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2.08.26 10:40:02
지난 25일 저녁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특강을 한 이지성 작가의 발언을 두고 나경원 전 의원과 배현진 의원이 큰 불쾌감을 표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이 작가는 천안 재능인재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는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문제의 발언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 작가가(아내 차유람 선수에게) 우리 당에 가서 도와주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고 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작가가 답하며 나왔다.
이 작가는 “많은 국민이 했던 이야기가 국민의힘에는 젊음의 이미지, 여성의 이미지 두 가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아내에게 그랬다. 국민의힘에 젊음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어진 발언 내용이었다. 이 작가는 “배현진 씨도 있고 나경원 씨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특강 현장에서는 일부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웃기도 했지만, 거명된 여성 정치인들은 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어젯밤 나경원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지성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며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지성 작가의 발언에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나 전 의원은 “첫째는 아름다움 운운으로 여성을 외모로 재단한 것이고, 둘째는 여성을 정치적 능력과 관계없이 이미지로만 재단한다는 것”이라며 “잘 생긴 남자 정치인이란 언급은 우리가 찾기 어렵다. 그런데 유독 여성 정치인에게만 이를 붙이는 것이 바로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진다”라고 언급했다.
비슷한 시간 배현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지성 작가의 발언을 비판했다. 배 의원은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두 여성 정치인의 비판이 이어지자 이 작가는 “내 말이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껏 말하면서 살겠습니다. 나는 성직자도 공직자도 정치인도 아닌 작가니까요”라고 대응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연찬회 특강에서 논란을 일으킨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 앞으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라며 사과했다.
이 작가의 부인 차유람 선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발언은 저 역시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부적절한 내용이었다”며 “김건희 여사님, 나경원 의원님, 배현진 의원님께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25일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성원 의원의 수해복구 봉사활동 현장 실언 이후, 이번 연찬회에서 금주령까지 내리며 내부 기강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작가의 특강 논란으로 그 취지가 퇴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