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인근 삼청동, 인사동 문화 공간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과 문화 벨트를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각종 오피스가 빼곡한 빌딩 숲 사이에 위치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찾아가는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니라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로 기능합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전시실 전경. (사진 = 호반문화재단)


지난 3월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개관 기념전으로 김창열, 이우환, 이강소, 전광영, 김보희.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안소니 카로(Anthony Caro) 등 작가 작품을 전시했는데, 첫 전시 성과는 어땠나?

국내외 미술계에서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위치를 선점한 작가들로 구성된 전시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예술성과 대중적 인지도가 동시에 확보된 전시를 개최하면서 각계의 관심을 받아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중량감 있는 작가들과 함께 새롭게 주목받는 작가들을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회화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작가를 소개하는 장(場)으로서 역할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박승모 작가 개인전이 진행 중인 아트스페이스 호화 공간 전경. 전시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윈도우 시리즈는 작가가 맨하튼의 거리를 걷다가 카페의 유리창에 건물 내부와 외부가 모두 반영돼 있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다시 다중의 철망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안과 밖을 모두 반영하는 창문의 매개적 성질을 이용해 익숙한 이미지를 생경하게 만든다. 작품은 환상에 대한 사유를 비틀어 새로운 지평을 연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사진 = 호반문화재단 


박승모 개인전 ‘모든 것과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전시되고 있다. 기획 의도와 관객 반응이 궁금한데...

박승모 작가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온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철망을 겹친 회화 조각인 Maya 작품들을 거대한 프레임에 결합한 신작, '윈도우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병풍들은 낯설고 전위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실제와 환상의 구분이 모호해진 상태에서 우리가 ‘모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실제로는 모든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공(空) 사상을 엿볼 수 있도록 기획됐습니다. 그동안 작가가 해 왔던 작업들과 연장선에 있는 문제 의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기술적 시도가 있어 관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시 기획, 작가 섭외 등 하나의 전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아트스페이스 호화 전시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출발점이 되는 것은 작가입니다. 기획자의 역할은 좋은 작가를 발굴하거나 검증된 작가의 작업을 색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 현 시대에 돌이켜봐야 할 가치를 시사하는 철학을 짚어내는 것이죠. 때문에 부단히 많은 전시들을 접하고,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을 만나고, 책과 국내외 기사를 보며 광범위한 공부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작가를 섭외하고 전시에 대한 스토리를 구체화합니다.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갖고 작가와 함께 전시를 기획해요.

해외 작가의 경우 팬데믹 이전에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작가의 작업실이 모인 곳을 찾아다니며 작가를 섭외했다면,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고 난 후 주로 온라인에서 많은 작품을 접합니다. SNS를 활용해 자신을 홍보하는 작가가 전보다 많아졌고, 작가를 소개하는 사이트도 다양하게 구축돼 있어요. 해외 작가를 발굴할 땐 하루에 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접하고 전시에 적합한 작가들을 리스트업하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그 작가를 연구하고 업데이트된 작업을 계속 지켜보는 거죠. 오래 두고 봐도 좋은 작가라고 판단되면 그때 연락해 전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든 작가들이 전시에 응하는 것은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고민한 시간이 헛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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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은 디렉터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호반문화재단 제공)


큐레이터와 구별되는 디렉터의 업무는 어떤 것인가?

호반문화재단에서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디렉터는 전시장을 개관하거나 사업 시작 단계에서의 기획을 담당합니다. 기획안이 나오면, 각 사업 담당자인 큐레이터들이 전시 기획을 하거나 문화 예술 지원 사업 등을 운영합니다. 디렉터의 역할은 각 큐레이터들이 담당 업무에서 전문성을 갖고 진행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 외에 일상 업무로 재단 내 미술품 컬렉션 구축을 위해 세계 미술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분석합니다. 특히 문화재단인 만큼, 놓치면 안 될 가치 있는 작품을 찾는 일이 업무 중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문화재단 디렉터는 미술품을 구입하고 전시 기획 작업을 하는 동시에 현대미술의 흐름을 계속 좇아 시류에 뒤지지 않는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늘 많은 공부가 필요해요. 사업도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많이 보고 듣고 느끼며 연구를 지속하는 분야라 그런 부분이 고충이라면 고충이겠죠. 하지만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매일 아름다운 이미지를 접한다는 점, 현실과 일상에서 벗어난, 때로는 상식을 벗어난 작가의 생각과 철학을 직접 마주 하며 발상의 전환을 거듭함으로써 배울 점도 많다는 것입니다. ‘덕업일치’라고나 할까요? 좋아하는 것과 직업이 같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호반문화재단은 지난 3월 청년 작가 미술 공모전 ‘2022 H-EAA’ 개최했다. 출품 분야는 시각예술 전 분야이며, 3월 21일부터 4월 17일까지 호반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출품 지원을 받았다. (사진 = 호반문화재단)


앞으로 어떤 전시가 예정되어 있나,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목표와 지향점은?

호반문화재단이 소장한 미술품으로 기획된 전시였던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개관전 ‘Act1. the Glitter Path' 이후, 두 번째 소장품 전시 역시 중견, 청년 작가들의 소장품으로 구성·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중견, 원로 작가의 개인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 중입니다. 또 H아트랩에 입주한 작가와 이론가의 전시를 비롯해, 호반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전국 청년 작가 미술 공모전 ‘H-EAA’의 선정작으로 구성된 전시를 계획하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트스페이스 호화가 빌딩 숲 사이, 지친 직장인들에게 일상 속 우연히 찾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코로나가 잠식되고 나면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전시뿐 아니라 공연이나 인문학 강연도 기획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공간’과 ‘전시’란?

문화예술 분야에서 십수 년 일해 오며 여러 공간을 운영했는데요. 효율성과 활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전시 공간이라고 해서 전시만, 교육 공간이라서 교육만 하는 단일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을 보면 늘 아까웠습니다. 일례로, 호반아트리움에서 전시를 운영할 때, 넓은 전시 공간을 활용해 재즈 공연을 기획한 적이 있었는데요. 눈으로만 조용히 감상해야 했던 전시장에서 작품을 배경으로 공연과 가벼운 와인을 즐기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처럼 제가 운영하는 공간에서 전시와 공연, 강연을 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어요. 전시 또한 특정 세대만을 위한 전시가 아닌 각 세대가 매력을 느낄 만한, 모두를 위한 전시 기획을 해보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공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는 시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호반문화재단은 젊은 예술인과 원로 예술인의 활동을 돕고 창작 공간을 지원한다. 또한 문화 소외 계층 등을 위한 예술 교육 및 지원 등 문화 예술 향유 기회도 확대하고자 한다. 이러한 문화적 노력은 기획자의 숨은 노력과 고민을 통해 꽃을 피울 것이다.

<문화경제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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