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 민음사 펴냄 / 116쪽 / 1만 1000원.
나이지리아 출신 페미니스트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2020년 여름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관해 쓴 에세이다.
아디치에의 아버지는 신부전 합병증으로 쓰러진 후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아버지의 상실이 어떻게 자신을 무너뜨리는지 묘사한다. 그의 슬픔은 가족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에서 떠다니다가 개인적인 외로움과 분노를 맞닥뜨리는 등 혼란과 극심한 고통을 오간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아버지, 상대방에게 한번 들은 이야기는 전부 기억했던 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가족 간의 농담 등 아디치에는 아버지와의 기억을 되짚는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우리에게 이토록 물리적인 고통, 잔인한 공격이 있을 수 있는지 되묻는다.
아디치에는 “충격이란 게 이런 건가? 공기가 끈적끈적한 풀로 변하는 것인가? 내가 버럭 외친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면 진짜가 돼 버리잖아”라고 말하며 보편적인 인간 경험 중 하나인 ‘상실’에 대해 깊고 솔직하게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