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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6% 상승 vs 은행 연쇄 파산' 딜레마…연준, 내주 금리 인상 대신 동결 가능성 ↑

쉽게 잡히지 않는 물가에, 글로벌 연쇄 파산 위기 겹친 세계 금융시장...채권시장 금리 동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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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3.03.16 17:01:32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아 주가가 폭락해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된 퍼스트 리퍼브릭 은행의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한 지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인가, 은행 위기를 선결할 것인가

당장 다음주 21~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FOMC 회의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연쇄 파산 여파로 제롬 파월 의장이 예고했던 기준금리 인상 대신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6%로 나타났다. 여덟달째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동시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기관 연쇄 위기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최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연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긴축 경로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미 연준이 어떤 위기를 선결과제로 제시할 것인지 22일 Fed의 발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14일(현지시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월 CPI 상승률이 6.0%로 지난 1월(6.4%)보다 0.4% 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근원 CPI도 5.5%로 지난달(5.6%)보다 0.1% 포인트 낮아진 수치를 기록했다. 더딘 물가 둔화 속도에 불룸버그는 물가를 낮추려는 연준 노력이 험난할 것임을 재확인시켜 주는 수치라고 평했다.

한편,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가 은행 붕괴라는 사태를 낳으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 연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함을 인정하면서도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로 투자자들은 연준 대응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며 “금리를 너무 많이 인상하면 금융 시스템에 파열이 생기고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은행의 실패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실제 SVB의 사태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견고하다는 연준의 믿음이 시험대에 오른 반증으로 평가된다. 13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미 서부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온 SVB는 36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파산했다. 연준이 그간 '빅스텝'으로 빠르게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한 것은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은행의 자본 건전성 강화 조치와 연례 재무건전성 평가에 따라 미국의 금융 시스템의 기초 체력과 회복력이 10년 전과 달리 강해졌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SVB의 사태는 연준의 금융 시장에 대한 근본 믿음을 흔드는 사태로 평가된다.

SVB가 몰락한 원인은 자산 포트폴리오 배분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몰빵 투자로 외연을 확장해온 SVB에 급격한 금리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SVB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저금리로 조달한 단기 자금을 당시 저금리로 머물던 미 장기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 장기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에 지난해 초 0%에 가까웠던 기준금리가 4.5~4.75%까지 빠르게 인상되며 채권가격이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에 연준의 긴축으로 자금이 부족해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이 예금 인출에 나서기 시작했고, SVB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서며 SVB는 18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게됐다.

SVB는 채권 손실을 메우기 위해 2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으나, 위기를 인지한 투자자들이 대량 예금인출(bank run·뱅크런)에 나서면서 결국 파산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여파로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마저 문을 닫고, 유럽의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까지 파산 위기가 고조되는 등 금융시장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연준의 빅스텝 결정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연준의 3월 빅스텝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기준금리 흐름에 민감한 미국 3년 만기 국고채(국채) 수익률은 3월 8일 4.73%에서 16일 4시 현재 3.84% 수준으로 급락했다.

 

국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월 9일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며 13일 3.44%를 기록하며 기준금리(연 3.5%)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채 3년물 금리는 연 3.40% 수준이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관련태그
Fed  연준  금리 인상  채권시장  S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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