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2.12.20 12:05:20
외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10월, 12만명이 넘는 국내 관광객이 일본을 찾았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수는 전년대비 6297.7% 상승하며 코로나 발발 직전인 2020년 10월(20만명)의 62%까지 회복된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 관광에 나서는 국내 관광객이 급증하는 이유에는 근거리, 우수한 관광 인프라, 이색적 관광지 등의 이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고환율에 유럽과 미국 시장에 대한 직구 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을 연말 명품족들의 쇼핑 성지로 부상케 하고 있다.
엔저 현상(원화 대비 엔화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에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럭셔리 브랜드 쇼핑에 나서면서 일본 백화점·면세점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부터 '100엔=1000원'이 깨진 원·엔 환율은 20일 기준으로 947원을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14일 최저점을 찍고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원·엔 환율은 10월 대비 하락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다카시마야 등 일본 5대 백화점의 11월 면세 매출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1월 대비 50~90%로 회복됐다. 미쓰코시 이세탄 백화점의 경우 1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의 수도권 지역 면세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4% 증가했다. 마쓰야 긴자 백화점 역시 12월 1~15일 면세 매출액은 2019년 동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주로 50만엔(약 479만원) 전후의 고급 브랜드 가방이나 시계 등이 팔렸다고 마쓰야 긴자 백화점 측은 밝혔다.
코로나19 이전 방일 외국인의 30%를 차지했던 중국 관광객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있다. 해외 지출의 큰 손인 중국 관광객의 수치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코로나 이전보다 증가한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 유의미하다.
중앙일보는 일본 면세 매출이 급증한 요인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백화점에서 럭셔리 브랜드 제품과 고가 시계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요즘 웬만한 명품 브랜드의 일본 가격은 유럽 등 해외 어느 나라보다 저렴한 상황이 면세 매출액 증가로 작용한 것이다.
한편,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은 한국 관광객이 차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 방문객 수는 49만 8600명으로, 이 중 한국인 관광객이 12만 2900명(24.6%)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5만 3200명) 관광객이 차지했으며, 홍콩(3만 6200명)·대만(3만 5000명)·태국(3만 4100명)이 뒤를 이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