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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의 진화①] “복고, 영광의 시대는? 바로 지금”

과거 인기 상품·콘텐츠 그대로 회귀보다는 현 세대의 마음에 들게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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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3호 김금영⁄ 2023.02.28 13:47:56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슬램덩크 홍보물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나요? 전 지금입니다.”

복고 관련 콘텐츠가 각 업계를 휩쓸며 영광의 시대를 맞았다. 특히 과거의 인기 상품, 콘텐츠를 그대로 회귀시키기보다는 ‘레트로(Retro)’, ‘뉴트로(New+Retro)’ 등의 형태로 요즘 세대의 마음에 들게 재해석하는 게 주안점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인기, 더현대서울 팝업에도 이어겨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 현장. 사진=현대백화점

“왼손은 거들뿐”, “물론, 난 천재니까”

시대를 관통하는 유행어다. 1월 4일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복고 열풍에 불을 붙였다. 3월 6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384만 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2017년 380만 2000여 명 관객수로 국내 국내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1위를 지키던 '너의 이름은'을 넘어섰다.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리는 이 영화는 일본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1990~1996년 ‘주간 소년 점프’ 연재한 만화 ‘슬램덩크’가 원작이다. 연재 당시에도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가 1억 2000만 부를 넘겼고, 국내에서도 1500만 부 가까이 판매됐으며, 이후 제작된 TV판 애니메이션도 인기를 누렸다.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로 시작되는 국내 방영판 오프닝 곡은 아직도 입가에 맴돈다.

1990년대 히트작이었던 이 만화는 2023년, 재해석돼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990년대엔 빨간 머리 주인공 강백호와 그의 라이벌 서태웅이 중심이었지만, 2023년 개봉한 영화는 조연급 인물이었던 송태섭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관련해 원작 작가이자 극장판 제작을 총지휘환 이노우에 감독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작을 그대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싫었다. 슬램덩크를 오래전에 읽은 사람이 ‘이런 ‘슬램덩크’도 있나?’ 하고 처음 만나는 듯한 느낌을 받길 바랐다”고 말했다.

복고 열풍의 중심에 있는 슬램덩크 관련 상품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서점에 마련된 슬램덩크 서적 부스. 사진=김금영 기자

송태섭이 지닌 단신의 핸디캡, 원작에 나오지 않았던 슬픈 가족사까지 등장해 기존의 슬램덩크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신선함을 줬고, 세련된 연출은 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영화를 보고난 뒤 엄마와 딸이 “이상형은 송태섭”이라고 입을 모으는 광경도 흔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10·20대 사이에서는 뉴트로가 힙(hip, 트렌디하고 멋있다)한 트렌드로 유행하면서 슬램덩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실제로 CGV에 따르면 영화 개봉 초반에는 전체 관객 중 80% 가까이가 30대(43.5%)와 40대(35.8%)였는데, 개봉 4주를 넘어서면서 20대 18.7%, 30대 38.6%, 40대 31.8%로 20대의 예매 비율이 점점 늘었다.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이하 팝업)엔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수입사인 SMG홀딩스는 1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팝업을 열었다.

팝업은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특정 목표를 위해 제한된 기간 동안 영업하는 임시매장이기에 단기간에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화제성이 더욱 중요하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 한해에만 250여 회 팝업을 진행했는데, 케이팝 그룹의 데뷔(뉴진스)·컴백(블랙핑크) 팝업스토어, 자동차 신차 전시(아이오닉6), 캐릭터 팝업(잔망루피, 카카오프렌즈), 할리우드 영화(아바타2: 물의 길) 등 이색 콘텐츠로 화제몰이를 하며, 연간 200만 명 이상의 추가 고객 유입 효과를 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관람객이 찾아 후기를 남기고 있다. 사진=SMG홀딩스

