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3.02.10 09:39:55
방시혁이 이끄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선구자로 알려진 이수만의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다.
하이브는 이수만 SM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4천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10일 공시했다. 같은 날 SM도 공개매수설명서를 통해 주당 120,000원에 5,951,826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5%)를 주식회사 하이브가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주주가 돈다. 카카오가 지난 7일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로 SM과 손을 잡았지만, 하이브가 이수만과 손을 잡으면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하이브는 SM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한편 같은 날 SM은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며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와 센터장 이상 상위 직책자 25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이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와 함께 추구해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동안 카카오는 이수만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두고 약 2년에 걸쳐 협상을 이어오다 지난 7일 이수만 지분 매입이 아닌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 방식의 지분 확보를 전격으로 발표했다.
최근 가요계와 증권가에서는 이수만의 지분을 두고 그 행방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경쟁사인 하이브가 매입을 추진하면서 SM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내부 갈등에 대해 SM은 "이수만 홀로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최저 27%부터 최고 199%까지)을 수취하는 구조로 배당 등 주주환원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본격화되자 SM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닫게 됐다"며 "이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22년 9월 15일 계약 조기 종료 통보를 했고, 2022년 10월 14일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22년 12월 31일 계약을 종료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이브의 SM 인수로 K팝 업계에 유fP 없는 초대형 기획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뉴진스·르세라핌 등 인기 K팝 스타들이 소속되어 있다. SM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에스파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10일 오전 하이브 주가는 한 때 전일보다 약 9% 상승한 216,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SM(에스엠)의 주가는 오전 9시 28분 현재 112,100원으로 전일대비 13.81%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