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영풍제지는 거래재개 이후 6거래일 연속된 하한가 기록을 일단락지었다. 영풍제지 주가는 이날 11.47%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로써 영풍제지 주주를 비롯해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대출해 준 금융사들도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주가 조작 논란으로 지난 19일부터 주식 거래가 차단됐던 영풍제지는 지난 26일 거래 재개된 바 있다. 거래 차단 이전인 이달 18일 3만3900원을 기록하던 주가는 26일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를 보이며 2만3750원으로 29.94% 감소했고,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4400원대로 주저앉았다. 1일 오전 9시 가격제한폭(-29.99%)까지 떨어지며 5720원에 마감됐던 주가는, 2일에도 전일 대비 29.90% 감소하며 4010원에 거래됐다. 이로써 영풍제지는 2015년 6월 하루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역대 최장 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6거래일만에 상승전환됐다. 영풍제지는 이날 개장 직후 형성된 시초가 3800원부터 상승 전환하며,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영풍제지 주가는 전일 대비 460원(11.47%) 증가한 447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개장 이후엔 6분 만에 거래량 4700만주를 기록하며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VI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변할 때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제도다.
한편, 영풍제지의 하한가 행진에 금융사들의 손실폭 확대 문제도 함께 붉어진 바 있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은 영풍제지 주식 166만6667주를 담보로 100억원을 대양금속에 빌려주며 손실 위기에 놓였다. 농협은행의 대출금액을 주식 수로 나눈 주당 주가는 약 6000원이다. 현재 4400원대로 추락한 주가로 농협은행은 이미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 27억 원에 달하는 손실액이 추산된다.
대구은행 역시 주식 1112만5000주를 담보로 340억원을 대양금속에 빌려줬는데, 대출금액을 주식 수로 나눈 주당 주가는 3060원이다. 대구은행은 이날 영풍제지가 4400원 수준에서 하락세를 마감하고 강세를 띄며 손실액 발생 우려는 일단락 된 양상이다.
이 밖에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의 손실은 6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으로 확대됐다. 2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키움증권 계좌가 시세조종에 악용됐는데 회사 측은 영풍제지 거래정지 다음 날이었던 지난달 20일 공시를 통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는 주가조작 일당이 지난달 17일 기준 8000억원 규모의 영풍제지 주식을 보유했는데, 4900억원가량을 키움증권에서 미수거래(초단기 대출)를 통해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증권가에선 영풍제지로 인한 키움증권의 최대 손실액을 3900억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한가 기록이 장기화 된다면 손실액은 더 커질 수 있는데, 일단 이날 하한가 행진이 종료되며 키움증권의 미수금 손실 규모도 확정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서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해 서울남부지검에 통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19일부터 매매거래 정지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조치를 취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거래 정지를 해제했다.
영풍제지의 매매 거래 정지 조치를 해제하는 이유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울남부지검이 금융당국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가조작 대상, 출국금지와 압수수색, 체포,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피의자가 기소 전에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등 조치를 취했다”며 “이에 매매 거래 정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