이에 더현대 서울엔 매년 팝업 신청이 줄을 잇는데, 이번엔 슬램덩크가 주인공이 된 것이다. 팝업은 팬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한정판 피규어를 비롯해 유니폼, 만화책 등 슬램덩크 관련 다양한 상품을 비치했고,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곳곳에 마련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팝업은 백화점 유휴 공간에 단순히 행사 상품을 판매하는 임시 매장에 불과했으나, 최근엔 유동 고객이 많은 백화점의 주요 장소에 팝업을 유치한다”며 “특히 최근엔 MZ세대가 소비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MZ 고객 타깃·상품 진정성이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팝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팝업 선정 기준을 밝혔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SMG홀딩스에 따르면, 슬램덩크 팝업 매출은 개점 5일 만에 5억 원을 돌파했고, 서울에서 팝업이 열린 13일 간 누적 방문 고객은 1만 8000여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에 힘입어 더현대 대구에서도 2월 10일 2차 팝업이 열렸고, 2월 19일 기준으로, 7000명이 다녀갔으며, 방문객 층도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매니얼’ 트렌드 탄 홈플러스·롯데마트·농심

모델이 서울시 등촌동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핫새' 최고 매출을 기록한 '떡'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복고 열풍 속 ‘할매니얼’ 트렌드의 부상도 눈에 띈다. 할매니얼은 ‘할매’와 ‘밀레니얼’의 합성어로, 할머니들이 먹고 입는 음식과 패션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뜻한다. 현 시대의 트렌드까지 추가로 만난 할매니얼은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는 고객 관점에서 새롭고 특색 있는 상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특별 기획전 ‘핫새’를 운영해 왔다. 핫새에 선보인 상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1% 성장하며, 홈플러스 대표 신상품 소개 코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중 간식 품목에서 마카롱, 도넛, 케이크 등에 밀리며 옛 간식이자 비주류로 여겨져 왔던 약과, 떡이 인기 상품으로 떠올라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의 1월 한 달 간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는데, 여기서 옛날 과자, 식혜 매출이 각 87%, 47% 신장하는 등 영향력을 발휘했다. 약과의 인기는 ‘약케팅’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약과와 티케팅의 합성으로, 약과를 구하는 게 인기 티케팅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인기 간식 상품으로는 떡이 꼽힌다. 홈플러스가 1월 선보인 ‘아리울떡공방 굳지않는 떡’은 할매니얼 트렌드에 적게 먹는 소식좌 열풍까지 반영해 전통 간식 떡을 소용량으로 담아낸 제품이다. 굳지 않는 특허 기술을 적용해 쫀득한 식감을 살리는 데에도 신경 썼다. 이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2억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홈플러스 측은 “최근 떠오르는 할매니얼 트렌드를 보고 떡이 딱 떠올랐다”며 “통상 냉동 떡은 비주류 카테고리로 취급되지만, 할매니얼과 소식하는 현대인을 겨냥해 소용량 개별 포장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모델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녹심 서리태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는 할매니얼 트렌드와 더불어 건강하고,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2030 소비자의 취향을 접목해 효과를 보고 있다. 귀리, 흑임자 등 고소한 맛의 잡곡류 인기가 높아진 가운데 콩밥, 콩자반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서리태는 롯데마트 콩 연매출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마트는 2월 15일 국내 개발 신품종 ‘녹심 서리태’ 판매를 시작했다. 녹심 서리태는 국내 육종전문가인 단국대학교 콩 육종 연구진이 약 8년에 걸쳐 연구 개발한 신품종이다. 녹심 서리태를 선보인 배경엔 MZ세대인 젊은 잡곡MD(상품기획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롯데마트 측은 “SNS 상에서 2030을 중심으로 레트로 열풍과 ‘할매 입맛’ 트렌드가 상승하고 있음에 착안,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국산 품종의 잡곡을 선보이겠다는 열정 아래 약 7개월간 다양한 농가와 파트너사들을 찾아다녔다”며 “그 과정에서 수분흡수율이 높아 취사 편의성이 좋고 단 맛으로 젊은 층의 취향을 맞춘 신품종 녹심 서리태를 맛봤고, 본인과 같은 젊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 판단해 발 빠르게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농심은 최근 스낵 신제품 '딸기 바나나킥'과 '콩고물 옥수수깡'을 출시했다. 사진=농심

농심은 최근 스낵 신제품 ‘딸기 바나나킥’과 ‘콩고물 옥수수깡’을 출시했다. 바나나킥은 1978년 농심이 바나나를 한입에 먹을 수 있게 만든 스낵이다. 옥수수깡은 농심의 ‘깡’ 스낵 제품 라인으로, 첫 제품인 새우깡은 1971년 출시됐다. 오랜 역사를 지닌 농심의 제품들은 각 시대의 맛 선호도에 따라 새 옷을 입으며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왔다.

