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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 원로부터 젊은 작가 6인이 그리는 채색화 전시 열어

이숙자·김인옥·유혜경·이영지·이진주·김민주 작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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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9.18 14:11:06

이숙자, ‘백두산의 새벽’. 순지에 암채, 390.9x162cm. 2000. 사진=선화랑

선화랑이 ‘현실과 환타지를 소요(逍遙)하다: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라는 주제 아래 6인의 그룹전을 다음달 14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김이순 미술평론/홍익대교수가 기획했다.

전시는 최근 한국 화단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채색화의 약진’에 주목한다. 역사가 길지만 한국 화단에서 수묵화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채색화의 붐 속 특히 ‘자연 풍경화’의 부상에 주목한다. 전시는 이숙자(1942년생), 김인옥(1955년생), 유혜경(1969년생), 이영지(1975년생), 이진주(1980년생), 김민주(1982년생) 작가 등 80대 원로작가에서부터 30~40대 젊은 작가들까지 초대해 이들이 바라본 자연 풍경을 한자리에서 살펴본다.

김이순 미술평론/홍익대교수는 소개글을 통해 이번 전시의 주안점을 짚었다. 먼저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이 지닌 채색화에 대한 인식을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흥미롭게도 이들 간에 채색화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조금씩 다르다고 짚는다.

김인옥, ‘항금리 가는 길’. 한지에 채색, 50x180cm. 2022. 사진=선화랑

그에 따르면 비교적 원로작가들은 전통 채색화의 재료와 기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가 하면 신세대 작가들은 전통 채색화의 경계를 넘어 독자적 방식으로 채색화를 구사하고 있다. 주제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경험하고 상상하는 다양한 세상을 표현한다.

김이순 교수는 “이숙자는 일찍이 ‘한국화’ 정립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채색화를 통해 한국성을 모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작가다. 이에 비해, 김인옥의 경우는 채색화에서 한국적인 정체성을 찾으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통 채색 안료와 기법을 고집하면서 정통 채색화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작가”라고 했다.

이어 유혜경과 이영지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들은 자신의 심상과 감정을 표현하기에 여타의 매체보다 더 적합하다는 판단하에 전통적인 채색 안료를 선택한다. 채색화 제작 과정이 매우 수고스럽기는 하지만, 효과 면에서 그런 어려움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통적 재료와 기법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초대 작가 중 가장 젊은 작가인 김민주는 수채화 물감이나 과슈, 아크릴 물감, 파스텔 등 여러 재료를 사용하면서 채색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한다. 또 이진주는 전통 안료에 아크릴 물감을 혼합하여 만든 자신만의 고유한 수제 물감인 ‘검은 색(JBblack)’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이진주, ‘하얗고 부드러운’. 광목에 수간채색, 수제 이정배 블랙물감, 44x34cm. 2023. 사진=선화랑

각자의 표현 방식은 다를지언정 전시는 작가들이 즐겨 다루는 자연 풍경의 내용을 공통적으로 ‘소요유(逍遙遊)’로 읽는다. 김이순 교수는 “소요는 ‘장자’에서만 보이는 특징적 개념으로, 세상사에 참여하기보다는 자연 속에 묻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즐겁게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유(遊)’ 개념과 관련된다”며 “여기에서 ‘유’는 단순한 유희를 의미하지 않고 자유로운 활동을 승화시킴으로써 얻는 정신의 해방을 의미하며, 세속에 살면서도 세속적인 것이나 인위적인 것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신의 자유를 추구함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소요유에 대한 지향은 인간 누구에게나 내재된 보편적 욕망이며, 특히 복잡한 현실의 고통에서 자신을 지켜줄 도피처를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에게 절실한 태도”라고 짚었다.

전시는 이처럼 자연을 따뜻하면서도 내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성 작가군을 소개하며, 이들이 자신의 주변을 바라보고 느낀 감정을 어떤 세련된 감각과 상상력으로 표현하는지 보여준다.

김이순 교수는 “고대부터 자연은 화가들의 중요한 표현 소재였다. 그러면서도 그 표현의 폭은 매우 넓다”며 “동양화에서 자연이라면 으레 수묵산수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채색화가들이 자연을 바라본 다양한 시선과 감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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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  채색화  이숙자  김인옥  자연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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