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고구마도 참 많이 변했다. 옛사람에게 고구마는 구황작물이었다. 먹거리가 없어 굶는 시절에 백성을 먹여 살린 먹거리다. 중년들이 어렸을 때만 해도 간식이 거의 없었다. 이때 대중적인 먹거리가 고구마였다. 가을철 수확이 끝나면 고구마를 한 가마니 사다가 조금 차가운 윗방에 보관하며 겨울 먹거리나 봄철 식량 대용으로 했다.
고구마는 대체로 텁텁하다. 그렇기에 밤처럼 포근한 밤고구마나, 물기가 많은 호박고구마나, 전분이 많은 자색 고구마나 김치하고 궁합이 맞는다. 조선 영조 시대 이후 우리 민족의 허기를 달래준 고구마는 요즘엔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 받는다.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고구마는 많이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낀다. 따라서 다이어트 식사에 요긴하게 활용된다. 많은 식품이 그렇듯이 고구마는 한방의 약재로도 쓰인다. 소화기를 강하게 하는 성질 덕분이다.
고구마의 영어 표현은 ‘달콤한 감자(sweet potato)’다. 우리의 옛 문헌에도 달콤한 감자의 뜻인 감저(甘藷)로 썼다. 달 감(甘)자와 감자 저(藷)다. 동서양에서 모두 달콤함으로 표현한 고구마는 영양 간식거리도 훌륭하다. 달콤한 맛탕, 레스토랑의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오븐구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말랭이, 고추장 볶음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가마솥고구마밥, 고구마순김치, 고구마두부순조림, 고구마순볶음, 고구마순갈치조림 등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도 고구마와의 궁합은 김치가 최고다. 동치미와 함께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요즘에는 사과나 생강과 함께 먹기도 한다. 모두 소화력을 증진시키는 효과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