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2호 이윤수⁄ 2022.09.26 08:59:49
우리 민족은 흥이 많은 민족이다. 옛 선조들은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놀 때 열심히 놀며 흥을 돋우기 위해 춤 추고 노래 부르며 친목을 위한 다양한 놀거리를 즐겼다.
예로부터 이어진 흥은 다양한 K-문화의 바탕이 돼 전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말했듯 지금의 우리 문화는 잠재된 흥과 끼를 바탕으로 찬란히 핀 꽃이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이 준비하는 각종 페스티벌들에 그동안 멈춰있던 흥을 즐기기 위해 MZ세대가 몰려든다.
코로나19 이전 지역 축제의 주인공이었던 지자체도 다시 돌아왔다. 서울 자치구들은 구민을 위한 축제를 기획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 중랑구는 지난여름 장미축제에 이어 10월 8일~9일 용마문화폭포축제를 앞두고 있다.
이 축제를 기획한 중랑문화재단은 ‘서울에서 가장 예쁜 축제’라는 슬로건으로 그동안 구민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기획하며 문화 활동을 진행해왔다. 특히 애국지사 한용운, 오세창, 문일평, 방정환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이끌어간 선구자들이 잠들어 있는 망우리 역사공원에서 과거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또한 통합 교육 지원센터인 방정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상생교육, 창의교육, 책임교육 등 미래 인재를 양성 중이다.
출범한 지 2년이 된 중랑문화재단은 구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부터 자치구를 대표하는 대형 축제 기획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용마문화폭포축제를 앞둔 유경애 중랑문화재단 대표를 만나 축제 기획 배경과 재단의 활동에 관해 들었다.
- ‘GO ON STAGE, 당신이 중랑의 별’이라는 축제 주제가 눈에 띕니다.
“용마폭포문화축제는 중랑구의 장미축제와 더불어 가장 큰 행사입니다. 올해 7년 차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즐기지 못한 구민을 위해 마련한 행사입니다. 중랑구의 주인인 중랑구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돼 다양한 무대와 공간에서 함께 재능을 보여주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GO ON STAGE, 당신이 중랑의 별’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는데 올해는 대면 행사로 바뀌어 기대가 큽니다. 이번 축제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2021년 용마폭포문화예술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중랑문화재단 유튜브로 방영하는 형태로 열렸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인 중랑구민 재능 뽐내기 한마당인 ‘중랑재능콩쿠르’를 비롯해 중랑구를 위한 노래 만들기 ‘당신이 작사, 동물원 작곡’이 진행됐죠. 지난해 축제 주제가 레트로 감성을 살린 '1988'이었는데요. 그룹 '동물원'이 정식 데뷔한 해가 바로 1988년입니다. 그래서 동물원의 노래를 다양하게 편곡해 부르는 ‘동물원 노래 새로 부르기’ 행사를 마련했었어요. 또한 망우리 역사공원에 잠든 노필 감독의 영화 ‘붉은 장미의 추억(1962년 作)’ 리메이크 등 비대면 예술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었습니다.
이번 2022 용마폭포문화예술축제는 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온라인에서 느끼지 못했던 축제 현장감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주요 프로그램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발전시켰는데요. 중랑구민의 예술재능을 보여주는 중랑재능콩쿠르와 중랑구 역사 인물을 모티브로 한 차중락 가요제 공연을 기획해 구민들이 현장에서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체험,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 용마폭포 주변에서만 축제를 볼 수 있나요? 중랑구의 다른 공간에서도 연계 프로그램이 열리는지 궁금합니다.
“용마폭포가 주인공이지만 다른 공간에서도 축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요. 먼저 웅장한 용마폭포가 있는 용마폭포마당에서는 첫째 날 중랑구민 대상 시상식과 열띤 예선을 거쳐 올라온 8개팀의 중랑구민 재능 경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인기가수 조엘라, 울랄라세션의 축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중랑재능콩쿠르가 진행됩니다.
둘째 날에는 망우공원에 영면하고 계신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차중락을 주제로 배우 지춘성, 김지원 등이 출연하는 중랑드라마를 중랑아트센터에서 상영합니다. 또한 구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차중락 가요제'와 중랑구 축제 경연대회 수상팀과 인기가수 미스트롯2 별사랑의 축하공연이 펼쳐지는 '용마폭포 뮤직콘서트'가 열립니다.
양일간 용마폭포랑랑음악회(서울시 합창단, 중랑 트로트 가수 공연)와 ‘명랑중랑 찾아가는 예술테이블 체험’ 등 구민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습니다.
나눔마당(용마폭포공원 축구장)에서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중랑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중랑 역사 퀴즈대회'와 중랑구 초등학생 동요 경연대회 '중랑사랑 동요사랑'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상상아트 키즈존'(에어바운스, 놀이체험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놀이 공간)과 '안전 체험 한마당'(지진 체험, 미세먼지 체험, 화재안전 체험 등)을 기획해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준비했습니다.
특히, 공유마당에서는 중랑구 중소기업 우수상품전과 상봉공방 프리마켓이 진행되며 이와 더불어 가을낭만버스킹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장르의 중랑아티스트 공연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전시마당에서는 중랑구 문화예술단체 폭포갤러리와 장미, 국화 포토존이 펼쳐지고 먹거리 마당에서는 폭포 카페와 푸드트럭이 구민을 맞아 즐길 거리 볼거리 외에 다양한 먹거리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 중랑구 하면 장미축제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올해 축제는 어땠나요.
