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0호 이윤수⁄ 2023.11.13 14:21:35
MZ 세대들의 발걸음이 서울 성수동으로 향한다. 홍대, 압구정, 이태원이 아니다. 성수동은 최근 젊은 세대가 드나들며 거리 곳곳에 활기가 넘친다. 다양한 상권이 생겨났고, 예술가들이 모여 새로운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성수동만의 문화가 만들어졌고, 그 중심에 서울 성동문화재단이 있다.
성수동이 뜨자 성동문화재단이 더 바빠졌다. MZ 세대와 함께 젊어진 성수동을 문화 중심지로 바꾸기 위해, 글로벌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문화도시 성동'이라는 비전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에 맞춰 독창적인 콘텐츠를 기획해 CT(Culture Technology) 문화도시 브랜드를 내세우며 발전시키고 있다.
윤광식 대표이사는 “아시다시피 성수동은 과거 공장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숲이 들어오고 지식산업센터 및 소셜벤처가 들어선 이후 거리 곳곳에 카페가 생기고, 매일 새로운 팝업스토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수동은 이제 젊은이들의 거리로 자리 잡게 됐죠. 특히 젊다는 건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성수동은 젊은 동네이면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윤광식 대표이사는 ‘뉴욕의 브루클린’ 처럼, 성수동이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릴 수 있도록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이사와 성수동과 '크리에이티브×성수' 축제 등에 관해 이야기 나눠 봤다.
-서울 성수동은 현재 MZ 세대에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수동을 중심으로 현재 서울 성동구는 세계를 움직이는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과 대기업들이 성수동에서 하루에도 수십 개의 팝업 스토어를 열리고 있으며,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또 오프라인 이외에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온라인으로도 문화가 송출되며 전 세계로 성수동이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성수동은 더욱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동네이며 잠재력이 있는 동네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성수동으로 모이고 있고, 기업이 모여 트렌트가 만들어지니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동문화재단 취임 후 처음으로 기획하셨던 프로그램은 무엇이었나요?
“제일 먼저 했던 프로그램으로 공예인들을 위한 프리마켓을 선보였습니다.
공예라는 예술은 정말 다양합니다. 한지공예부터 시작해서 유리, 금속, 도자기, 나전칠기 등 다양한 공예로 나눌 수가 있어요. 이분들의 공예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중에 가장 좋은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 봤어요. 그랬더니 관공서의 앞마당이 떠올랐습니다. 관공서는 주말에 쉬니까요. 그래서 그 관공서 앞마당인 빈공간을 프리마켓 장소로 활용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후 성동구 지역 공예 단체를 조사했어요. 꽤 많은 단체를 확인 후 홈페이지에서 공예 업체 신청자를 받고 한 달에 한 번씩 공예 장터를 열었습니다. 이후 40여 개의 공예 단체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크리에이티브×성수' 때는 100여 곳의 공예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소품과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성동구는 아기자기한 카페나 레스토랑도 많더라고요. 주변 상권과 함께 시작한 문화 프로그램도 있을까요?
“성동구는 젊은 친구들이 찾는 퓨전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이 상당히 많아요. 그리고 레스토랑에 주변 예술가들이 모여 음악회 및 다양한 작은 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재단에서 지원 약속을 하고 작은 음악회를 열자고, 소규모 행사를 진행하던 식당에 요청했어요. 그리하여 성동구 주변 식당에서 클래식 음악회가 열리게 되었고, 지금은 분기마다 거점 식당 별로 돌아가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첫 성동구 작은 생활 문화권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성수동을 중심으로 '크리에이티브×성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축제가 재미있는 발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던데요.
“성수동 전역을 테마파크로 만들고 싶다는 기획위원회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었죠.
최근 한 게임 업체가 지역 상권과 연계해 미션을 수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다양한 콘텐츠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온·오프라인으로 연결된 축제를 보니, 이런 축제를 만들어도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축제적인 형태가 들어가야 하니까 서울숲에서 진행하는 재즈 페스티벌을 가져왔고요. 오픈된 공간에서 해야겠다 싶어서 연무장길과 성수이로를 임시 통제하고, 지역 상권과 협조하여 가게안에서 악기 연주를 하고 공연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축제적인 요소와 함께 박람회적 요소를 추가해 축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수동에 알맞은 축제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크리에이티브×성수’에 참여할 기업을 찾기 시작했어요.
축제를 진행하기 전 성수동 기업들의 업태를 분석해서 이번 축제와 알맞은 기업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문화 콘텐츠 기업이 수백여 개의 회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분류 작업을 통해 절반의 숫자로 줄였어요. 그 후 줄인 업체들과 직접 연락을 해서 더 줄여나갔죠.
이후 우리와 어울릴 수 있는 업체를 다시 뽑아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크리에이티브×성수'와 함께할 기업을 100여 곳을 선정해 기획위원회를 만들고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또 어떤 축제를 만들어야 하는지 기업들과 고민에 빠졌습니다.
