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증가율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12일 한국은행(한은)이 공개한 ‘2023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만2962개 외부감사대상 기업(외감기업)의 3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0%로, 작년 3분기(4.8%)보다 0.8%p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작년 5.4%에서 올해 4.0%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비제조업은 4.0%에서 4.1%로 소폭 올랐다. 석유‧화학(4.4%→5.8%)과 금속제품(4.5%→5.7%), 운송장비(1.3%→4.4%)는 늘어났지만 기계·전기전자(8.7%→0.9%)가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건설(6.7%→3.8%)과 운수업(15.0%→7.9%)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지만, 전기·가스(-16.6%→1.2%)의 영업이익률이 대폭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작년 3분기(4.7%)보다 소폭 떨어진 4.1%, 중소기업은 1.4%p 하락한 3.9%를 기록했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기계·전기전자업을 중심으로 하락했고, 비제조업은 운수업의 하락에도 전기·가스업의 개선으로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5.1%로 지난해 3분기(5.0%)에 비해 소폭 올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6.2%→5.7%)이 하락하고 비제조업(3.4%→4.3%)이 상승했고,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4.8%→5.3%)이 올랐으나 중소기업(5.6%→4.1%)은 떨어졌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5.2%로 두 분기 연속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2분기 –6.9%→3분기 –6.8%)과 비제조업(-0.7%→-3.1%), 대기업(-4.8%→-5.8%)과 중소기업(-2.0%→-2.7%)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반도체를 포함한 기계·전기전자(-8.8%)가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건설업(11.9%)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하락세를 지속했다.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은 2.1% 늘어났지만 작년 3분기(2.8%)보다 증가율이 소폭 축소됐다. 제조업(2.4%→2.3%)과 비제조업(3.3%→1.8%), 대기업(2.7%→1.9%)과 중소기업(3.0%→2.7%)이 모두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편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임금 의존도는 2분기보다 줄어들었다. 3분기 부채비율은 90.2%로, 차입금 의존도는 25.9%로 2분기에 비해 각각 0.6%p, 0.1%p 하락했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69.1%로 전 분기와 동일한 반면, 비제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줄었다. 비제조업과 중소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떨어진 반면 제조업은 상승했고 대기업은 전 분기와 같았다.
이성환 팀장은 4분기 전망에 대해 “반도체 판매 가격이 하락했지만 재고를 떨면서 4분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며 “D램 가격이 떨어졌지만 고급화된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2022년 말 기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 법인기업에서 조사 부적합 업종 등을 제외한 2만2962곳 중 상장기업 1996곳과 비상장기업 1983곳 등 3979곳을 표본으로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이뤄졌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