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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펫코노미⑤] 동물등록과 표준수가제 추진으로 들떠있는 펫 보험시장

윤석열 정부의 펫보험 활성화 공략이 0.6%대 펫 보험 시장에 불러일으킬 변화...정부 정책 변화에 발맞춰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새 펫 보험 상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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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5호 김예은⁄ 2022.11.08 10:02:19

메리츠화재 펫퍼민트의 광고캠페인.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가난하면 애완견 꿈꾸지 마라? 의료보험 없는 펫의 무거운 의료비 실태
국민은행이 21년 발간한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총 1448만 명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맞는 제도는 그 속도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동물병원 진료비와 보험 관련 문제다.

 

‘사람 진료비보다 애완동물 진료비가 더 비싸다’라는 말이 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이야기다. 먼저, 사람의 진료비는 원칙적으로 애완동물 진료비보다 비싸다. 그런데 사람의 보험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진 건강보험제도가 적용된다. 그 결과 전체 의료비 부담액 중 본인부담률이 평균 15%에 머물러 있다. '2020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분석 결과 2020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5.3%로, 법정 본인부담률은 19.5%이며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15.2%로 나타났다. 진료비 100%를 본인이 부담하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사람의 진료비보다 높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보험 제도’ 유무가 불러온 실질부담액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21년 반려인들의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소비자 부담 정도를 조사한 결과 동물병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82.9%가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통상적 진료의 경우 1회 평균 진료비 지출비용은 8만 4천 원으로 나타난 반면, 수술 등과 같은 특수 목적 치료의 경우 수백만 원의 수술비가 일시에 반려인에게 100% 부담된다.

 

한국소비자연맹의 21년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소비자 부담 정도를 조사한 결과 동물병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82.9%가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사진=Unsplash

가입률 0.67%대 펫 보험, 이유는?
약 900만 마리로 추산되는 국내 반려동물 수에 비해 보험 가입률은 2021년 기준으로 0.67%(4만9766건)로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펫 보험은 주로 스웨덴, 영국, 노르웨이에서 활성화되었는데, 선진국(스웨덴 40%, 영국 25%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0%대의 미미한 펫 보험 가입률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대표적인 제도적 문제는 동물병원 진료비의 예측 불가능성과 동물등록제 미비가 꼽힌다.


먼저 보험업계는 물론 반려동물 보호자에게도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병원마다 천차만별로 청구되는 동물병원의 진료비이다. 사람에게는 진료비 표준수가제가 도입되어 있어 평균적인 진료비를 추산해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에게는 이러한 표준이 되는 의료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일명 ‘카르텔방지법’으로 불리는 수의사, 변호사, 행정사, 회계사, 세무사 등의 보수에 대한 담합 방지 및 자율경쟁 유도를 위한 법률에 의한다.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용은 99년 이후 채택된 자율 경쟁유도 방침에 따라 동물병원 개설자가 개설장소, 인건비, 의료장비 수준 등을 감안하여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어 동물병원마다 다른 실정이다.


동물병원의 진료비 과다 청구와 고무줄 가격에 대한 소비자와 보험업계의 불편이 컸던 만큼 정부는 동물진료체계 표준 마련과 함께 동물병원에서 진료비를 사전에 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이에따라 수술 등 중대진료에 관한 설명 의무가 2022년 7월 5일부터, 수술 등 중대진료 관련 예상 진료비용 고지의무가 오는 2023년 1월 5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동물병원 개설자는 진찰·입원·예방접종·검사 등 주요 동물진료업의 행위에 대한 비용을 동물병원 내부 혹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시해야 한다. 또한 동물병원은 게시한 금액을 초과하여 진료비를 받을 수 없다. 농식품부는 진료항목 표준화를 2024년 1월부터 시행하고, 내년까지 연구용역을 실시하며 표준수가제 도입 가능성을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더해 보험업계는 수의사의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수의사가 어떤 진료를 했고 그에 대한 비용이 얼마인지를 보험사가 정확히 알아야, 보험사기 등에 대한 우려 없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한 수의사법 개정안이 홍성국 의원 외 10인으로 21년 6월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이마트24는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과 손잡고 등록 대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6월 23일 밝혔다. 사진=이마트24

주민등록증 없는 펫…만 10세까지 가입 어떻게 인증할까?
펫 보험가입에 있어 연령은 사람처럼 보험의 중요한 가입 요건이 된다. 따라서 보험 가입 절차에서 반려동물의 나이를 입증하려면 반려동물도 사람과 같은 ‘주민등록증’이 필요하다.


