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2.09.15 10:06:53
BTS(방탄소년단)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한국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5일 “RM이 최근 국외에 산재한 우리 문화재의 보존·복원과 활용을 위해 써달라며 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RM은 지난해에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지만, 당시에는 이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기부받은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LACMA)이 소장 중인 조선시대 활옷의 보존처리 작업을 LACMA 측과 해왔다”고 밝혔다.
활옷은 조선시대 공주나 옹주가 왕실의 가례(嘉禮) 때 입던 대례복이었지만 민간으로 널리 퍼지면서 혼례 때 신부가 입는 예복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조선시대 활옷은 국내에 30여 점, 국외에 10여 점 등 전 세계에 40여 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M이 보존·복원에 힘을 보탠 활옷은 20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옷은 1939년 한 미술품 수집가가 미술관에 기증한 것으로, 비단에 다양한 문양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형태나 색감 등 보존 상태도 비교적 양호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활옷은 관련 절차를 거쳐 이달 중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유물 보존처리에 5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중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며 2024년에는 LACMA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RM이 올해 추가로 기부한 금액은 한국 회화작품을 소개하는 도록(圖錄) 제작에 쓰일 예정이다. RM 측은 전 세계에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사용해 달라며 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단은 회화 분야 전문가에게 작품 선정을 의뢰하고, 이어 소장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각국 주요 박물관·미술관에 산재한 한국 회화작품들의 도록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록의 판매 여부나 향후 활용 방안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BTS의 전 세계적인 팬덤을 고려할 때 RM이 참여한 도록은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2013년부터 총 8개 국가 20개 기관에 소장된 국외 소재 문화재 104점을 보존처리했다”며 “RM과 함께 국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보존·활용과 관련한 관심이 확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