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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아트에 빠진 기업 ③] 아트가 스며든 지자체, 서울시와 자치구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아트테리어, 강남구 길거리 미디어아트갤러리, 금천구 뮤지컬센터, 중랑구 연극 아카데미, 강동구 열린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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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3호 이윤수⁄ 2022.10.07 15:19:08

도시는 무엇으로 상징될까?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나 파리의 에펠탑처럼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나 현대적 마천루가 도시의 상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 도시의 상징성은 산업, 문화적 특성, 그 안에 사는 시민들의 가치 등이 연결되고 융합되어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상징성은 무엇일까? 최근 서울시와 서울 자치구들의 문화·예술적 시도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공간에 새로운 상징성을 덧입힌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구들의 문화·예술 도시 경영의 다양한 사례들은 서울의 예술적·공간적 코드 변화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유니버설디자인 품은 서울시

제1회 서울 유니버설디자인 공공기관 대상 '스페이스 살림' 사진. 사진=서울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제공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화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기준 고령인구(65세 이상)는 90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는 사회적 환경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노인의 신체적 능력 저하 등을 고려한 공공시설의 변화가 절실하다. 최근 공공시설 및 건축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이러한 사회적 환경 변화를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실행에 옮긴 대표적인 예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성별, 연령,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디자인적 접근해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 예술인의 창작활동 공간 및 교육 공간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개보수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이고 장애 예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활동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니버설디자인은 아주 흐리게 물체를 분간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국제 공통의 디자인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시는 이 유니버설디자인을 통해 공공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롭게 짓고 있다. 서울시는 ‘누구나 누리는 서울’이라는 슬로건 하에 현재를 살아가는 ‘나의 하루’와 ‘’나의 일’ 곳곳에 유니버설디자인을 더하여 시민의 ‘미래’를 누구나 차별없이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내일로 변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통합 적용지침을 살펴보면 가로, 공원, 건축물, 그 밖의 일반 시민에게 이용되는 공간 또는 시설 등에 요구되는 실용적이고 통합적인 유니버설디자인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 모든 시민의 접근성, 편리성, 안전성, 쾌적성, 선택 가능성을 높이는 도시 조성을 위한 디자인적 지침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보도, 공원, 공공건축물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안내서를 배부하며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공공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자치구들도 조례를 제정해 이에 동참한다.


특히 서울시는 유니버설디자인 모범사례를 선정하여 도시환경 표준을 제시하고 그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2021년 제1회 서울 유니버셜 디자인 대상을 마련했다.

2021년 제1회 유니버설디자인 환경조성 공공부문 대상작은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살림’이다.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지하철역을 통해 지역을 연결하는 동선을 도입, 주민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길이자 거점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스페이스살림은 여성가족복합시설이라는 특성을 고려, 편의시설을 함께 구현해 더욱 창의적인 공간을 창출했다.

제1회 서울 유니버설디자인 우수상 서대문구청 '신기한 놀이터 조성사업' 사진. 사진=서울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제공

또 환경조성 공공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의 ‘신기한 놀이터 조성사업’은 어린이 디자이너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놀이터 조성 사례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가족, 고령자까지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 텃밭 등의 디자인을 입혀, 공유의 가치를 실현했다.

지역 예술가와 소상공인의 만남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 사업'

서울시의 또 다른 문화 예술 사업인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 사업'은 아트(Ar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지역예술가들이 지역 내 열악한 소상공인 점포 인테리어와 공간 리모델링, 브랜드 개발, 상품패키지 디자인 등을 맞춤형으로 바꿔주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예술가는 자신의 끼와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소상공인은 예술가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꾸민 가게 인테리어를 통해 매출을 올린다. 예술이 지역 상권에 활기를 찾아주는 모습이다.

 

이미 본격화된 이 프로젝트는 서울 용산구, 성동구, 중랑구, 도봉구, 은평구, 마포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송파구, 성북구, 구로구, 서초구, 강북구등 많은 자치구가 참여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예술가 266명을 선발해 전체 735개소 점포와 매칭하는 방식이다.

매칭된 예술가들은 주변상권을 분석하고 소상공인의 의견을 반영해 간판과 사인물, 내부인테리어 등을 트렌드에 맞게 개선해주고,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품디자인과 브랜드(BI)를 제작한다.

서울 아트테리어 사업으로 바뀐 광진구 미가로 거리 내 식당 내부. 사진=광진구청 제공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400여 명의 지역예술가가 참여해 소상공인 점포 1138개소를 개선했다.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들의 만족도도 컸다. 지난해 동작구 참여 점포 40곳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적적인 답변이 91.5%에 달했다. 조사 항목은 점포개선 사업 만족도(긍정답변 38곳), 청년예술가와 소통(긍정답변 40곳), 원하는 점포환경으로의 변화(긍정답변 38곳), 매출증대 효과(긍정답변 28곳) 이었다.

거리가 갤러리로‘미디어아트갤러리’ 선보인 강남구

서울시뿐만 아니라 자치구들도 예술을 자치구 내 곳곳에 입힌다.