등록번호가 없다는 것은 펫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동물을 명확히 식별하지 못하면 보험 등록은 물론 투명한 보험금 청구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주민등록제도가 있듯, 반려동물에게는 동물등록제가 있다. 2008년부터 도입된 동물등록제는 2014년 의무화 돼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의 개’를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다. 동물등록이 완료된 개는 동물등록증이 발급되며 이를 토대로 나이를 입증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가 약 900만마리로 추산되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521만 가구가 반려견 602만마리를, 전국 182만가구가 반려묘 258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반려견 602만 마리 가운데 실제 등록 비율은 21년 기준 38.5%에 불과하다.


또한 대표적인 반려동물로 꼽히는 반려견과 반려묘 가운데 고양이는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동물이 아니다. 의무 동물등록제에도 불구하고 등록하지 않는 반려견 370만마리와 반려묘 258만 마리를 포함해 총 628만 마리, 즉 73%의 반려동물이 등록번호 없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반려인들이 동물등록을 꺼리는 이유는 동물등록제에 심리적, 경제적 허들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등록 시에는 무선식별장치가 활용된다. 개가 본인의 이름을 말하거나 지문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몸에 부착된 칩을 통해 동물을 식별하도록 되어있다.


동물등록 칩을 동물 몸에 부착하기 위해 체내에 마이크로칩(RFID, 무선전자개체식별장치)을 삽입하는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 방식과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방식이 있다. 외장형의 경우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펜던트를 목걸이 형태로 장착하며, 내장형의 경우 체내 이물 반응이 없는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 칩을 반려동물의 몸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특히 내장형의 경우 반려동물의 몸에 칩을 삽입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보호자들이 많다.


또한 동물등록에 절차에 소요되는 최대 1만원(외장형 3천원, 내장형 1만원)의 수수료 외에 동물에 부착되는 무선식별장치를 보호자가 직접 구매하게 되는데 외장형 무선식별장치의 경우 3만 원, 내장형 칩은 칩 구입액에 별도 시술비를 합산하면 4~5만 원이 청구돼 경제적 부담 역시 적지 않다.


이에따라 보험업계는 내장칩 등록의 경제적·심리적 허들을 낮추거나, 정보기술(IT)을 통한 반려동물 생체정보 인식기술 대안 마련으로 펫보험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2월 발표된 보험연구원의 ‘반려동물보험에서의 IT 기술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의 내장형 식별장치 등록에 대한 대안으로 반려견의 코주름을 이용한 비문인식, 홍채인식, DNA인식 등을 활용하여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트업 ‘펫나우’는 인공지능 객체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비문을 인식해 개체를 식별하는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동물의 코를 찍어 개체를 등록하고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토리 아빠'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반려견 토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왜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내걸었나?
반려동물 일곱 마리를 키우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반려인과 보험업계의 고충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을 터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시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 향상’ 과제의 하나로 ‘맞춤형 펫보험 활성화’를 포함시켰다.


정부는 8월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비롯해 9월 부처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펫보험 활성화 논의에 착수했다. 주요 논제는 동물 생체정보를 활용 등 반려동물 등록 방법 개선과 진료항목 및 진료비의 표준화(표준수가제), 청구 간소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을 공약했는데,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표준수가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를 시행하면 모든 동물병원의 진료비가 통일된다는 이점이 있다.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보험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는 표준수가제 도입을 통해 향후 반려동물의 질병명, 진료 행위와 비용 등이 표준화되면 이와 관련된 보험 상품 출시도 늘고 가입률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펫 보험 주요 4개사 평균 보험료는 4만 6천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Unsplash

펫 보험도 나이 제한
'반려인 권익보호법' 대표발의자인 국민의 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구·동구/국회 농해수위)이 10월 4일 국내 주요 보험사들과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4개 보험사들의 펫 보험 보험료 평균은 4만 6536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보험사별로 판매하고 있는 펫 보험비 현황을 살펴보면, 평균 보험료는 A사 5만 1292원, B사 4만 4997원, C사 6만 8303원, D사 2만1550원이다.


보장질병의 범위는 사고질병 중심으로 수술·입원·통원 의료비를 기본 보장하고 업체별 특약 사항으로 반려견 대상의 슬개골 탈구와 고관절 질환 보장부터 반려묘 대상의 방광염·피부염·신부전·전염성 복막염 등을 보장하는 등 업체별로 다양하다.