딸기 바나나킥은 SNS에서 ‘딸바’(딸기+바나나 줄임말)로 불리며, 생과일주스, 제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먹거리에 활용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딸기와 바나나 조합과 바나나킥이 만난 제품이다. 농심은 딸기 제철 시즌에 맞춰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

콩고물 옥수수깡은 옥수수의 단맛에 콩고물을 더한 제품이다. 통옥수수 모양 그대로를 살려 보는 재미를 비롯해, 알알이 터지는 옥수수 알갱이의 식감도 살렸다는 설명이다. 레트로 열풍과 건강을 생각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자극적이지 않은 전통의 맛을 찾는 젊은 세대가 늘어난 만큼, 농심은 콩고물 옥수수깡의 달달하고 구수한 맛이 2030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MZ세대 소비자는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추구한다”며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그에 부합하는 신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서 훨훨 나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오뚜기가 CGV와 손잡고 선보인 '순후추팝콘 콤보'는 레트로 감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MZ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오뚜기

복고 디자인의 트렌디한 재해석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뚜기는 1974년 출시한 대표 제품 ‘순후추’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2021년 오뚜기 순후추를 활용한 ‘순후추 라면 매운맛·사골곰탕맛(컵라면)’을 출시했으며, 사골곰탕맛은 용기면에 이어 봉지면도 선보였다. 지난해엔 아이스크림 유통업체 제스트코와 협업해 ‘순후추콘’을 출시했는데, 아이스크림에 오뚜기 순후추 풍미가 어우러진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엔 순후추팝콘이 등장했다. CGV와 손잡고 1월 선보인 ‘스프에 퐁당 순후추팝콘 콤보’가 주인공으로, 순후추팝콘 1개, 크림스프 1개, 탄산음료 2잔으로 구성됐다. 메인 제품인 순후추팝콘은 알싸한 맛의 특제 후추 시즈닝과 짭짤한 팝콘의 조화가 특징으로, 부드러운 크림스프에 넣어 먹으면 조화가 그럴싸하다.

