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 세이슈 저 / 창심소 펴냄 / 368쪽 / 1만 5800원
‘소년과 개’로 2020년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받은 저자가 펴낸 개와 관련된 7편의 짧은 소설을 묶었다.
토이 푸들 편은 불치병에 걸린 소녀와 버림받은 보호견의 운명적 만남을 그리고 있다. 생명이 꺼져가는 소녀와 주인에게 사랑받지 못해 오히려 이빨을 드러내는 작디작은 토이 푸들은 처음 만난 순간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소녀가 생을 마감하자 토이 푸들까지 따라서 숨을 거두게 되는 모습을 통해 인간과 개가 어느 정도까지 교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믹스견 편은 아내를 떠나보내고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과 아내가 애지중지 키우던 믹스견이 데려온 살쾡이 새끼의 이야기이다. 이 글을 통해 외로움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래브라도 리트리버 편은 조카를 살리기 위해 시력을 잃은 소설가의 눈이 되어주는 맹인 안내견의 이야기이다. 시력을 잃고 삶의 의미를 조금씩 상실해가던 소설가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안내견의 모습은 단순히 길을 인도하는 의미를 넘어 삶의 방향을 인도해주는 반려견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