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주 저 / 자유문고 펴냄 / 376쪽 / 1만 7000원
명상을 통한 불면증 치료 전문가이자 시인인 김명주가 펴낸 장편소설이다.
주효는 동물병원 원장이지만 삶은 무료하다. 수입은 안정적이고 가정 또한 그렇지만 삶은 향기 없는 꽃과 같다. 매일 비슷하게 이어지는 일상, 아내와의 밋밋한 관계 속에서 주효는 활력을 잃는데, 그 앞에 18년 만에 대학 연극반 후배 유은이 오아시스처럼 나타난다. 유은은 남부럽지 않은 외적 조건을 갖춘 여자지만 외롭고, 그 외로움을 주효에게 토로한다.
주효는 감정의 미묘한 흔들림을 경험하고, 친구 영수는 “그게 사랑”이라고 강변하지만 주효에게는 낯설기만 하다.
한편 유은에게 주효의 존재는 오아시스이긴 하지만 갈증이 채워지지 않는다. 그녀는 주효에게 엄마가 되어 달라는 이상한 제안을 하고, 둘 사이는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그 사이 그녀에게는 옛날 제자가 새로운 사랑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제자와의 사랑은 위태롭고, 그것을 바라보는 주효의 마음은 심란하다. 그리고 제자의 죽음은 유은을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선생님을 사랑하는 젊은 청춘의 고뇌와 아픔은 그가 전하지 못한 편지(메일)에 한 편의 서정시처럼 잔잔하게 펼쳐진다. 과연 주효와 유은 둘 사이의 관계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저자는 고교 불어 교사로 재직 중 1994년 자유문학(12회) 희곡 부문 신인상, 2017년 노작문학상(희곡), 2019년 자유문학(113회)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2회 추천 완료)하며 등단했다.
명상 육아서인 ‘내 안에 등불을 든 아이’(2002년)를 펴낸 바 있으며, 스스로 지독하게 겪었던 불면증의 해법을 명상에서 찾았다. 이후 27년간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 수행에 전념하면서 30여 년의 명상 수행을 바탕으로 불면증을 치유해주는 ‘하라명상 치유의 집’(다음카페)을 만들어 불면증에 걸린 사람들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