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국내 통화량이 3800조 원을 넘어서며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 이후 지속돼 온 통화량 증가세 둔화 움직임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는 은행 수신금리 상승에 정기예적금이 늘었고 주식형 펀드 등 수익증권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광의통화(M2)는 전월 대비 17조9000억 원(0.5%) 증가한 3803조3000억 원(평잔·계열조정기준)을 기록했다. 2월 이후 석 달간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증가로 반전된 것으로 1년 전보다 2.4% 늘어난 수치다.
금융상품별로는 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적금이 9조5000억 원, 주식형‧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증권이 6조6000억 원, 기타 6조5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금전신탁(-4조3000억 원)과 요구불예금(-2조9000억 원) 등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5조1000억 원)와 기타금융기관(4000억 원)이 증가했고, 기업(1조2000억 원)과 기타부문(1000억 원)은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M2 증가세는 최근 예금 금리 상승과 증시 자금 유입에 영향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를 중심으로 정기 예적금이 증가했고, 수익형 증권 투자가 늘었다”면서 “6월 말로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가 종료되면서 은행들의 수신 경쟁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시중 통화량’이라고 부르는 광의통화(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현금이나 다름없는 개념인 협의통화(M1)에 만기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CMA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한편 6월 중 협의통화(M1·평잔)는 결제성 예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1175조9000억 원으로 5월보다 3조3000억 원(-0.3%) 감소했다.
광의통화에 만기 2년 이상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평잔)은 5218조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18조8000억 원(0.4%) 늘었다. 금융기관 유동성에 유동성 금융상품을 더한 광의유동성(L·말잔)은 6632조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49조1000억 원(0.7%) 늘어났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