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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①] 디지털·NFT 작품으로 신선한 시도 돋보인 키아프 플러스

갤러리스탠 등 부스에 관람객 발길 이어져... MZ세대에게 부담 적은 200만 원~500만 원대 작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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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1호 김금영⁄ 2022.09.07 15:41:54

9월 1일 키아프 플러스 프리뷰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지난해 화려했다면, 올해는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가능성을 봤다.”

9월 2~6일 열린 키아프 서울(Kiaf SEOUL·한국국제아트페어, 이하 키아프)에 대해 미술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650억 원)을 올리며 박수받았던 키아프가 올해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이하 프리즈)의 아성에 먹혔다는 평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와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의 공동 주최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미술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프리즈로 인해 세계 각국의 컬렉터가 서울을 방문해 이로 인해 키아프가 낙수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 거대한 프리즈의 규모와 아성에 키아프가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본격 행사가 다가오자 우려가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관심이 프리즈보다 떨어졌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프리즈 서울 개막을 앞두고 국내외 비즈니스 및 문화·예술계 거물 3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자리엔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 등 삼성 오너일가도 참석해 화제가 됐다.

국내 대기업들도 프리즈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LG는 프리즈 홍보 겸 후원까지 하는 공식 스폰서에 이름을 올리고, 서울 대형전광판 4곳에 프리즈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프리즈 행사장 안엔 자사 TV를 활용한 세계적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협업 작품 겸 LG VIP라운지도 차렸다. LG는 키아프 후원사 명단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프리즈보다 화제성도 관심도 떨어졌지만, 키아프 플러스라는 새로운 가능성은 주목받았다. 기존 키아프가 주로 오랜 경력을 지닌 대형 갤러리들의 장이었다면, 올해 첫선을 보인 키아프 플러스는 5년 이하의 젊고 도전적인 갤러리의 참가 비율을 높였다. 키아프와 키아프 플러스 현장을 더 자세히 둘러봤다.


개막 전 우려가 호평으로 바뀐 키아프 플러스 현장

 

키아프 플러스 현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9월 1일 열린 키아프 플러스 프리뷰 현장. 3시 개막임에도 불구하고, 2시 30분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끝없이 늘어서 있었다. 이 행렬은 입장이 시작됐음에도 계속됐다.

세텍에서 첫해를 맞이한 키아프 플러스엔 11개 국가와 지역의 갤러리 73개가 참가했다. 미국의 블랭크 스페이스, 일본의 컨템포러리 도쿄, 스페인의 L21갤러리, 이란의 사라디푸어 아트, 독일의 어반 스프리 갤러리와 유키코미즈타니 등 해외 갤러리를 비롯해 갤러리스탠, 옵스큐라, 에브리데이몬데이, 엘리제레갤러리 등 빠르게 성장 중인 국내 갤러리도 참여했다.

금산갤러리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세텍의 세 공간을 모두 활용했는데도 각 공간 모두 사람이 빼곡했다. 특히 중년의 컬렉터 층보다는 가족 단위 방문객,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대다수였다.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김지민 씨(35)는 “평소 미술관, 갤러리를 가는 걸 좋아하는데, 다양한 갤러리들의 작품을 한 번에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며 “마음에 드는, 합리적인 가격의 작품이 있으면 구매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키아프 운영위원장인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중에게 미술시장의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소개하는 키아프 플러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포루투갈에서 온 아르테미스 갤러리는 전 부스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NFT로 채우는 시도를 했다. 관람객이 VR 기기 ‘오큘러스’를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 작품을 즐기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이를 입증하듯 키아프 플러스는 미술계의 새로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가 관심이 많은 미디어(디지털) 아트와 NFT(대체불가토큰)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그간 회화 작품이 위주가 된 키아프와 차별화시켰다.

세계적 NFT 컬렉션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과 BAYC NFT의 저작권 활용을 통해 파생된 ‘BAGC Korea(Bored Ape Golf Club Korea) NFT’ 컬렉션이 특별전으로 처음 공개돼 화제가 됐다.

갤러리현대는 이건용·케니 샤프 작가의 영상 작품을 대규모로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김금영 기자 

포루투갈에서 온 아르테미스 갤러리는 전 부스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NFT로 채우는 시도를 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VR 기기 ‘오큘러스’를 머리에 쓰고 전시장을 두리번거리며 눈 앞에 펼쳐지는 가상현실 작품을 즐겼다.

젊은 갤러리뿐 아니라 금산갤러리, 갤러리조선, 갤러리현대 등 기존 키아프를 주름잡아온 대형 갤러리도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갤러리현대는 이건용·케니 샤프 작가의 영상 작품을 대규모로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한성자동차는 NFT 작품으로 공간을 채웠다. 작품 옆에 배치된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면 스마트폰 화면에 움직이는 작품의 모습이 구현되는 형식이었다. 사진=김금영 기자

갤러리뿐 아니라 행사 스폰서인 위메이드, 한성자동차가 꾸린 공간도 주목받았다. 리드 스폰서로 참가한 위메이드는 ‘NFT가 이끌 건전한 예술 생태계의 확장과 삶의 진화’를 주제로 DAO & NFT 플랫폼 ‘나일’의 NFT 2종을 선보였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기술적 혁신은 새로운 예술을 만들기도 한다”며 “NFT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새로운 기술이라, 미술품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갤러리스탠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한성자동차 역시 NFT 작품으로 공간을 채웠다. 작품 옆에 배치된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면 스마트폰 화면에 움직이는 작품의 모습이 구현돼 흥미로웠다.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곳은 갤러리스탠이었다. 여타 부스와 달리 클럽을 연상시키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독특한 패션을 착장한 MZ세대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에 세련된 감각으로 MZ세대에 인기를 끄는 샘바이펜 작가의 대형 회화도 전시돼 주목받았다.

키아프 플러스에는 MZ세대 관람객이 많아 눈에 띄었다. 사진=김금영 기자

작품 판매 또한 순조로웠다. 키아프 플러스는 200만원 대부터 1000만원 대를 훌쩍 넘는 작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였는데, MZ세대에 부담이 적은 200만원~500만원대의 작품들이 가장 인기였다. 갤러리스탠 작품의 경우 전시장을 몇 바퀴 돌고 올 때마다 작품이 팔렸다는 ‘빨간 딱지’가 점차 늘어나는걸 볼 수 있었다. 예린 작가 작품의 경우 완판됐다.

키아프 플러스에 참여한 한 작가는 “키아프 플러스 개막 전엔 솔직히 키아프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떨어진 갤러리들이 모인 곳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견해도 미술계에 은근 돌았다”며 “그런데 막상 현장에 와보니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체감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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