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업황 회복국면 진입… 수출 부진 완화돼 개선세 이어갈 것”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전기 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 컨테이너 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제조업이 증가했고, 건설업과 서비스업 등도 증가한 가운데 민간 정부소비와 건설투자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질 국민소득도 2분기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성장률은 2분기 대비 0.6%(계절조정계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10월 26일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수치로 1분기(0.3%)와 2분기(0.6%)에 이어 3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물가 상황을 반영한 명목 GDP 성장률은 전 분기보다 2.2% 성장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1.4%)은 컴퓨터와 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확대돼 2.3% 늘어났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면서 0.3%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먼저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현물수혜가 늘어 0.2% 성장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1%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2% 감소했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3.4％ 증가했고,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3％ 늘었다.

이와 관련해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반도체 수출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대중국 수출 부진도 완화돼 수출이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2분기 연속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반도체 업황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 부장은 이어 “민간소비는 개인 신용카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소비의 완만한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6% 증가한 481조1000억 원을 기록하며 앞서 2분기(-0.7%) 하락에서 다시 반등했다. GNI는 전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을 모두 합친 지표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5조7000억 원)이 2분기(10조3000억 원)보다 줄었지만, 교역조건 개선으로 3분기 실질무역손실(-25조 원)이 2분기(-34조 원)보다 축소돼 실질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물가 상승분 등이 반영되지 않은 명목 GNI는 전기대비 0.5% 증가했다. 배당 수입 감소로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3조7000억 원에서 4조8000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명목 GDP 성장률(2.2%)을 밑돌았다.

국내 생산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반영한 물가 지수인 ‘GDP 디플레이터(deflator)’는 전년 동기대비 2.8% 상승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 산출한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대비 2.8% 상승했고, 같은 기간 수출 및 수입 디플레이터는 각각 12.0%, 16.1% 감소했다.

총 저축률은 32.9%로 전기 대비 0.6%p 하락했다. 최종소비지출 증가율(1.3%)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4%)을 웃돌은 영향이다. 국내총투자율은 총자본형성이 감소하며 31.3%로 1.0%p 하락했다.

올해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4% 달성 가능성과 관련해 최 부장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4％가 될 가능성이 지난 속보치 발표 시점보다 소폭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