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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유튜버’ 정대우 과장 덕에 대우건설이 친근해졌다

2011년 업계 최초 캐릭터로 선보여… 2020년 8월 유튜버 채널 개설, 인기몰이하며 대우건설 호감도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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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9호 김응구⁄ 2023.01.03 11:50:15

대우건설 대학생 홍보대사 ‘대대홍’은 지난해 10월 25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정대우 과장 생일카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사진=대우건설

30대 정대우는 대우건설 소속이다. 직함은 과장. 2011년에 입사했으니 올해 13년 차다. 나이지리아 현장에서 3년간 근무한 이력도 있다. 아들과 딸이 있는 가장이다.

얼굴은 크지만 자꾸 보면 정이 간다. 곱슬머리는 그의 매력 포인트다. O형답게 성격도 둥글둥글하다. 항상 젊은 감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동료들과 본사가 있는 을지로 맛집 탐방을 즐긴다. 허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감도 있다. 참고로 MBTI(성격유형검사)는 ENFP.

정대우 과장의 목표는 ‘유명 유튜버’가 되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로 활약하면 대우건설을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될까?

현재로선 계획대로 차곡차곡 잘 진행되는 듯 보인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어느덧 1만23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계묘년(癸卯年)인 2023년은 완전히 본인의 해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2011년 첫선 보인 대우건설 캐릭터 ‘정대우’

눈치챘겠지만, 혹은 아는 사람은 이미 알겠지만, 정대우 과장은 대우건설이 건설업계 최초로 만든 캐릭터다. 가상의 인물이라는 얘기다.

10년도 훨씬 전인 2011년, 대우건설은 작정하고 기업 PR(홍보)에 사용할 캐릭터 정대우 과장을 만들었다. 건설업이어도 딱딱한 이미지가 아니라 부드러운 느낌의 캐릭터를 내세워 대중에게 접근하겠다는 의도였다. 당시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건설’이라는 슬로건도 정했다.

대우건설은 그 해 세 편짜리 시리즈 광고를 선보인 데 이어 이듬해 3D로 새롭게 다듬은 광고 두 편을 잇달아 내보내며 세상과 소통했다. 그때부터 정대우 과장은 대우건설의 여러 시공물(施工物)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좀 더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2020년 8월, 정대우 과장은 유튜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앞서 얘기했듯 유명 유튜버를 목표로 야심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달라진 점은 없다. 직함도 그대로 과장이다. 인기 캐릭터인 ‘펭수’가 늘 10살인 것처럼 정대우 역시 늘 과장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었다고 차장이나 부장이 될 수 없다는 게 대우건설 홍보팀 설명이다.

대우건설 홍보팀 이지연 과장은 “2011년 정대우 과장을 처음 론칭했을 때 그의 나이를 대우건설의 창립연도와 같게 1973년생으로 정했지만, 유튜브 채널에선 캐릭터 정체성을 위해 출생연도를 없애고 나이는 그냥 30대에 유쾌하면서 정이 많고 꿈이 넘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재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정대우 과장 캐릭터를 지난 2011년 업계에서 처음 선보였다. 유튜브 채널은 2020년 8월 개설했다. 사진=대우건설

사실, 기업 PR 콘텐츠를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내긴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대우건설처럼 건설이 주가 되는 콘텐츠는 재미와 정보가 보장돼야 하는 유튜브와의 접점에 많은 고민이 따른다. 쉽게 말해 건설이든 무엇이든 네티즌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찾아낸 힌트가 ‘단순한 시공 홍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무엇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의외로 가까운 곳에 아주 좋은 ‘도구’가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에겐 정대우라는 좋은 캐릭터가 있잖아요. 건설업계 최초의 캐릭터이고, 10년 전에는 광고의 소재로도 쓰였고요. ‘펭수’처럼 하나의 인격을 부여해서, 대우건설을 내세우기보다 정대우 자체를 이슈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죠. 정대우 과장의 목표가 유명한 유튜버,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으로 설정한 것도 그 같은 이유였어요.”

