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8.07 09:32:14
열악한 환경으로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 구원 투수로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당초 잼버리 후원사로 참여한 삼성을 비롯해 다른 기업들이 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결국 정부가 아닌 기업들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앞서 스카우트 전 대원들에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배터리 팩)를 지급하고, 지난 주말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 지원 ▲건강 음료 20만 개를 제공한 삼성은 오늘(7일)부터 ▲임직원 150명을 투입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하는 등 추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삼성 임직원은 현장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자원봉사자들의 환경미화 활동을 돕고, 잼버리에 참가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평택 또는 화성 반도체공장 ▲수원 삼성이노베이션 뮤지엄(SIM) 견학 프로그램을 스카우트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하루 55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의사 5명, 간호사 4명, 지원인력 2명 등 총11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은 5일 오후 현장에 도착해 즉시 진료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 의료지원단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 소아전문 인력이 포함됐으며, 응급의약품이 구비된 진료버스 1대와 구급차 1대도 함께 지원했다. 삼성 의료지원단은 행사가 끝나는 12일까지 의료 봉사를 이어간다.
삼성물산은 잼버리 운영 인력들이 현장 내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산하 골프장을 통해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지원했다. 삼성물산이 지원한 ▲에어컨 장착 간이 화장실 7세트 ▲살수차 5대 ▲발전기 5대도 5일 현장에 설치돼 곧바로 가동을 시작했다.
LG는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들이 힘을 모아 물품을 지원한다. LG는 생수 3만 병과 이온음료 2만 병 총 5만 병을 지원할 계획이며, 넥쿨러 1만 개를 비롯해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 등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LG는 냉동탑차 6대 투입을 지원하는 한편, LG유플러스는 대회 기간 동안 무료 충전스테이션을 상시 운영하고,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G 무선 와이파이 라우터, 유선 와이파이를 지원했다.
아울러 LG는 ▲푸드트럭을 활용한 빙수 제공 등의 추가 지원 방안과 ▲가전과 로봇, 디스플레이, 전장 제품과 배터리 등 LG 미래기술과 핵심 주력제품이 있는 전시장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이노베이션갤러리 견학 ▲LG전자 창원·구미 사업장의 스마트팩토리 견학 및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생태수목원인 화담숲의 자연 생태 체험 등 관광 및 체험 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유통기업들도 지원에 나섰다. SPC그룹은 5일부터 행사종료일까지 매일 파리바게뜨 아이스바와 SPC삼립 빵 각각 3만 5000개씩을 참가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4일 저녁, 얼음 생수 8만여 병을 잼버리 현장으로 긴급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5일부터 6일간 매일 약 10만개의 생수를 지원키로 했다. 이마트는 생수 이외에도 잼버리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물품 지원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성다이소는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쿨 스카프’ 4만 5000여 개를 긴급 지원한다. 쿨 스카프는 차가운 물에 적셔 사용하는 ‘냉감 스카프’로, 야외 활동 시 목에 두르면 열을 식혀 줄 수 있는 상품이다.
GS25는 긴급 구호 물품으로 냉동 생수 일 4만개를 제공한다. 해당 물품은 새만금 지역에서 진행되는 잼버리 영지내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에게 4일부터 생수를, 6일부터는 냉동 생수 공급을 시작했다. GS25는 긴급 냉동 생수 제공 및 냉동/ 냉장 차량 지원을 결정했으며, 잼버리 6개 허브 매장 중심으로 그늘 텐트, 핸드폰 무료 충전, 냉방을 위한 설비를 추가 지원하고 있다.
세계의 높은 관심과 기대 속 시작한 잼버리는 연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개막 초기부터 폭염에 따라 온열 질환자가 속출했고, 비위생적인 화장실, 부실한 식사 등으로 논란이 됐다. 2일엔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으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안이)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대응해 더욱 논란이 커졌다.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400여 명의 청소년과 인솔자를 보낸 영국 대표단은 조기 퇴소의 뜻을 밝혔고, 미국 또한 철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회 공동주최 기관인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잼버리 대회 중단을 권고했으나,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예정대로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K팝 공연이 폐영식이 열리는 11일로 미뤄지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당초 K팝 슈퍼 라이브엔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엔믹스, 스테이씨, 피원하모니, 이채연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장소 또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결정되면서 이 시기 홈경기를 앞뒀던 프로축구 전북 현대 구단은 의도치 않게 일정과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위기 때마다 꼭 정부가 아닌 삼성이 등판해 해결하더라”, “정부는 그 많은 예산은 다 어디에 썼냐”, “우리나라 기업들 훌륭하다”, “국가적 망신”, “사고는 정부가 치고, 수습은 기업들이 하고”, “기업들이 애국한다”, “정부는 삼성이 자국기업이라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삼성 응원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