“중랑구 서울장미축제는 5.15km의 국내 최대 규모의 장미터널과 아름다운 장미정원 등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해 중랑구민 모두가 축제의 주인공으로 자발적 참여와 협치를 이뤄내는 서울에서 가장 예쁜 대표 꽃 축제입니다. 서울시 및 국내·외 도시들, 지역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로서 지역축제의 한계를 벗고 매년 200만 명이 찾아오는 글로벌 행사로 발전했어요.
장미축제는 중랑구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주변 지역을 관광 명소화해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중랑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축제가 되었죠.
- 재단이 축제 기획 외에도 구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문화N중랑(前금요문화공감)’, ‘겸재교댄스페스티벌’, ‘함께해요 문화나눔’, ‘중랑아티스트 열린문화공감’, ‘찾아가는 예술테이블 명랑중랑’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중랑문화재단 대표 공연사업인 ‘문화N중랑(前금요문화공감)’은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아티스트를 초청해 클래식, 국악, 연극,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구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중랑문화재단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입니다.
‘겸재교댄스페스티벌’ 사업은 중랑천의 아름다움을 가득 담은 겸재교에서 ‘춤’을 매개로 댄서와 관람객이 하나가 되는 축제인데요. 스트리트 댄스, 비보잉, 무용 등 다양한 장르가 만나는 열정 가득한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함께해요 문화나눔’ 사업은 중랑구민, 지역 소외계층 및 사회적 약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장르와 테마가 있는 문화공연 개최, 중랑엘시스테마 운영, 연극아카데미 등을 통해 보편적 문화나눔을 실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중랑아티스트 열린문화공감’ 사업은 프로그램 이름처럼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문화예술단체(개인)들이 중랑구 도심 속 곳곳에서 문화적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누며 공연하는 프로그램이죠.”
-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나요?
“‘찾아가는 예술테이블 명랑중랑’이 대표적입니다. 문화 콘텐츠로부터 소외된 중랑구민에게 정서적 안정과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해 온 중랑문화재단의 대표적인 사업이죠.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이후로 문화 소외가 더욱 확대되어가고 있는 요즘, 코로나19로 지친 중랑구민들에게 예술가들이 직접 찾아가 따뜻한 예술로 마음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명랑중랑'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대상을 위한 1:1 맞춤형 예술체험 테이블인데요. 2021년 처음 시작돼 8개의 사회복지기관을 찾아가 335명의 노인, 장애인, 어린이 참여자들을 만났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오거리공원, 청춘시대 재활복지센터, 중랑상봉도서관, 면목정보도서관, 중화경로복지관, 중랑구립직업재활센터 등을 찾아갔어요. 하반기에는 이중섭 어린이 미술대회(9월 24일), 용마폭포문화예술축제(10월 8일, 9일)에서 예술가들의 예술테이블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해 '명랑중랑'의 특별한 점은 '명랑 테이블러' 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양성된 11명의 새로운 주민 작가들의 테이블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채로운 테이블을 통해 중랑구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다각화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구민의 삶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는 통로로 '명랑중랑'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축제뿐만 아니라 문화 소외 해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상 깊습니다. 중랑문화재단은 어떻게 출범했나요?
“21세기의 키워드는 ‘문화’입니다. 구민의 일상에서 문화 향유와 문화복지라는 말이 중요해지고 삶의 질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요. 우리 재단은 이러한 구민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0년 8월, 중랑구의 문화예술 진흥과 구민의 문화복지 증진을 목표로 출범했습니다.”
- 중랑구는 구민을 위해 문화 공간 운영을 다양하게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중랑아트센터와 옹기테마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소외계층을 위한 예술프로그램과 이중섭어린이미술대회(9월 24일 개최), 청년, 지역 예술가, 활동가와 함께하는 콘텐츠 특성화 사업이 진행됩니다.
최근 반가운 소식은 ‘중랑아트센터’가 하반기 서울 시내 공공영화관으로 지정된 건데요. 서울영상위원회와 협력해 10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중랑독립영화관’(중랑아트센터 시청각실)을 진행합니다.
또한, 10월 말에는 중랑구 지역 네트워크 모임인 '모두랑 위크'가 개최돼 지역 청년들이 1년간 지역 공간을 아카이빙한 결과물을 공개하고, 2년간 공간 DB 구축을 통해 발굴한 공예공방, 생명다양성 공간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일주일간 주간 행사로 운영할 예정이에요.
특히 중랑아트센터는 11월 동북권 최초로 실감콘텐츠 상설전시실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진적인 기술을 도입해 중랑아트센터만의 정체성을 도모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구민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재단은 ‘책 읽는 중랑’ 조성과 ‘도서관 도시’ 구축을 위해 중랑구 도서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랑구 도서관은 ‘서울시 중랑구 도서관 설치·운영 및 독서문화진흥 조례’에 따라 설립됐고, 1999년에 설립된 중랑구립정보도서관을 비롯해 총 6개의 도서관과 4개의 작은 도서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죠.”
- 마지막으로 중랑문화재단의 핵심 가치와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중랑문화재단은 ‘문화로 가꾸는 행복한 중랑’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랑구의 문화거점기관으로서 구민들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 문화예술교육, 축제프로그램, 창의적 독서 환경 제공을 통해 중랑구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장하며, 구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지역문화생태계 육성의 촉매자, 문화 행정과 민간을 매개하는 중간지원자로서, 지역 내 문화 주체들 간의 연대와 협동의 조정자로서 지역의 문화적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중랑의 문화 동력기관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한 문화시설 전문 운영을 통해 구민 모두가 실질적인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