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과 관련해 경북도와 경주시가 뒤늦은 재난안전문자로 비난을 받고 있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5시 29분에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대형화재 등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란 내용의 재난문자를 경북지역에 보냈다.
오전 4시 55분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30여분이 지난 뒤였다.
경주시는 경북도보다 더 늦은 오전 5시 43분에 재난문자를 통해 “흔들릴 때는 탁자 밑으로 대피,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이용, 야외 넓은 곳으로 대피하세요”라며 대피 요령을 알렸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시민은 “지진 직후에 곧바로 재난문자를 보낸 기상청과 달리 경북도, 경주시는 뒤늦게 보내서 별다른 도움이 되질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오전 4시 55분경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2㎞로 추정된다.
애초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만 분석해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뒤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를 조정했다. 지진 발생 후 2초 만에 처음 관측됐고 발생 8초 만에 긴급재난문자가 나갔다.
내륙 지진의 경우 규모가 4.0 이상이면 발생지가 어디든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다. 재난문자 발송은 대피와 뒤따르는 여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에도 지진 발생 후 1시간 사이(오전 5시 50분까지) 5차례 여진이 있었다. 여진 중 최대는 오전 5시께 발생한 규모 1.5 지진이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를 살펴보면 경북이 5로, 경북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깨지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계기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강원·대구·대전·전북·충북은 2(조용한 상태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로 다수가 이번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오전 5시께까지 소방당국에 접수된 유감 신고는 70건이다. 경북119에 접수된 신고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25건), 부산(6건), 대구(4건), 창원(1건) 등에서도 신고가 있었다. 피해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모든 가동 원전에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