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신간] 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  

cnbnews 최영태⁄ 2023.11.02 16:14:57

이치가와 사오 지음 / 허블 펴냄 / 140쪽 / 1만 2000원

일본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가와 상’의 2023년도 시상식이 지난 7월 19일 열렸다. 올해로 제169회째다. 수상자 이치카와 사오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올랐다. 놀랄 정도로 바싹 마른 몸매에 말을 할 때면 목에 꽂힌 기관절개 호스를 눌러야 하는 그녀였지만, 대답은 유머가 넘쳤다.

그녀는 “어째서 2023년에 이르러서야 중증 장애인이 최초로 수상하게 됐는지 모두가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장애인을 배제한 채, 그리고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크게 보급되는 시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을 주축으로만 움직이는 일본 출판계를 그녀는 비판하면서 ‘독서 배리어 프리’(책을 읽는 데 장애가 없음)를 호소하는 그녀의 모습은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그녀의 수상작 ‘헌치백’은 출간 한 달 만에 20만 부가 판매되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중증 장애인 작가가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의 내용도 파격적이다. 주인공은 중증 척추 장애인 여성 샤카다. 그녀가 남성 간병인에게 “내가 임신하고 중절하는 걸 도와주면 1억 엔을 줄게요”라고 제안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이지만, 9명의 심사위원은 만장일치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 작품에 대해 일본의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는 “약자인 작가가 약자의 이야기를 썼을 터인데도 이곳에는 털끝만큼의 약함도 없다”고 평했다.

번역을 맡은 양윤옥은 “특히 마지막 부분의 짧은 글로 소설 전체를 뒤엎는 또 다른 세계가 입체적으로 변환하면서 전혀 다른 가정을 펼쳐갈 수 있다는 게 대단합니다. (중략) 기적의 명작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썼다.

관련태그
이치가와 사오  아쿠타가와상  문학상  헌치백  척추장애인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