이지연 과장은 “강압적이지 않게, 최대한 부드러우면서도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접근하자고 결정한 후 지금껏 모든 콘텐트에 그 같은 분위기를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은 개성만점 카테고리 4개로 구성

대우건설 홍보팀에서 정대우 과장을 담당하는 직원은 따로 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고 다른 홍보 업무도 쌓여있어 하루 24시간이 늘 빠듯하다. 이 역시 창작의 분야라 적잖은 ‘고통’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즐거움과 만족감이 앞서니 힘든 줄 모른다는 게 이지연 과장의 말이다.

‘정대우 과장 팀’은 한 해를 시작할 때 연간운영전략을 짜고 이에 맞춰 1년을 움직인다. 평균 일주일에 영상 하나를 만들어 올린다. 카테고리는 ‘정대우가 간다’, ‘월간정대우’, ‘정대우와 친구들’, ‘정대우의 핫이슈’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눴다. 이 중 ‘월간정대우’는 2022년 한 해 동안의 프로젝트로 준비했지만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올해도 함께한다.

먼저, 시즈널(seasonal) 이슈나 컬래버레이션 콘텐트로 꾸미는 ‘정대우가 간다’부터 살펴보자.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정대우 과장은 지난해 한 박람회에서 대우건설 백정완 사장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사장실 초대를 받는다. 이에 추석 때 한복을 차려입고 사장실로 찾아가 백정완 사장과 퀴즈를 푸는 식이다.

한글날에는 서울시 캐릭터인 ‘해치’와 함께했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만난 둘은 이곳저곳에 숨어있는 훈민정음을 찾았다. 최근에는 2023년 캘린더 제작을 목적으로 지난 1년간 활동 모습을 장소별로 소개한 영상도 선보였다.

다른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캐릭터와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국 어디에나 시공물이 많은 만큼 정대우 과장이 지자체 축제나 행사에 직접 찾아가 함께 홍보하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정대우가 간다’ 카테고리 중 하나인 ‘월간정대우’에서 대구 라이온즈파크를 방문한 정대우 과장. 사진=‘정대우가 간다’ 캡쳐

대우건설의 시공물을 찾아가는 ‘월간정대우’는 몰입도가 좋다. 전국 구석구석의 대우건설 시공물을 찾아 그 지역의 관광 혹은 먹거리와 연결 짓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전남 나주에선 대우건설이 지은 한국전력 사옥과 중흥 골드스파&리조트를 찾아 간략히 소개하고, 한편으론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마트나 ‘나주곰탕’으로 유명한 가게를 들르는 식이다. 프로야구가 개막한 후에는 대구 라이온즈파크도 방문해 대우건설의 시공 능력을 한껏 뽐내기도 했다.

‘정대우와 친구들’ 역시 조회 수 높은 콘텐트다. 이 콘텐트에선 정대우 과장을 든든히 받쳐주는 진행자가 한 명 더 활동한다. 이름의 한 자를 따 ‘솔피디(PD)’로 부르는 그는 지난해 봄 도움 진행자가 필요하다는 정대우 과장의 요구에 따라 제작진 중에서 선발돼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둘은 대우건설의 포레스트 캠프, 영어캠프, ‘대대홍’ 발대식 현장 등을 함께 다니며 ‘찰떡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대대홍’은 2009년 건설업계 최초로 만든 대우건설 대학생 홍보대사다. 지난해까지 모두 19기를 배출했다. 이들은 대우건설을 홍보하는 활동 외에도 ‘이웃사랑 희망의 집 고치기’, ‘집배원 쉼터 환경개선 인테리어’, ‘마음을 잇는 마음대교 캠페인’, ‘플로깅 투게더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친다.

다른 콘텐트에 비해 조금은 딱딱한 형식의 ‘정대우 핫이슈’는 국내외 수주 소식 등 대우건설과 관련한 주요 뉴스를 알려준다. 이 코너에선 정대우 과장이 ‘정앵커’와 ‘정포터’로 1인2역을 맡는다. 진행 방식이라든지 편집영상 등이 기존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의 뉴스 프로그램과 거의 흡사하다. 진행자만 정대우 과장인 셈이다.

