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3.12.11 15:33:26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황학동 가구거리와 북창동 음식거리 보도에 설치돼있는 한전 지상기기함을 활용해 ‘거리 아트갤러리’를 조성한다.
지상기기함은 한국전력공사가 운영하는 변압기·개폐기 등 전력 공급을 위한 필수 장치지만, 지저분한 낙서 등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기도 한다.
중구는 거리 미관 개선을 위해 한전 서울본부와 지상기기함 활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단순한 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상기기함의 특성을 살려 길을 걷는 시민 누구나 감상하는 특별한 갤러리를 만들기로 했다. 보행로 곳곳에 넓은 면적으로 자리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는 점에 착안, 하나하나를 하나의 캔버스처럼 활용해 작품을 전시하기로 했다.
이번 거리 아트갤러리 조성은 중구 장애인복지관 소속 발달장애인 작가 5명의 재능기부로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송지수·정민우·최병철·홍영훈·남광식 작가는 삭막한 기기함에 입힐 따뜻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을 흔쾌히 제공했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작은 즐거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중구는 지난 6일 작가와 가족들을 초청해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작품들은 이달 20일부터 황학동 가구거리 10곳, 북창동 음식거리 40곳의 지상기기함에 전시된다. 기기함 전면에 특수코팅으로 작품을 입히고, 하단에는 작품 설명을 기재할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기기함 하나하나에 작품을 입혀 거리 미관을 개선하고 거리 풍경에 재미를 더했다”면서, “재능을 기부해 준 5명의 작가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걷기 좋은 길, 걷고 싶은 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