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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조기 철수…폭염·태풍뿐 아니라 이것도 문제였다…네티즌 경악 속 여야는 '네 탓' 공방

벌레·위생·음식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져…K팝 공연 일정도 계속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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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8.08 09:49:25

행사장에서 창궐한 벌레 떼에 물린 한 참가자의 다리. 사진=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7일 전북 부안 야영지를 떠나기로 결정한 가운데 조기 철수 결정 이유에 폭염과 태풍 카눈뿐 아니라 벌레 물림 환자가 속출하는 등 열악한 환경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후의 일정도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여야는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한 외국인 참가자는 5일 ‘잼버리 내부 상황을 알린다’며 다리 전체가 벌레에 물린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벌레에 물려 빨갛게 부풀어 오른 한 참가자의 모습이 보인다. 발목 부위엔 수포도 잡혀 있다.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을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을 태우기 위한 버스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형 주차장에 집결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에 물린 것으로 전해졌다. 화상벌레는 길이 6~7㎜의 개미와 비슷하며, 자극을 받으면 페데린이라는 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특히 피부에 스치거나 닿기만 해도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고 피부발작과 물집이 일어나기 때문에, 벌레 발견 시 손으로 잡거나 사체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모기약 등 살충제를 뿌려주는 게 좋으며, 만약 살에 닿았다면 입으로 불거나 벌레가 옮겨 갈 만한 종이를 대서 제거해야 한다. 만약 벌레에 물렸다면 항히스타민 연고를 발라줘야 한다. 화상벌레는 주로 빛에 반응하는데 밤에 조명이 켜진 야영장에 있었던 참가자들이 표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상벌레뿐 아니라 야영장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에서 생긴 모기도 기승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안군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행사 관계자들이 세계 각국 대표단이 문화를 홍보하는 부스 앞에 설치된 그늘막을 해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7일 새만금 잼버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잼버리 참가자 중 1296명이 영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증상별로는 ‘벌레 물림’ 368명(28.4%), ‘일광화상’ 180명(13.9%), ‘피부병변’ 88명(6.8%), ‘온열손상’ 56명(4.3%)이 꼽혔다.

 

벌레 문제뿐 아니라 위생과 음식에 대한 문제도 불거졌다. JTBC는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대표단 인터뷰 등을 통해 잼버리에서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이 문제들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오른쪽)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브리핑룸에서 잼버리 야영지 철수 계획 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 대표는 로이터통신,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화장실을 충분히 자주 청소하지 않는 점이 걱정됐다. 그곳은 안전하지 않았고 쓰레기도 쌓여 있었다”며 “음식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 특히 필요한 음식을 얻지 못해 적게 먹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것이 청소년들과 성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 현장엔 그늘이 부족했고, 의료 서비스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회 공동주최 기관인 세계스카우드연맹의 잼버리 대회 중단 권고에도 계속 진행 의지를 밝혔던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결국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자 조기 철수 계획을 7일 오후 발표했다. 정부 등에 따르면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장을 빠져나갈 예정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철수 과정에서도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K팝 공연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가, 다시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으로 장소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팝 공연은 당초 6일 새만금 야영지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안전 우려 등에 따라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출연진도 일부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걸그룹 뉴진스가 출연을 확정했고, 보이그룹 세븐틴 등에 대한 섭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주목받았던 방탄소년단(BTS)는 일부 멤버가 군에 입대한 상태라 출연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잼버리 준비 부실 사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여야는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23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것은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삼았을 정도로 준비에 집중했다. 민주당이 제대로 된 공당이라면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들의 과거 실정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계·하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적 모습으로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는지 한탄스럽다”며 “남 탓이 우리나라에서는 혹시 통할지 모르지만, 세계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실효적 대안을 신속하게 만들어서 집행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응수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가장 피해자는 잼버리 참가자들”, “이 와중에도 니가 잘못했다 싸우고 있네”, “태풍 때문에 콘서트도 못 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해도 되나”, “세계에 망신살 뻗쳤다”, “폭염에 벌레에 정말 힘들었을 듯”, “부산 엑스포까지 영향줄까 우려된다”,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이 와중에도 싸우고 있네”, “다들 꼴도 보기 싫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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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BTS  이재명  김기현  태풍 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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