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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동국대 교수 “윤석열 이름 들어간 훈포장 받지 않겠다”

이철기 교수, 학교 측에 포기 확인서 제출… “자존심·양심상 너무 치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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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응구⁄ 2022.08.29 15:07:17

이철기 동국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퇴직교원 정부포상 포기 확인서’ 모습. 사진=이철기 교수 페이스북 캡처

동국대 이철기 교수(65)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정부 훈포장을 받지 않겠다는 ‘퇴직 교원 정부 포상 포기 확인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이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너무 치욕적으로 느껴졌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8월 말로 동국대학교를 정년 퇴임한다. 훈포장은 교육자로서 평생을 교육 발전에 헌신해 온 공적을 인정하고자 퇴직하는 교원에게 수여하는 정부 포상이다.

이 교수는 페이스북에 ‘퇴직교원 정부포상 포기 확인서’를 공개했다. 확인서의 ‘포기 사유’란에는 “더 훌륭한 일을 하고도 포상을 못 받는 분들이 많은데,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도 교육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는 것이 송구스럽고,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자필로 쓴 글이 그대로 보인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사진=연합뉴스 자료(촬영 손대성)

그는 페이스북에서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시고 아낌없는 격려를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어쭙잖게 정치하겠다고 나섰을 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고 큰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들께, 제대로 감사의 말씀도 전하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정치학 전공 책을 모두 버렸다”는 그는 “평생을 정치학을 해왔으니, 이제는 전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또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실컷 다니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직자와 공무원이 정년을 하면 년수에 따라 훈포장을 줍니다. 안 받겠다고 하니, 자필로 사유를 적어내야 한다네요”라면서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너무 치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치 조선총독에게 무엇을 받는 기분”이라고 표기했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동국대는 이 교수의 정부포상 포기 확인서를 교육부에 보냈으며, “본인 의사에 따라 포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포상은 없을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대단하고 멋있긴한데, 괜히 후폭풍이 있을까 걱정”, “내 교수님이었으면 정말 내 인생 본보기”, “이 시대 참지식인”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많지 않지만 “윤석열 개인이 아닌 대통령이 주는 것인데, 명예롭게 정년 퇴임하는 수많은 교육자에게 누를 끼치는 행동”이라는 의견도 이었다.

한편, 이 교수는 1977년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입학 후 1993년 8월 같은 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그는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통일협회 정책위원장과 상임집행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선 민주통합당 후보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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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  동국대  이철기교수  정부훈포장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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