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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브로콜리 속 원더랜드, 김인옥 개인전 ‘The story of wonderland’

갤러리 나우에서 7월 1일부터... ‘기다림’ 연작 신작으로만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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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3.06.22 16:04:14

김인옥,기다림,55x135cm,한지에 채색,2023. 이미지=갤러리나우

갤러리나우가 여러 결의 기다림 속에서 희망에 찬 정서를 표현하는 김인옥의 ‘The Story of wonderland’를 개최한다. 김인옥의 작품 20여 점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희망’에 대한 근간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1990년 초 시작된 ‘황금리 가는 길’과 ‘기다림’ 시리즈로 대표되는 그의 작업의 공통된 기조는 일상의 면면에서 사색을 통해 얻은 마음의 풍경이다. 동양화의 안료를 반복적으로 겹겹이 쌓아 순도 높게 그려내는 그의 원더랜드 속에는 사소한 존재의 거대한 해석이 재미를 더하고 희망적인 꿈을 꾸게 한다.

그녀의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지금 이 순간이 꿈결처럼 느껴지고 사랑스러움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피어 오른다. 산 같은 거대한 브로콜리, 달콤한 솜사탕 같은 모양의 날아다니는 나무들, 청량감이 감도는 공간들, 그리고 새 인생을 시작하는 눈부신 신부처럼 아름다운 케이크로 드러난다.

그녀의 이야기의 시작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서 비롯 되었다. 1990년 이전까지 반추상 작업에 집중했던 작가는 이후, 작업실을 항금리로 옮기면서 ‘기다림’에 대한 내용을 확장시켜 나갔다. ‘누구나 행복을 기대하지, 불행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돌아갈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는 없지만, 미래의 꿈은 기다릴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을 반영하듯이 화면은 단정적인 형상보다는 완만하고 둥근 모양들로 이루어져 있다.

2008년경 베이징에 거주할 당시, 그녀의 채색화 작업에 대한 낮선 곳에서의 의외의 좋은 반응은 오랜 시간의 인고를 딛고 견뎌온 동양화 작가에게 자신의 작업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현실적인 계기가 되었다.

김인옥,기다림,131x194cm,한지에 채색,2023. 이미지=갤러리나우

작가에게 있어서 ‘기다림’은 중의적인 표현이자, 복합적인 표현의 단어이다. 50년대생, 여성이자 작가인 그녀가 그 시절 통과 의례처럼 살아온 일생의 여정 속에서 그림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서양화가 중심이 된 미술계에서 차분하게 동양화가로서 화업을 쌓아 올려왔던 아티스트로서의 인내, 그리고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양평의 작업실을 오가며 길에서 보냈을 수많은 물리적 시간 속에서 보고 느꼈던 정서를 포함한다.

그녀가 그렇게 보내온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 그녀의 원더랜드(wonderland)는 잔잔하면서도 열정적이고 희망적이다. 어느 삶이, 어느 인생이 만만할 수는 없는 일, 미지의 장소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에도 희망(Hopefulness)을 노래하며 삶의 정수에 가까이 온 작가의 원더랜드인 것이다. 작은 브로콜리 속 숨겨진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거대한 비행기와 파라솔처럼 유머를 더한 원더랜드 말이다.

 

과거 전시를 통해 ‘항금길 가는 길’과 ‘기다림’을 함께 선보여 왔다면, 이번 전시는 ‘기다림’ 연작 신작으로만 구성되었다. 작품 속의 ‘종이배’ 역시 기다림의 시간성을 내포하는 기나긴 항해의 상징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포괄적 의미의 기다림을 한 화면에서 보여주고 싶었다는 작가는 사회적인 역할을 충실히 다져온 이 시점, 또 다른 미래형의 기다림을 시작하는 전시로 남기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전시는 7월 1일부터 2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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