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9일 한 강연에서 “다음 월드컵에선 우승을 목표로 싸울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중국에서 “8강에도 들지 못한 나라가 우습다” “망상에 빠졌다”며 비꼬는 여론이 나오자 한 중국 매체가 “중국은 웃을 자격도 없다”며 일침을 놨다.
중국 매체 왕이(網易)는 칼럼을 통해 “일본이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는 반면 중국 대표팀은 현 단계에서 감독 선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더욱이 중국 축구계의 부패 문제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 중국에는 기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은 “일본은 3위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강호와의 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본은 80%의 선수가 유럽에서 뛰기 때문에 거의 유럽팀 수준에 올라 있다”며 “중국은 월드컵 문을 통과하지도 못했다. 꿈을 위해 고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비웃을 자격이 어디 있냐”고 꼬집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3월 9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중국전에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 흔히 ‘야구의 나라’로 꼽히는 일본에서 축구대표 감독이 시구를 한다는 점에서 모리야스에 대한 일본인들의 큰 기대를 읽을 수 있다.
중국에선 축구협 감독 등에 대한 숙청 잇달아
최근 중국에서는 천쉬위안 중국 축구협회(CFA) 회장과 리톄 전 대표팀 감독이 중대한 규율 위반으로 적발돼 숙청이 잇따르는 분위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뒤 일어난 움직임이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5일 천쉬위안 축구협회 회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과 법률 위반 혐의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의 국가체육총국 주재 기율검사팀과 후베이성 감찰위원회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천 회장의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천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밤마다 카드놀이를 했다는 등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남자축구 대표팀의 리톄 전 감독에 대한 기율감찰위의 감찰 조사가 시작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대표팀 미드필더였던 리 전 감독은 2020년 1월 중국 축구 팬들의 기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예선 도중인 2021년 12월 물러난 인물이다.
중국축구협회는 남자 대표팀의 부진과 일부 선수의 스캔들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출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더구나 지난해 8월에는 광둥성 체육대회 15세 이하 유소년 축구 시합 결승에서 승부조작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