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는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10일(현지 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즉위 이후 문서에 서명하는 과정에서 짜증 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14일 보도했다.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즉위위원회 행사에서 문서에 서명하면서 책상 위의 펜대를 치우라는 듯 찰스 3세가 여러 차례 짜증스럽게 손을 내젓는 영상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또한 13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인근 힐스버러 성을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는 도중 펜의 잉크가 흘러 손에 묻자 또 한 번 짜증을 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찰스 3세 국왕이 손에 묻은 잉크를 보면서 “너무 싫다”고 말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커밀라 왕비가 펜을 받아서 들고서는 “사방에 흘렀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찰스 3세 국왕은 “이런 것은 못 참겠어”라고 거칠게 말했다.
관련해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만년필 덕후가 본 찰스 3세 짜증의 원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만년필 덕후라고 소개한 게시자는 찰스 3세가 짜증을 낸 이유가 만년필에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찰스 3세는 만년필이 담겨 있는 트레이를 치우라고 손짓했다. 게시자는 “이 트레이에 담겨 있던 만년필은 일본 Pilot 사의 V-pen이었다. 3000~4000원 정도이다”라고 소개했다. 게시자는 영국 왕실에서는 파카를 주로 사용하며 올해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플래티넘 주빌리(한 나라의 군주가 재위 70주년을 맞이했을 때를 일컫는 말)를 기념해 한정판을 내는 등 영국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시자는 이 V-Pen은 심지어 일회용이었다며 의전 담당이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찰스 3세는 결국 이 펜을 사용하지 않고 옷 안에서 자신의 만년필을 꺼내 서명했다. 관련해 게시자는 “찰스 3세가 (옷 안에서) 꺼내든 만년필은 은색 보디, 흰색 캡 탑을 봤을 때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6 솔리테어 스털링 실버”라고 추측했다. 게시자는 이어 “만년필 덕후인 찰스 3세 앞에 일회용 만년필을 챙겨놓은 것은 (만년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행동)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책상 위 트레이에 놓여있던 만년필은 찰스 3세의 아들 해리 왕자와 윌리엄 왕자가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네티즌들은 “저건 짜증내도 이해해줘야 한다”,“충분히 기분 상할 만하다”, 무시당하는 느낌이니 짜증 날 만하다” 등 찰스 3세 국왕을 이해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일국의 왕이 저런 걸로 짜증내면 안 된다”,“나중에 화를 내더라도 공식 석상에서는 아니다”,“엘리자베스였다면 저런 표정 안 지었을 듯” 등 비난 의견도 있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