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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국어‧수학 9월 모평 수준 대비해야”

“카르텔 형성한 적 없어… 관련 부처, 학교 밖 현장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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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8호 한원석⁄ 2023.10.05 14:40:18

@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가 종로학원 로고를 배경으로 서 있다. 사진=종로학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발표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특히 이번 수능은 첨단분야 학과 신설·증원과 의대 쏠림 현상 등으로 ‘N수생’ 응시 비율이 3분의 1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정시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년 가까이 입시 전문가로 일해온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에게 올해 대입 준비 전략을 들어봤다.

- 회사 대표이자 입시전문가로 활동하느라 요즘 바쁠 것 같다. 특히 올해 킬러문항 배제 발표 때문에 정신없을 것 같다.

“수능을 준비하느라 일요일도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잘 마무리하고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도 보고 결과도 나와서 어려운 문제는 어렵다고, 쉬운 문제는 쉽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골탕을 먹이는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된 배경으로 학원이 지목되는 것은 좀 의아하다. 다른 회사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종로학원의 경우) 어려운 문제가 수능에서 출제되고 유형도 매년 달라지는 상황에 대응할 뿐이었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는 근본적 원인이 학원에 있다고 하니 솔직히 선뜻 납득하기 힘들다.”

-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를 어떻게 평가하나?

“고난도의 킬러 문항이 배제되면 (수능이)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가 빠지면 가장 쉽게 느껴지는 과목은 수학이다. 수학은 주관식 문항이 출제되고 나머지 과목은 5지선다형으로 모든 문제가 출제되는데, 어려운 주관식 문제는 찍을 수도 없다.

실제로 킬러 문항이 빠지면서 수학 과목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9월 모의평가(모평)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통합수능 이후 평가원 시험으로는 가장 낮은 144점을 기록했다. 1등급 구간 내 점수 차도 9점차(최대 144‧최소 135점)로 통합수능 이후 가장 작은 격차를 나타냈다.

이에 수학 만점자는 지난해 본수능에서 934명, 6월 모평에서 648명이 나왔는데 9월 모평에서 2520명으로 4배 정도 크게 늘었다. 통합수능 이후 수학의 상위권 변별력이 가장 낮아진 것이다. 배점 4점인 주관식 문항이 쉬워질 경우 최상위권에서는 만점자 속출 등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이 확인됐다.

지난 6월 4일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이 개최한 ‘6월 모평 가채점 토대 2024 주요대 및 의학계열 수시, 정시 합격선 전망 설명회’에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종로학원

반면 국어 과목의 경우 킬러 문항이 빠짐에도 지난해 수능에서 371명, 6월 모평에서 1492명이 나왔던 만점자가 135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9월 모평이) 상위권에게도 어려웠다는 얘기다. 6월 모평의 1등급 구간 내 점수차가 6점에서 12점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가 주요 변수 과목으로 부상한 것이다.

영어는 6월에 7.62% 나오던 1등급 인원이 4.37%(1만6341명)로 거의 절반 가까이 줄면서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적은 인원을 기록했다. 어려운 지문이 빠지면서도 6월 모평에 비해 2배 정도 난이도가 올라갔다는 의미다. 국어와 영어 과목만 놓고 보면 킬러 문항이 빠지고 변별력은 늘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이 너무 어렵고 국어는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돼 과목간 불균형이 심했는데, 이번 9월에서는 국어, 수학 과목간 점수 차가 지난해 11점에서 2점으로 줄어들어 과목간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국어 난이도를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높여 표준점수를 높이고, 반대로 수학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춰 표준점수를 하락시키는 방향으로 점수차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어, 영어는 더 어려워졌는데 이러한 난이도가 실제 수능에서도 의도된 대로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수험생 입장에서 국어, 수학은 9월 모평 수준으로 난이도 조절이 필요해 보이고, 영어는 이번 모평에서 1, 2등급에 진입하지 못한 학생들도 본수능에서는 난이도 조정으로 1, 2등급대 진입 학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약 9만 명 가까운 학생들이 반수로 수능을 치루게 되는데 모의고사를 보지 않았던 반수생들의 성적이 어떨지도 지켜봐야 한다.”

- 교육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과 보람된 점이 있다면?

“사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어떤 때는 사교육과 공교육이 같이 가야하고 보완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교육의 목소리, 상위권, 하위권 학생들에 대한 사교육의 보완적 기능도 중요하다고 평가를 할 때가 있다. 그러다 갑자기 망국병, 카르텔, 사회적으로 금기시하는 집단으로 한순간에 전락한다. 그럴 때면 사회적 시선 또한 매우 따가워진다. 언제까지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돼야 할지 답답한 심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그에 따른 변화, 공부방식 등의 변화로 학습효과가 급격히 개선돼 학생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볼 때 나름 보람을 느낀다. 사교육도 공교육 못지않게 현장의 사람들도 대단히 많은 노력을 하고, 관련 법규를 지켜가면서 최고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알아줄 때가 가장 큰 보람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종로학원


- 정부 당국이 ‘사교육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고 나섰다. 일선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 억울한 점이 있다면?