 

거리가 갤러리가 된 곳도 있다. 서울 강남구는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강남미디어아트갤러리에 ‘강남구 예술로(路)’라는 슬로건으로 새로운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에 위치한 '청담어반프레임'. 사진=강남구청 제공

강남구는 지난 2020년 가로수길 입구에 위치한 ‘신사 다이나믹그리드’를 시작으로, 청담한류스타거리와 이어지는 압구정로데오역 ‘청담 미디어스트리트’, 순수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청담사거리 어반프레임’, 구름을 형상화한 디자인의 ‘세곡사거리 어반클라우드’ 등 미디어갤러리 4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가 1,2,3,4관으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러 거리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재 강남구 미디어갤러리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여 중이며, 10월 30일까지 9명의 국내 중견작가 릴레이 전시 ‘ART FESTA’를 선보인다.


"뮤지컬 배우가 되는 꿈, 금천구가 이뤄 드립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금천뮤지컬센터. 사진=금천문화재단

뮤지컬 배우가 되는 꿈을 실현해주는 서울 자치구도 있다. 서울 금천구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난해 7월 ‘금천뮤지컬센터’를 건립했다.

지상 4층 규모의 금천뮤지컬센터는 공연장, 연습실, 강의실, 창작 공간 등이 갖춰진 공공기관 최초의 뮤지컬 특화시설이다. 특히 3층부터 4층까지 걸쳐 있는 ‘금천예술극장’은 197석 규모의 ‘가변식 블랙박스형’ 극장으로 구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금천뮤지컬센터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운영됐던 프로그램의 수요 및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반영해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금천뮤지컬센터는 △ 여름방학 시즌 예술교육, 청소년 창작 뮤지컬 클래스가 있는 ‘특화예술교육 프로그램’ △ 청소년 참여형 뮤지컬, 진로체험·전환기 프로그램, 예술동아리 지원으로 구성된 ‘학교연계 프로그램’ △ 주민 전 연령 대상 뮤지컬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신선한 견해를 제시하기 위해 창작 뮤지컬, 예술교육 아카데미를 기획한 ‘지역연계 프로그램’ △ 뮤지컬이라는 관심 주제로 모인 청년들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 ‘창작 플랫폼 활성화 사업’ 등 뮤지컬을 기반으로 한 다각도의 교육과 지원을 실행한다.

지난 7월 선보인 뮤지컬 '내 마음의 17세' 공연 장면. 사진=금천문화재단 제공

지난 7월 2일 금천뮤지컬센터에서는 구민과 배우가 함께 만든 참여형 창작뮤지컬 ‘내 마음의 17세’ 가 무대에 올려졌다.

이 공연은 50대 이상의 금천구민을 대상으로 뮤지컬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직접 무대에 서는 꿈같은 기회를 주는 금천뮤지컬센터 특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은빛스테이지’의 결과물이다. 지난 3월 열린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구민 17명과 전문예술단체 '(사)하늘에(단장 나숙경)' 소속의 배우, 창작진이 3개월간 함께 작품을 준비했다.

창작뮤지컬 ‘내 마음의 17세’는 베스트셀러 소설 ‘17세’(이근미 저)를 각색한 작품으로 누구나 겪는 17세의 꿈과 찬란했던 순간을 다룬다. 전 석이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번 공연에는 배우의 가족과 친척, 지역주민이 공연 당일 이른 시간부터 뮤지컬센터를 찾아 객석을 가득 매웠다.


중랑구 연극 아카데미, 전문 기관 뺨치는 연기 교육

지난해 선보인 낭독 공연. 사진=중랑문화재단 제공

뮤지컬뿐만이 아니다. 서울 중랑구 중랑문화재단은 연극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중랑 연극 아카데미는 구민에게 문화 경험과 문화 나눔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극에 대한 이해 증진뿐만 아니라 평소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반 구민이 참여해 생활 예술로 연극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전문가와 함께 연극제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주 2회 총 15회로 진행된 연극 아카데미의 프로그램은 기초과정과 심화과정, 실습과정을 포함한 교육과정으로 구성됐다. 기초 과정으로 말하기(소리내기). 듣기, 주고받기, 상황에 따른 동작, 정서 덧붙이기 등의 교육이 이뤄졌고, 심화과정에는 공연 실연을 위한 작품 리딩과 움직임 연습, 공연 발표 준비까지 들어갔다. 프로그램 교육 이후 참여자들은 무대 실연의 기회를 통해 직접 연극 무대에 올랐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중랑구립도서관 4층 무대에서 황석영 작가의 희곡 '산국'을 낭독 연극으로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중랑문화재단 연극 아카데미는 2기 참여자를 모집했고 현재 또 다른 공연을 준비 중이다. 


강동구, 구청 복도를 갤러리로

강동구청 '열린미술관' 복도 내부. =사진 강동구청 제공

서울 강동구청을 방문하는 구민들의 시선은 청사 내부 복도에 전시된 미술 작품에 먼저 꽂힌다. 이곳이 미술관인지 구청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강동구는 2020년부터 기획된 '열린미술관'을 선보였다. 구청 본관 2~5층을 전시 공간으로 꾸며 구민들에게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2022년 3월 개관 이후 3년차를 맞이한 열린미술관은 지난 8월까지 ‘희망 希望 Hope’을 주제로 강동구청 본관 각 층을 △‘일상, 살다’(2층) △‘관계, 소통하다’(3층) △‘자아, 춤추다’(4층) △‘희망, 나아가다’(5층) 등 소테마의 전시를 열었다. 또한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정아, 백재웅, 배정은, 오관진, 이정인, 전진규, 조충래, 진훈, 한주은, 허영란 작가의 작품 60여점을 볼 수 있어 수준 높은 전시로 평가된다.

열린미술관은 문화예술 향유를 희망하는 구민들뿐만 아니라 업무에 지친 구청 직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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