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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in] 서울 노원구의 용감한 기획 ‘수제맥주축제’ ... "여름이니 수제맥주 즐겨야죠"

내달 2~3일 경춘선숲길 화랑대 철도공원 일원서… ‘지역명소+지역경제+관련산업=지역활성화’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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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8호 김응구⁄ 2023.05.23 16:04:40

노원수제맥주축제가 6월 2~3일 이틀간 경춘선숲길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펼쳐진다. 축제 기간엔 18개 수제맥주 브루어리가 참가한다. 사진=픽사베이

서울 노원구에서 신나는 수제맥주축제가 펼쳐진다. 자치구가 맘먹고 준비한 행사인 만큼 벌써부터 맥주 애호가들의 반응이 뜨겁다.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내달 2~3일 이틀간 경춘선숲길 화랑대 철도공원 일원에서 지역경제와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제1회 ‘노원수제맥주축제’를 개최한다. 구(區)는 지역 명소인 경춘선숲길과 지역경제인 수제맥주·상권, 그리고 문화 콘텐츠인 예술공연을 하나로 묶어 지역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노원구를 대표하는 축제는 크게 세 가지다. 매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 열리는 ‘불암산 철쭉제’, 그리고 10월 개최하는 ‘노원등축제’(혹은 4월)와 ‘노원탈축제’는 이제 지역 유명 축제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올해부터 수제맥주축제가 한자리를 꿰찮다.

민간 업체도 아닌 기초자치단체가 금요일과 토요일, 그것도 야외에서 주류(酒類) 행사를 기획한다는 건 무척 조심스러운 일. ‘용감한 기획’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올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원구에는 모두 7개 대학이 있고 이와 더불어 ‘공트럴파크’(공릉동+센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춘선숲길이 조성돼 있어 해마다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있는데도 그간 이들이 모일 만한 계기가 없어 올해 (수제맥주축제를) 새롭게 기획했다”고 밝혔다.

공릉권역(圈域)을 대표하는 젊은 감각·감성의 축제를 개발해 지역 명소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데, 그 목적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게 수제맥주축제라는 얘기다.

긍정적인 효과는 또 있다. 이 축제를 통해 지역상권, 대학교, 관련 산업이 함께 연계됨으로써 지역문화 협업모델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지역상권으로는 공릉동도깨비시장과 상계중앙시장이 대표적이고, 관련 산업은 수제맥주 브루어리(brewery)와 노원수제맥주협동조합이 있다. 대학교는 관내에만 광운대, 삼육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여대, 육군사관학교, 인덕대, 한국성서대 등 모두 7곳이다. 이렇듯 전통시장·청년기업·대학교·수제맥주 등의 지역자원이 연계된 지역문화산업을 창출하고 확산하는데 수제맥주축제는 더없이 훌륭한 기회다.

이와 더불어 수제(手製·craft)라는 주제를 향유하고 즐기는 특화된 문화축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직접 창작해 생산한 여러 장르의 굿즈나 공연도 참여시켜, 함께 어우러지는 콘텐츠 페스티벌로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원수제맥주축제가 열릴 경춘선숲길 화랑대 철도공원. 사진=김응구 기자

수제맥주 브루어리 18곳 참여… ‘NBF시그니처 맥주’도 선보여

이번 축제에는 모두 18개 수제맥주 브랜드가 참여한다. 대개 유명 브루어리다. 이들은 150여 종의 수제맥주를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서울에선 노원에 사업장이 있는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과 노원수제맥주협동조합이 참여한다. 여기에 이번 축제를 위해 준비한 ‘NBF시그니처 맥주’가 한 자리를 차지한다. NBF는 매년 축제를 진행할 때마다 관내 브루어리와의 협업으로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노원 외에 아쉬트리와 카페인신현리도 모습을 드러낸다.

경기도에선 가장 많은 브루어리가 참여한다. 가평의 크레머리, 남양주의 에잇피플, 동두천의 동두천브루어리, 수원의 펀더멘탈브루잉, 일산의 더테이블브루잉컴퍼니, 파주의 웨스트앤드, 하남시의 JH브루잉이 참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강원도에선 속초의 몽트비어와 속초맥주, 그리고 춘천의 감자아일랜드가 부스로 참여한다. 인천에선 칼리가리브루잉, 경북에선 안동브루잉컴퍼니, 부산에선 와일드웨이브가 각각 지역을 대표한다.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관내에선 공릉동도깨비시장, 상계중앙시장 등이 외부 브랜드와 함께 푸드트럭을 운영한다. 한때 활발한 방송으로 이름을 알린 유명 셰프 미카일도 특별 코너로 관람객들과 만난다.

메뉴는 꽤 다양하다. 순대볶음, 야채곱창, 수제핫바, 간장치킨, 매콤닭갈비, 한우떡갈비, 떡볶이, 해물야채전, 수제버거, 타코야끼, 피자, 큐브스테이크, 츄러스, 소고기초밥 등 듣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메뉴들이 15개 안팎의 푸드트럭에서 저마다 수제맥주와의 궁합을 뽐낼 예정이다.