“6월 말부터 대략 3개월간 세무조사 등 많은 조사를 받았다. 요구하는 서류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하고, 직접 가서 설명도 하느라 직원 모두가 다 분주했다. 지금도 자료 요청에 응하고 있다. 이 분야에 한 30년 가까이 있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대형 학원에서 운영하는 모의고사는 수십 년 전부터 있어왔다. 이러한 모의고사는 전면 공개돼 일반 수험생이라면 모두가 접해볼 수가 있고 평가받을 수 있다. 모의고사에서 수능 문제가 출제됐다면 난리가 난다. 조금만 문제가 유사해도 어느 교재 몇 페이지에 나와 있다고 SNS에 바로 올라온다. 평가원에서도 문제출제에서는 대형입시업체 모의고사는 철저하게 스크린하고 있고, 교재까지 입수해서 확인한다고 한다. 심지어 수능 직전에 학생들에게 주는 프린트물까지 암행으로 입수해서 체크한다고 한다.

학교, 교사 등과 결탁해서 (학원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아니다. 모의고사에서 수능 출제위원이 직접 문제를 제작했다는 홍보를 하는 것도 마케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의고사 문제가 시중에 나오기 때문에 저작권 관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이유로 관련된 법적 이해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 집필을 의뢰했다. 특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결코 카르텔을 형성하지 않았다.”

- 정부 입시정책 부처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교육도 하나의 기업으로 관련 법규를 지켜야 한다. 애매한 관련 규정과 법규에 대한 해석은 관련 당국으로부터 세밀한 지도도 받아야 하는 등 관련 부처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관련 부처가) 재수생들만을 가르치는 학원들의 통계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고3, 수험생 학부모, 학교현장 선생님들의 현장 이야기들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학교 밖의 재수생, 삼수생, 학원 강사, 입시업체에서 이 분야만 계속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문제 제기들도 중요한 현장의 목소리다. 수능 수험생 중 재수생이 30% 중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문제를 보더라도 고3의 반응과 재수생의 반응은 다를 수 있다. 고3은 어렵게 평가하는데 수능에만 전념하는 재수생은 쉽게 평가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장의 고른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보다 더 안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돌발적인 상황 변수들에 대한 대처와 문제해결도 신속해질 것으로 본다.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대입제도 개편도 이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지난 6월 1일 시행된 2024대입 6월 모평 당일 저녁 종로학원 회의실에서 임성호 대표와 종로학원 스태프들이 분석 회의를 열고 토론하고 있다. 사진=종로학원


- 종로학원은 입시 관련 탁월한 분석력으로 유명하다. 전문입시학원으로 특화된 면이 있다면?

“입시가 정말 복잡하다. 데이터없이 단 10분도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왠만한 정보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학부모들이 이미 다 알고 있다. 어쩌면 학원의 상담직원보다 정보력에 있어 더 위에 있을 수 있다. 학부모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얻을 수 없는 가치있고 정말 필요한 고급 데이터를 생성하지 않고서는 존재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통계수치가 지나칠 정도로 방대하게 존재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추세적인 상황, 변화, 타사에서 없는 정보가치가 있는 통계 데이터, 빅데이터가 핵심 가치이다. 이 핵심 가치를 기본으로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새로운 기술력이 가미돼 정보 전달 체계가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은 전문분야에서 매일처럼 새롭게 쏟아져 나온다. 우리 같은 기업은 남들이 생성해낼 수 없는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 생성에 수십 년을 투자해오고 앞으로도 이에 집중하고 있다. 종로학원 스태프들은 스마트해서 핵심정보 가치발견이 빠르고 분석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의 데이터수집 능력도 체계적이고 숙련돼 있다.”

- 대표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교육기업에서 하는 모든 행위는 소비자인 학생, 학부모에게 가치가 있어야 한다. 가치 또한 논리적이고 팩트에 입각해야 한다. 모든 서비스 제공 형태가 논리와 팩트에 입각한 상품과 정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기업의 문화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기업의 문화를 만들고 싶은 것이 철학이다.”

- 향후 계획과 구체적 사업 방향이 있다면?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초‧중‧고, 대입 전 분야에서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교육사업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책 방향과 일치해야 한다. 모든 사업의 구조와 방향이 개편될 수도 있다.

이러한 탄력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기초 마련에 우선 역점을 두고 있다. 어떠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 조직 기반을 구축하는데 우선 역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교육정보 전달 세계적 박람회, 새로운 유형의 교육장을 만드는 것을 종로학원 스태프들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목동 종로학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종로학원


- 몇 주 남은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모든 역량을 다해 최선을 다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단 돌발적인 상황 변수도 시험장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위기상황 발생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그에 따른 상황 대처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도 대비하고,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롯데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1996년부터 교육업종에서 일해왔다. 이후 ㈜종로학원 대표이사, ㈜종로학력평가연구소 대표이사, ㈜하늘교육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EBS 정책자문위원, 이코노미스트 자문위원, 한국경제신문 교육칼럼니스트 등을 겸했다. 집필한 대입·고입 관련 저서로는 ‘이렇게 해야 특목고 갈 수 있다(2007)’, ‘엄마가 세우는 대학입시 성공전략(2014)’, ‘의치대 학년별 로드맵(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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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평  국어 수학  대입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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