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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롯데가 8년 만에 ‘러버덕’을 석촌호수로 다시 소환한 이유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가 “러버덕은 행복의 느낌 자아내는 노란 촉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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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3호 김금영⁄ 2022.10.06 13:55:33

잠실 석촌호수에 찾아온 러버덕을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행복을 전하는 노란 오리’ 러버덕이 8년 만에 다시 잠실 석촌호수를 헤엄친다. 롯데월드타워가 송파구청과 함께 9월 30일~10월 31일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를 진행하며 다양한 러버덕 이벤트로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몰을 가득 채운다.

‘즐거움을 세계에 퍼트리다’는 슬로건을 지닌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손에서 탄생했다. 2007년 프랑스 생 라자르에 첫 등장한 이후 네덜란드 전역과 브라질 상파울루, 일본 오사카, 뉴질랜드 오클랜드, 호주 시드니, 중국 베이징, 베트남 호치민, 미국 LA 등 전 세계에서 25회 이상 전시를 이어가며 사람들에게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해 왔다. 세계의 모든 호수가 러버덕이 헤엄치는 욕조인 셈이다.

9월 29일 오전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 오프닝 기념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가,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러버덕 조형물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석촌호수와는 2014년 첫 연을 맺었다. 이번엔 코로나19로 지쳤던 사람들에게 힐링과 기쁨,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러 돌아왔다.

9월 29일 러버덕 공개 현장에 참석한 호프만 작가는 “8년 전 한국에서 러버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환영을 받았다. 당시 처음으로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고, 러버덕을 환영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러버덕을 다시 보여줄 수 있어 더 즐겁다. 2022년 돌아온 러버덕은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로 세계와 한국을 연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러버덕 조형물 앞엔 고스트덕(왼쪽), 해골덕 등 핼러윈 콘셉트의 러버덕 조형물들이 함께 설치됐다. 사진=김금영 기자

러버덕의 변화도 있다. 8년 전 러버덕의 키는 16.5m였는데, 올해는 18m로 2m나 커졌다. 8년 동안 더 듬직하게 성장해 온 느낌이다. 하지만 얼굴에 만연한 사랑스러운 미소만은 그대로다.

호프만 작가는 “커다란 러버덕 앞에 서면 사회적 기준,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작다. 모든 사람이 이처럼 차별받지 않고 환영받는 사회, 모두가 하나 되는 따뜻한 느낌, 그것을 위해 공공미술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가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롯데물산

그러면서 그는 러버덕을 ‘노란 촉매제’라고 강조했다. 호프만 작가는 “세계 많은 곳을 러버덕이 헤엄쳤는데, 2년 전 칠레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많은 사람이 고문당한 전쟁의 상처가 깊은 곳을 방문했다. 같은 곳에 러버덕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다시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봤다”며 “러버덕은 행복한 느낌을 자아내는 노란 촉매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러버덕과 만나 저마다의 행복과 사랑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러버덕은 친구들을 데려왔다. 온몸이 형형색색 화려한 레인보우덕을 비롯해 10월 핼러윈 시즌을 맞아 해골덕, 드라큘라덕, 고스트덕을 롯데월드타워·몰에서 만날 수 있다. 인근 5곳에 설치됐으며, 약 1.4m 크기다.

잠실 석촌호수에 러버덕이 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호프만 작가는 “러버덕의 핼러윈 버전은 석촌호수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러버덕이 전시되는 시기가 핼러윈 시기와 맞물리며 새로운 콘셉트의 러버덕 친구들이 나타났다”며 “호수에 떠 있는 거대한 러버덕과 함께 이 작은 러버덕 친구들까지 찾아본다면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촌호수에 공공미술 프로젝트 전개하는 롯데
“롯데월드몰·롯데월드타워를 랜드마크로”

2014년 러버덕을 보러 몰린 사람들로 석촌호수가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롯데는 2014년 롯데월드몰 오픈 이래 러버덕을 시작으로 석촌호수에서 꾸준히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문화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하겠다는 목적을 지녔다. ‘1600판다+’, ‘슈퍼문’, ‘스위트 스완’,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 ‘루나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가 석촌호수에서 전개됐다.