이지연 과장은 “최근 국내 건설업계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올해는 대우건설이 시공했거나 시공 중인 해외현장을 방문하는 등의 콘텐트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에 마련한 정대우 과장 생일카페 팝업스토어 광고. 사진=대우건설

‘대대홍’과 함께 만든 정대우 생일카페 인기몰이

그렇듯 공들였던 정대우 과장의 인기는 지난해 입증됐다. 대우건설과 ‘대대홍’ 19기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11월 5일까지 12일간 서울 성수동에 정대우 과장만을 위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기획과 운영은 MZ세대인 ‘대대홍’이 전면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열중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팝업스토어는 정대우 과장의 ‘생일카페’로 운영됐다. 캐릭터를 위해 마련한 생일카페는 정대우가 최초다. 정대우 과장의 생일은 11월 1일. 대우건설의 창립기념일이기도 하다. ‘대대홍’은 최근 MZ세대가 열광하는 인기 연예인 생일카페에서 착안, 이를 그대로 정대우 과장에 대입했다. 대표적인 MZ세대로 구분되는 대학생다운 기획이다.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에는 서울 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에 정대우 과장의 생일카페를 알리는 광고도 게재했다.

이곳에선 갖가지 체험 이벤트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들어 맸다. 정대우 과장의 프레임과 함께하는 ‘인생네컷’ 사진을 찍는다든지 럭키드로우(lucky draw·구슬뽑기)로 갖가지 이벤트 상품을 받는 등 기분 좋은 경험을 안겨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시 팝업스토어는 대우건설의 49번째 창립기념일과 정대우 과장의 생일을 축하하고 기념하고자 준비했던 특별 이벤트”라며 “이를 계기로 대우건설이 MZ세대에게 좀 더 친근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대우 과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열린 제26회 ‘춘사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 MC와 시상자로 활약했다. 사진은 배우 송중기와 인터뷰하고 있는 정대우 과장. 사진=대우건설

지난해 11월 ‘춘사국제영화제’ 레드카펫 MC로도 나서

정대우 과장은 급기야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CGV 청담 시네시티에서 열린 제26회 ‘춘사국제영화제’에까지 진출했다. 이 자리에서 레드카펫 MC와 시상자로 활약했다. 대우건설은 공식 협찬사로 이 영화제를 지원했다.

정대우 과장은 레드카펫 MC로 나서며 이날 영화제에 참가한 송중기, 전도연, 박정민 등 유명 배우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조금환 영화감독과 기술상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춘사국제영화제에서 활약한 정대우 과장의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 있다. 레드카펫 영상은 이 채널에서만 독점 공개했다.

서브 채널로 인스타그램도 개설… 팔로워 1534명

정대우 과장은 지난해 5월 서브 채널로 인스타그램도 개설했다. 현재 팔로워 수만 1534명(1월 3일 기준). 콘텐트는 일주일에 두 차례 업로드한다. 이미지나 릴스(짧은 영상) 등 게시물은 현재 80가지가 올라가 있는 상태다.

대우건설은 정대우 과장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정대우 굿즈도 선보일 계획이다. 정대우 과장 키링이나 인형이 그것인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에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홍보의 수단이 무궁무진해졌다. 기업의 홍보는 손이 많이 간다.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한다. 머릿속은 늘 어지럽다. 한 번 해보겠다고 선언한 이상 현실과 가상 공간을 오가며 종횡무진으로 활약해야 한다. 그러니 재밌어야 한다. 그래야 만드는 이도, 이를 소비하는 이도 오래 갈 수 있다.

건설의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예를 들면 이제 건설사업에서 항공(K-UAM) 분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홍보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유튜브 등의 가상 공간은 이를 친절히, 그리고 자세하게 알릴 수 있다.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큰 장점이다.

어떤 일(또는 사업)이든 선점(先占)이 중요하다. 먼저 시작했으니 누구보다 앞설 수 있고, 남들이 쫓아오는 동안 더 많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 처음 했던 얘기로 돌아가면, 대우건설은 건설업 캐릭터를 처음 선보였다. 이를 활용한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남들보다 앞서 있다는 증거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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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정대우  유튜브  생일카페  춘사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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