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4.20 13:29:43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는 발언을 하고, 이에 따라 전세계 언론들이 “한국의 태도가 바뀌었나?” 등의 물음표를 단 기사를 연달아 내놓고, 러시아 측은 즉각 강력 경고에 나선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가 20일 “대통령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고 진화에 나서는 해명을 내놓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향후 전개에 관심이 모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한 러시아 측 반발과 관련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인도적 기준에서 봐서 국제사회가 모두 심각하다고 여길만한 중대한 민간인 살상이나 인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런 가정적인 상황에서 한국도 그걸 어떻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나 하는 가정형으로 표현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한국이 해오는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에 변화는 없다. 인도적 지원과 재정적 지원을 작년보다 올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필요하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재건을 위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3국에 대한 무기 지원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내법에 바깥 교전국에 대해서 무기 지원을 금지하는 법률 조항이 없다. 외교부 훈령을 봐도 어려움에 빠진 제3국에 군사 지원을 못 한다는 조항은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 사회 대열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한러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균형을 맞춰서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한-중은 상호 존중과 호혜 원칙에 따라 정치 시스템이 상이해도 이미 약속한 규범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룰을 존중한다면 필요한 대화와 협력을 적극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러시아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이 거의 없어질 뻔 했을 때 자유세계가 달려와서 한국의 자유를 지켜줬다”며 “우크라이나가 지금 그런 처지에 있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된 고마운 마음을 되새기면서 지금의 우크라이나를 바라볼 필요도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해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국제적 해석을 낳았다.
이에 대해 러시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발언이 전쟁 개입을 뜻한다며 즉각적으로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