노원수제맥주축제에는 18개 브루어리가 150여 종의 수제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김응구 기자

축제 첫날 초청공연에서 만나는 힙합 듀오 ‘다이나믹듀오’

이런 흥겨운 무대에 특별 공연이 빠지면 섭섭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초청공연 여덟 팀과 특별 초청 한 팀, 그리고 관내 대학동아리 여덟 팀이 출격을 기다린다. 초청공연에는 국내 힙합 듀오 다이나믹듀오가 출연해 잔뜩 흥을 돋울 예정이다. 첫째 날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다.

초청공연으로는 첫날 옐로위크(팝밴드), 밴드민하(록밴드)에 이어 둘째 날 소유(국악), 뮤럽(뮤지컬), 스위스 탄산수(요들밴드), 밴드 파이커(록밴드)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공연에 앞서 빈채(가요·팝)와 더 어쿠스틱(가요·팝)은 각각 2일과 3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관객이 참여하는 퀴즈쇼나 노래자랑 등으로 꾸민다.

대학동아리 연합공연에는 서울여대(소리마당·TIPSSY·S.E.L.), 서울과기대(세마치·소리사랑), 삼육대(클레시아), 광운대(PEGASUS·케미)가 참가해 록, 인디록, 어쿠스틱, 스트릿 댄스, K-팝 댄스를 연주하거나 보여준다.

6월 2~3일 열리는 노원수제맥주축제에 참가하는 수제맥주 브루어리. 모두 17개이며, 여기에 노원구 브루어리 협업 맥주인 ‘NBF 시그니처’도 함께 선보인다. 사진=노원구청

‘빗물맥주’ 시연과 ‘비어 도슨트’도 운영… 재미에 전문성 더해

축제 기간에는 수제맥주와 관련한 각종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주제는 ‘빗물(하늘물)’이다. 이를 재활용한 프로그램을 연계체험으로 경험해본다. 전문성을 위해 관내 환경단체와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우선, 빗물은 소중한 자원이고 활용 가치가 뛰어나다는 점을 알려주고, 이어 빗물로 만든 ‘하늘물 맥주’를 시연·시음해본다. 아울러 맥주 원료인 보리를 키워 안주로 활용하는 새싹보리 심기 체험도 해본다.

‘비어 도슨트(beer docent)’도 운영한다. 맥주의 개념·유래나 제조공정, 푸드 페어링과 관련해 전문가의 안내와 전시해설을 진행한다. 도슨트는 맥주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이며, 이를 위해 한국맥주문화협회와 협력한다. 2일에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3일에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다.

노원구는 관람객이 많이 몰릴 것을 대비해 환경과 안전에 특별히 신경 쓴다. 친환경 축제를 위해 브루어리나 푸드트럭에는 모두 다회용기(볼·컵·포크 등)를 지급해 이를 사용토록 한다. 특히, 안전 분야는 노원구가 관리 1순위로 여길 정도로 철저히 대비한다. 먼저, 미성년자 음주를 막기 위해 성인 확인 후 팔찌를 배부하며, 이를 착용하고 있어야 맥주 시음이 가능하다. 주취자가 발생하면 즉각 진행팀이 출동해 분리 조치한다. 필요시에는 경찰에 인계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화재 예방, 교통사고·음주운전 예방 등도 꼼꼼히 챙긴다. 이와 함께 화랑대 철도공원 내외부에 안전요원을 각각 배치해 수시로 상황을 파악하고 조치한다.

관내 대학 연계 프로그램으로 대학생 자원봉사 서포터즈도 운영한다. 이를 위해 노원구는 5월 8일 7개 대학교 학생대표로 구성된 노원구총학생회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노원수제맥주축제 추진위원회는 4월 3일 오전 10시 노원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추진위원회·기획단 위원 위촉식 및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노원구청

‘젊은 공간’ 꿈꾸는 노원구, 수제맥주축제가 좋은 기회

노원구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 수제맥주축제를 통해 무엇을 기대할까. 주제가 술(맥주)인 만큼 무척 조심스러운 이벤트지만 그만큼 관심이 많이 쏠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노원구의 초점은 ‘젊음’에 맞춰져 있다. 지역 명소인 경춘선숲길을 젊은이들의 성지로 만들고픈 것이다. 그들로 인해 공릉권역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 지역상권은 함께 뜨기 마련이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이는 곧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더 좋을 수 없다.

이를 위해 기획단계부터 축제 당일 운영에 이르기까지 지역 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수제맥주축제와 관련된 여러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이들을 참여시켜 하나의 단단한 연결고리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축제를 마치고 나면 성과를 토대로 향후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도 갖는다.

눈여겨볼 점은 수제라는 콘텐트다. 의미 확장이 얼마든 가능하다. 맥주나 먹거리는 물론 지역의 예술작가나 공방이 함께하는 창작 콘텐츠로의 발전 가능성이 깨나 크다. 한마디로 잘 짜인 ‘각본’인 셈이다.

이것이 결국 분야별 상호 이해 증진으로 이어지면 지속적인 협업도 점점 확대된다. 축제 이후에라도 기획~홍보~판매 등의 협업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를 통한 매출 증대와 상권 활성화를 꾸준히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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