단순 조형물 설치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스토리도 돋보였다. 호프만 작가는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힐링 프로젝트로서 러버덕을 선보였다. 2016년엔 미국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가 하늘의 달이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콘셉트의 슈퍼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2017년엔 다시 호프만 작가가 참여해 노란 고무오리였던 러버덕이 아름다운 백조가 돼 가족을 꾸려 돌아왔다는 스토리의 스위트 스완을 선보이며 러버덕의 세계관을 이어갔다.

2016년 미국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가 하늘의 달이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콘셉트의 '슈퍼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관련 전시도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사진=김금영 기자

2018년엔 미국 뉴욕 출신의 팝 아티스트 카우스가 그의 대표 캐릭터인 컴패니언을 활용해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X자 눈 모양을 지닌 컴패니언 캐릭터가 석촌호수 위에 드러누운 모습이 대형 풍선으로 형상화됐다. 당시 카우스는 “무념의 얼굴을 하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물 위를 유영하는 컴패니언을 통해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기를 바랐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2019년 선보인 루나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한국작가와 진행된 석촌호수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다양한 창작 배경을 지닌 멤버들(강인애, 최림, 부창조)이 주축이 돼 설립한 디자인그룹 스티키몬스터랩은, ‘현실의 문제들을 반영한 몬스터 세계의 일상’이라는 큰 테마 아래 현대인이 겪는 일상의 감정들을 표현했다.

2018년 미국 뉴욕 출신의 팝 아티스트 카우스가 그의 대표 캐릭터인 컴패니언을 활용해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사진=김금영 기자

그리고 8년 만에 석촌호수에 다시 러버덕이 돌아왔다. 롯데 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1년 전부터 호프만 작가 측과 연락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호프만 작가는 “2022년 러버덕을 다시 석촌호수에 띄우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는 왜 다시 러버덕을 택했을까. 롯데월드몰, 롯데월드타워가 위치한 석촌호수 일대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확실히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앞서 롯데는 2014년 롯데월드몰, 2017년 롯데월드타워를 개장하면서 이들 건축물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롯데월드타워가 위치한 송파구, 잠실 일대를 글로벌 관광도시로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2019년 선보인 루나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한국작가와 진행된 석촌호수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사진=김금영 기자

특히 롯데가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잠실 석촌호수를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했다. 러버덕, 슈퍼문,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엔 각각 약 500만 명, 591만 명, 6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석촌호수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끊겼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또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잠시 쉬어가는 상태가 됐다. 그로부터 3년,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시 바깥으로 향하면서, 롯데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첫 시작으로 상징성이 깊은 러버덕을 다시 소환했다. 러버덕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새로 접하는 이들에게는 러버덕의 친근한 이미지로 어필하며 다시금 관심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8년 만에 잠실 석촌호수로 돌아온 러버덕. 사진=김금영 기자

호프만 작가는 “한국에서 유독 러버덕이 많은 사랑을 받은 걸 알고 있다. 이번에도 사람들이 좋아해줄까 생각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러버덕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고, 위로를 전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관련해 롯데는 러버덕 전시에 앞서 석촌호수의 수질 개선에 힘쓰는 등 랜드마크 도약을 위한 노력을 지난해부터 송파구청과 함께 병행해 왔다. 8월 7일엔 수질 개선으로 맑아진 석촌호수에서 처음으로 수영 대회 ‘2022 롯데 Oe 레이스’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롯데 측은 “친환경 수질 정화 작업을 통해 기초수질을 향상시키고, 녹조 형성을 억제해 호수 탁도와 청정도를 개선 중”이라며 “대회 직전 측정한 결과, 석촌호수 투명도가 최대 2m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8월 7일 열린 '2022 롯데 Oe 레이스' 참가자들이 석촌호수에서 수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물산

이번 대회엔 총 420명이 참가하며 석촌호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 문재식 포뮬러E코리아 회장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대회에 참가한 황지호 선수는 “좋은 기록을 달성해 기쁘다”며 “생각보다 석촌호수가 맑아서 수영할 맛이 났다”고 말했다.

그 관심을 러버덕이 이어간다. 러버덕을 석촌호수에 띄운 호프만 작가는 “이번에 왔더니 첫 방문 때보다 석촌호수가 훨씬 맑아져서 좋았다. 롯데에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많은 투자를 한다고 들었다”며 “석촌호수가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러버덕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재원 롯데물산 마케팅팀장은 “8년 만에 러버덕을 다시 선보여 기쁘다“며 “러버덕으로 가득한 롯데월드타워에서 즐거운 가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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