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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②] 지난해보단 한산…MZ세대 방문 늘어난 키아프 서울

프리즈 여파로 프리뷰 개막날 잠잠…주말부터 낙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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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1호 김금영⁄ 2022.09.07 15:41:47

“지난해 화려했다면, 올해는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가능성을 봤다.”

9월 2~6일 열린 키아프 서울(Kiaf SEOUL·한국국제아트페어, 이하 키아프)에 대해 미술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650억 원)을 올리며 박수받았던 키아프가 올해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이하 프리즈)의 아성에 먹혔다는 평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와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의 공동 주최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미술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프리즈로 인해 세계 각국의 컬렉터가 서울을 방문해 이로 인해 키아프가 낙수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 거대한 프리즈의 규모와 아성에 키아프가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본격 행사가 다가오자 우려가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관심이 프리즈보다 떨어졌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프리즈 서울 개막을 앞두고 국내외 비즈니스 및 문화·예술계 거물 3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자리엔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 등 삼성 오너일가도 참석해 화제가 됐다.

국내 대기업들도 프리즈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LG는 프리즈 홍보 겸 후원까지 하는 공식 스폰서에 이름을 올리고, 서울 대형전광판 4곳에 프리즈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프리즈 행사장 안엔 자사 TV를 활용한 세계적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협업 작품 겸 LG VIP라운지도 차렸다. LG는 키아프 후원사 명단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프리즈보다 화제성도 관심도 떨어졌지만, 키아프 플러스라는 새로운 가능성은 주목받았다. 기존 키아프가 주로 오랜 경력을 지닌 대형 갤러리들의 장이었다면, 올해 첫선을 보인 키아프 플러스는 5년 이하의 젊고 도전적인 갤러리의 참가 비율을 높였다. 키아프와 키아프 플러스 현장을 더 자세히 둘러봤다.

 

키아프 서울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김금영 기자

키아프 플러스 프리뷰 다음날인 9월 2일, 키아프 프리뷰가 본격 개막했다. 사람들이 줄을 서긴 했지만, 오히려 키아프 플러스보다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함께 열린 프리즈 프리뷰에 쏠린 관심 때문이었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지난해와 개막날과 비교해 솔직히 한산하긴 하다. 다들 프리즈 쪽으로 몰려갔기 때문”이라며 “예상 못 했던 바는 아니다. 사상 처음 한국에서 열리는 프리즈에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프리즈를 본 뒤 키아프로 건너오는 관람객, 컬렉터들이 늘어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나아트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올해 키아프엔 17개의 국가와 지역에 소재한 164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아낫 엡기(미국), 안네 모세리-말리오 갤러리(스위스), 악셀 베르포트(벨기에), 오라오라(홍콩) 등 해외 유수 갤러리들이 키아프에 처음으로 참가했고, 페로탕(프랑스), 화이트스톤 갤러리(홍콩). 페레스 프로젝트(독일) 등 해외의 대형 갤러리들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키아프를 찾았다.

여기에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금산갤러리, 학고재, PKM갤러리, 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리안갤러리, 우손갤러리 등 국내 대형 갤러리도 부스를 마련했다. 가나아트는 김구림 작가의 ‘음과 양’(2009)과 일본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 학고재는 김재용·정영주·김현식 작가의 작품, 국제갤러리는 하종현 작가의 작품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이 에바 알머슨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거장뿐 아니라 재능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도 돋보였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노상호 작가, 갤러리나우는 김지희·한상윤·고상우 작가, 아뜰리에아키는 정성준·채지민·이연미 작가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프리뷰 개막날 판매 열기는 키아프 플러스보다 뜨겁진 않았다. 키아프 플러스 프리뷰 첫날 현장에서 곳곳에서 발견됐던 빨간 딱지도 이날 발견하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색다를 게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규모도 컸고, 참여 갤러리도 다양했지만, 여전히 회화 작품 위주의 현장이 재현됐다.

아라리오갤러리 부스에 설치된 노상호 작가의 작품. 사진=김금영 기자

하지만 개막 첫날 프리즈에 쏠렸던 관심이, 일반 관람객이 입장하는 이튿날부터는 분산되며 낙수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특히 주말에 성황을 이뤄 키아프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는 공동 티켓을 운용하는 프리즈 측과 협의해 온라인 티켓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키아프에 참여한 갤러리가이아의 윤여선 대표는 “주말에 특히 관람객이 많았다. 입장 대기줄이 길어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리는 상황이었고, 다급하게 입장객 제한을 해야 할 정도였다”며 “키아프에 출품된 김명진 작가의 12점 모두 완판됐고, 김병종, 반미령, 곽승용, 이창효, 알렉스 카츠의 작품이 골고루 판매됐다. 해외 컬렉터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두바이에서 온 컬렉터가 반미령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이 정영주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키아프 서울·플러스에서 공통으로 발견된 점은 방문객 대다수가 MZ세대였다는 점이다. 키아프 플러스는 첫해라 그렇다 쳐도, 기존에 나이 지긋한 중년층이 많이 방문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키아프에도 MZ세대가 몰렸다. 프리즈에 워낙 세계의 대형 갤러리가 고가의 작품들을 선보였기에 상대적으로 키아프에 부담을 덜 느낀 젊은 컬렉터 층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당장 미술시장에서의 큰손은 아니지만, 미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할 MZ세대의 관심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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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  키아프  프리즈  한국화랑협회  키아프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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