또한 반려동물의 보험 가입 조건에서 주요한 기준이 되는 반려동물 연령의 경우, 4개사 모두 8세 이하의 반려견만 최초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21년까지 시행된 보험사별 연령 가입 조건 기준). 때문에 국내 반려견의 상당 수가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펫 보험의 나이 제한을 초과한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펫 보험 활성화'라는 정부 시책의 변화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도 펫 보험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장을 확대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정책 변화에 따른 보험 업계의 변화
'펫 보험 활성화'라는 정부 시책의 변화에 따라 보험업계는 관련 보험을 새롭게 내놓으며 보험 활성화에 발맞추고 있다.


삼성화재는 9월 21일 출시한 장기 펫보험 ‘위풍댕댕’이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건수 1300여 건에 약 1억1000만 원 판매고를 올렸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의 가입 가능 연령을 기존 만 8세에서 만 10세까지 늘린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화재는 지난 9월 장기 펫보험 위풍댕댕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의 펫보험 ‘위풍댕댕’은 반려견 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 및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 보장하는 상품이다. 반려견 생후 61일부터 만 1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3년·5년 주기로 갱신해 최대 2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의료비 담보의 보장 비율 역시 실제 치료비의 50%, 70%, 80%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동물병원 치료비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후 가입한 보장 비율만큼 보장받을 수 있다. 의료비의 1일 한도와 연간 총 한도는 10만 원/1000만 원 또는 15만 원/1500만 원 중 선택 가능하다. 수술비 담보는 의료비 보장 금액을 초과하는 고비용 수술에 대한 보장으로, 하루 최대 250만 원 한도로 연 2회까지 보장한다. 의료비와 수술비 담보 모두 반려견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피부병과 슬관절(무릎관절) 치료까지 포함돼 있다. 반려인의 위험도 보장되어 상해고도후유장해 보장은 기본이며 상해수술비, 상해입원일당 등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7월 25일 펫보험 펫퍼민트 보장비율 등을 개선한 신상품 2종 ‘(무)펫퍼민트 Puppy&Home보험’과 ‘(무)펫퍼민트 Cat&Home보험’을 출시했다.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는 7월 25일 펫보험 신상품 2종 ‘(무)펫퍼민트 Puppy&Home보험’과 ‘(무)펫퍼민트 Cat&Home보험’을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의 의료비 보장비율을 최고 70%에서 80%로 높였다. 가입 유형은 반려동물의 연령과 의료비 보장비율에 따라 만 8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고급형(80%)과 기본형(70%), 만 1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실속형(50%)으로 구성됐다. 또한 3년 단위 갱신을 통해 최고 만 20세까지 보장한다.


3년마다 자동 갱신이 적용되며, 소형견 발병 비율이 높은 관절 관련 질환 및 피부, 구강 질환(단, 치과치료 미보장)까지 특약이 아닌 기본 보장한다. 고급형과 기본형인 경우 통원의료비와 입원의료비를 각각 최대 500만 원 한도로, 연간 총 최대 1천만 원을 보장한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국내 거주 반려견과 반려묘는 등록여부와 상관없이 가입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반려인이 집을 비워 반려동물이 혼자 있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손해에 대한 특약을 추가했다. 반려동물이 전선을 물어뜯거나 전기레인지에 올라가 화재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주택화재손해, 화재배상책임을 담보하는 것이다. 

DB손해보험은 프로미 다이렉트 반려동물보험을 계약기간 1년의 단기 상품으로 운영한다. 사진=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프로미 다이렉트 반려동물보험을 1년 단위 단기·저가형 상품으로 내놨다. DB손해보험의 ‘프로미 반려동물보험’은 피부질환을 포함한 질병 또는 상해로 인한 치료비와 수술비를 보장한다. 특히 지난해 보장되지 않았던 반려동물의 구강질환에 따른 치료비용을 올해 보장항목에 새롭게 추가했다. 배상책임과 사망위로금도 함께 보상한다.

 

가입나이는 만 0세~만 9세까지 가능하며, 수술 1회당 최대 100만원 한도로 연 2회까지 보장한다. 입원은 1회당 10만 원 한도로 연 20일간 보장하며, 통원은 1일당 10만 원 한도로 연 20일간 보장한다. 월납이 아닌, 1년 단위 일시납이 특징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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