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의 정치적 발언은 역시 기업에 큰 화근이 되나?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뒤 “민주당은 안 되고 공화당을 찍자”는 등 자신의 정치적 자세를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표출하면서 테슬라 브랜드가 미국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공적’이 돼가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팅의 11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은 머스크가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뒤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스스로를 민주당 지지자로 밝힌 사람들의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순호감도는 평균 10.4%로 지난 10월의 평균 24.8%에서 크게 떨어졌다. 순호감도는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진 응답자의 비율에서 부정적 인식을 가진 응답자의 비율을 뺀 것이다. 같은 기간 공화당 지지자들의 테슬라에 대한 순호감도는 20%에서 26.5%로 크게 올라갔다.
모닝컨설팅의 지난 1월 조사에서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은 15%에 불과했지만, 11월에는 22%로 올라갔다. 긍정 비율 역시 1월 43%에서 지난달 38%로 감소했다.
테슬라의 진짜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로 양분된 미국 정치 판도에서 ‘테슬라는 공화당 편’이란 이미지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을 지지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한 뒤 폐쇄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원시켜줬다. 물론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는 하지만 굳이 트럼프의 계좌를 살린 것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를 샀고, 게다가 트럼프는 트위터 계좌가 살아난 뒤에도 글을 올리고 있지는 않다.
브랜드에 대한 조사 업체인 유고브(YouGov)의 조사에서도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는 지난 2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진보주의자들이 반감이 커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유고브는 2016년 이래 테슬라를 브랜드 조사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지난 11월 7일 조사에서 처음으로, 더 많은 미국 응답자들이 테슬라에 대한 부정 의견에 긍정보다 더 많은 표를 줬다.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는 아직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트위터를 통한 머스크의 ‘지나치게 많은 말’과 당파성이 앞으로 이 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은 유심히 지켜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