특히 레트로 감성을 살린 순후추팝콘 전용 패키지와 크림스프 전용 컵홀더 디자인이 MZ세대 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콤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월 17일부터 선착순으로 제공한 해당 제품들은, 검정색과 빨간색의 대비와 사각형 테두리의 구조가 뚜렷한 순후추 제품 디자인과, 스프 이미지 위에 노란색과 빨간색의 만남이 강렬한 크림스프 제품 디자인을 감각적으로 살려 넣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 한 매장에서 고객이 폴더블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행에 밀려 사라졌던 ‘폴더’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재해석되며 핫 트렌드로 다시 떠올랐다. 특히 삼성전자가 2019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했을 당시부터 꾸준히 “왜 스마트폰을 접냐”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 왔던 경쟁사 애플이, 최근 접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아이폰 폴더블폰 출시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SNS에는 아이폰 폴더블폰 예상 이미지까지 공개돼 애플 유저들을 설레게 했다. 중앙에 클립을 덧대 양옆으로 펼치는 방식부터, 아래위로 접어 윗부분에 애플 로고가 도드라지게 하는 방식 등 다양한 예상도가 나왔다. 이밖에 오포, 테크노,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 폴더블폰 신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며 출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내 삼성전자 점유율은 82%로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1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였을 땐 디자인엔 호불호가 갈렸다. 당시엔 평면의 바 형태가 일반적인 스마트폰 디자인의 표본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갤럭시Z 폴드4'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하지만 기성세대에게는 다소 낯이 익고 반가운 폴더 디자인, 젊은 세대에게는 흔한 형태에서 벗어난 처음 보는 신선한 디자인이라는 어필 요소가 먹혀 점점 인기가 높아졌다.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폴더블폰 시장은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2270만 대로 전년(1490만 대) 대비 52.4% 증가가 점쳐진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12억 2670만 대로, 전년(13억 9100만대)보다 13% 이상 역성장한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디자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로로 접는 폴더, 가로로 접는 플립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꾸준히 시행착오를 통해 매년 8월 새로운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완성도를 높여 왔다. 대표적으로 2021년 선보인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3’ 판매량은 출시 당시 전체 판매량의 70%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구매자의 약 54%가 트렌디한 감각에 예민한 MZ세대였다. 인기 요인으로는 전작보다 커진 전면 디스플레이와 7가지 다양한 색상이 꼽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파리 오트쿠튀르 하우스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한 '갤럭시Z 플립4'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명품 브랜드와 손을 맞잡고 선보인 디자인도 호평 받았다. 지난해 11월 파리 오트쿠튀르 하우스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한 ‘갤럭시 Z플립4’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했는데, 메종 마르지엘라의 상징색인 ‘솔리드 화이트’를 채택했다. 또, 내부 디자인을 외부로 노출시킨 듯한 메종 마르지엘라의 ‘데코르티크’ 기법에서 영감을 얻어, 제품의 실제와 동일한 형태의 내부 회로 형상이 후면 디자인에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제품은 국내에 이어 중국·홍콩에서도 판매 시작 당일에 완판됐다. 특히 국내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마련한 100대는 단 8초 만에 완판됐다.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은 일반 모델(147만4000원) 대비 78만 1000원 비싼 225만 5000원에 판매됐음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디자인과 최근 국내외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패션 브랜드와 협력했다는 점에서 MZ세대 사이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2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든 ‘갤럭시Z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도 다시금 주목받았다. 해당 제품은 2021년 5000대 한정판으로 출시됐으며, 화이트 색상을 바탕으로 테두리에 톰브라운의 시그니처 3선 디자인을 담았다. 갤럭시Z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의 출시 가격은 269만 5000원으로, 당시 함께 출시한 ‘갤럭시Z폴드3 톰브라운 에디션’ 가격은 이보다 비싼 396만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판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엔 5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폴드5’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갤럭시Z 플립5’의 외부 화면의 크기가 전작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과거 지적받아온 배터리 효율을 비롯해 고 힌지(경첩) 구조가 바뀌면서 화면 주름 개선이 예상된다.

반복되는 복고? 진화하는 복고

걸그룹 뉴진스는 짧은 상의에 펑퍼짐한 바지까지 2000년대 유행했던 Y2K(세기말) 패션을 세련되게 재해석해 화제가 됐다. 사진=어도어

‘유행은 20년마다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가 짧은 상의에 펑퍼짐한 바지까지 2000년대 유행했던 Y2K(세기말) 패션을 세련되게 재장착하고, 다시 돌아온 슬램덩크에 이어 ‘타이타닉’도 25년만에 돌아와 영화관을 휩쓸고 있으며, 과거 폴더폰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폴더블폰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품군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을지언정, 마케팅에서 복고가 유행하지 않았던 시즌은 거의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복고는 매번 똑같이 돌아오지 않고, 새로운 감각을 입고 진화하고 있다. “또 복고야?” 하면서도 눈길이 가고 마는 매력도 여기에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 시대에 다소 이질적이거나 맞지 않을 수 있는 촌스러운 감성을 앞세우기보다는 과거의 느낌을 충분히 내면서도 요즘 세대의 마음에도 들게 진화하는 것이 복고가 살아남는 방식이다. 그런 복고는 흘러버린 시간 속 촌스러움이 아닌, 힙한 트렌드로 인식된다”며 “과거를 기억하는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소비자에겐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는 복고는, 앞으로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층 세대의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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