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3.02.15 10:23:29
카타르가 지난해 월드컵 때 관람객 숙박용으로 사용한 컨테이너·카라반 1만 대를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이재민들에게 기증한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개발기금이 12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해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빠르게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외신들은 이날 카타르 하마드 항구에서 이동식 숙소 350대를 실은 선박이 튀르키예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 가설(假設) 숙소는 카타르월드컵 당시 숙박 대란을 막고자 마련한 것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몰려드는 축구팬들을 수용하기 위해 1만2000명 규모의 조립식 컨테이너와 카라반 1만3000여 개로 ‘팬 빌리지 카라반 시티’를 조성했다. 이를 두고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난민 캠프’라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었다.
카라반 숙소는 방 하나에 침대 두 개와 작은 탁자가 들어가 있다.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이 끝나면 이 컨테이너 숙소를 주거시설이 열악한 빈곤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튀르키예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카타르는 이번 대지진 피해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구조인력 130명과 구호물자 100톤을 지원한 데 이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지난 12일 이스탄불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대지진 후 튀르키예를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이다.
한편, 튀르키예·시리아 이재민들은 현재 천과 막대 등으로 허술하게 만든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지진 피해자보다 2차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재민들은 안전하게 잠이 들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