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을 거쳐 우리은행에서 33년을 금융맨으로 살아온 저자가 우리은행 본사(서울 중구 회현동 2가 86) 앞의 526년 묵은 거대 은행나무에 자신의 인생을 빚대 쓴 책이다. 이 은행나무는 1972년 보호수로 지정됐는데 그때 벌써 수령(나무 나이)이 475년으로 추정됐으니 대략490년대말(연산군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한복판을 지키며 수없는 운명의 흥망성쇄와 함께 한 나무라고 할 수 있다.
30년이 넘도록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저자는 개성공단이 문을 열자마자 북한 땅에 처음으로 대한민국 금융의 존재를 알린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겪은 일을 이 책의 1장에 풀어놓았다. 동일 언어를 쓰는 동족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분단과 문화 차이 탓에 오해도 어려움도 많았던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근무의 경험을 통해 저자는 열정과 도전의 가치를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새로운 교훈을 전달한다.
2장 ‘나만의 영업 비밀 노트’는 30여 년을 넘게 금융인으로서 살아오면서 터득한 선배의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한다. “하시겠어요?”라고 묻는 자세가 아니라 “해 드릴게요”로 끝나는 적극적인 그의 ‘들이대 정신’은 영업 부문 종사자는 물론 일반 사회인들도 한번쯤 들어볼만한 이야기다.
3장 ‘나를 찾아서’와 4장 ‘다시 꿈을 꾸며’는 인생의 모든 것을 바쳐서 일궈 낸 ‘우리은행인(人)’으로서의 길이 예상치 못한 외부적 요인으로 좌절을 맞은 순간, 고뇌와 방황을 거쳐서 찾아낸 새로운 해답과 방향, 그리고 새로운 인생 2막으로의 희망과 비전을 담고 있다.
윤석구 지음 / 행복에너지 펴냄 / 304쪽 /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