기업들과 함께 성동구에 알맞은 축제를 위한 레퍼런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축제 박람회를 모두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기획위원의 제안으로 성수동의 잠재력과 가장 유사한 축제를 찾았습니다. 바로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진행하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라는 행사였어요.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는 1986년부터 축제로 시작된 전 세계인들 특히 문화기획자들한테 2013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지역 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히피족의 고유 음악을 박람회 형태로 시작되었지만, 공연기획자들이 콘텐츠와 컨퍼런스의 기능을 넣으면서 음원시장으로 바뀌고, B2B, B2C 등의 형태로 점점 변화했어요.
사실 축제는 주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고, 박람회는 기업적 성격이 더욱 띤다고 생각합니다. 박람회적 성격을 띤 축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형태로 우리만의 축제인 ‘크리에이티브×성수’를 만들어보자 의논 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성수’를 기획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지속가능성과 발전 가능성. 두 가지의 가능성을 만족하며, 지역을 상징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자체에서만 담당하면 부족하겠다 싶어 기업과 손을 잡고 진행했습니다. 지자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통해 안전, 교통, 방역, 봉사 등을 담당하고, 성수동에 기반을 준 기업에 초점을 맞춰 '크리에이티브×성수'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크리에이티브×성수'는 성수동에 다양한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성수’는 어떤 프로그램이 있었나요?
“지난 ‘크리에이티브×성수’의 컨셉은 기획위원회의를 통해 '싱크로니시티'로 탄생했습니다.
‘싱크로니시티(Synchronicity)’는 스위스 심리학자 칼 융이 제창한 유사과학적 개념으로 ‘공시성’ 또는 ‘동시성 현상’을 뜻합니다. 간단하게 의식과 무의식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으로 기술과 예술이 동시에 존재하고, 하나로 결합한 축제를 만들고 싶었어요.
또한 앞서 말했듯이 ‘크리에이티브×성수’는 창조 기업의 관계자들과 시민이 문화와 기술을 향유하고, 서로 교류한 박람회형 축제입니다.
지난 축제에서 단연 주목받은 것은 ‘CT 페어’입니다. 세계 최초 CT 기반의 융복합 체험형 박람회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만남, 문화기술과 문화예술의 만남을 의미하는 ‘Synchronicity(공시성)’를 주제로 콘텐츠 IP(지식재산) 기업과 기업이 협력하여 만든 패션, 게임, K-POP, 미디어아트 등 체험형 콘텐츠는 유료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3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하며 즐긴 행사였습니다.
또 관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아트페어’나 이상봉 디자이너와 함께한 ‘고고패션 콘테스트&고교모델콘테스트’, 신진디자이너 작품을 선보였던 ‘성동디자인 위크’ 등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24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성수’를 기대해도 될까요?
“올해 참여했던 기업들과 사람들이 모여 내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큰 기둥이나 방향성은 다 정해졌습니다. 올해 시범 사업을 진행했으니까, 내년에는 훨씬 더 다양하고 짜임새 있게 많은 기업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한 축제로 준비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대표이사님이 생각하는 성수동 장점은 무엇일까요?
“과거 성수동은 공장지대였죠. 이후 서울숲이 생겨나고 다양한 기업들이 들어온 이후로 젊은이들의 거리로 바뀌었죠. 이제 성수동은 젊어졌습니다. 젊다는 것은 발전 가능성이 있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똑같이 젊어진 성수동도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성수동은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정주 및 근무 요건이 확실히 좋습니다. 서울숲과 한강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접근성 또한 훌륭합니다. 강북과 강남을 갈 때 다리 하나만 건너가면 되니까요.”
-성동문화재단으로 현재 구민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대표이사로 와서 구민에게 맞춤형 문화 콘텐츠와 만족할 작품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삶의 질을 맞출 수 있는 문화예술을 선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문화예술의 장르를 구민에게 선사하다 보면, 다른 지역에서도 점차 확대되어 더욱 질 높은 문화예술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성동문화재단에서 운영 중인 소월아트홀과 성수아트홀에 알맞은 공연을 각각 기획해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기획 공연을 5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구민에게 문화예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여행 콘서트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국내 및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구민을 위해 영상과 함께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또 상반기, 하반기 각각 오페라와 뮤지컬 공연을 아트홀에 올리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발레 공연도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날 특집과 크리스마스 특집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심포니 신년음악회 및 대중 가수 공연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구민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획 공연을 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대중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성을 위해 중학교 2학년 수준으로 문화 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구민이 찾아오는 데 여기에 낯설지 않은 음악을 들어야 하며, 관객이 즐거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대중성을 꼭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중성을 생각하고, 여기에 예술성을 더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술성이라 하면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성을 위해 최고의 공연을 위한 예술가를 초대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대중성과 예술성, 그리고 작품성을 모두 연계한 문화 공연을 선정해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 성동구는 '스마트 포용도시' 슬로건으로 각종 ICT를 기반으로 하는 포용적인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마트 포용도시를 만들어온 경험과 시스템 기반에 문화가 중심이 되는 '스마트 문화도시 성동'이라는 새로운 비전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동문화재단은 성동의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면서 하나의 예술에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기업과 예술가, 문화예술과 구민 등을 융합할 수 있는 접점에서의 역할로 문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