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석⁄ 2023.12.13 14:44:17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91조9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4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11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8월 6조9000억 원이었다가 9월 4조8000억 원으로 줄었으나 10월 다시 6조7000억 원으로 늘어났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상당부분 축소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줄어든 데에는 은행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영향이 컸다. 기타대출은 전달보다 3000억 원 줄어든 245조4000억 원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한 달 전보다 5조4000억 원이 늘어난 845조3000억 원으로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달(6조7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주담대에는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 등 주택담보로 취급되지 않은 주택 관련 대출이 포함된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매매와 전세거래량은 각각 3만1000호와 5만3000호, 입주물량은 4만2000호로 집계됐다. 이는 9월보다 매매거래량은 3000호 줄고, 전세거래량은 2000호, 입주물량은 1만4000호 늘어난 수치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9월 이후 주택 매매 거래가 둔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축소되고 있다”면서 “10‧11월 입주 물량이 많다 보니 잔금 마련을 위한 집단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밝힌 ‘2023년 11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도 2조6000억 원 불어나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며 오히려 전달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고, 지난달 증가했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다시 감소로 전환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했지만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8000억 원 감소했다. 보험(+1000억 원)은 증가했으나 상호금융(+2조8000억 원)과 저축은행(-1000억 원), 여신전문금융사(–300억 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 11월 가계대출이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 둔화 등으로 전월 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으나, 가계부채 규모가 여전히 큰 수준인 만큼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면서 “변동금리 Stress DSR 도입,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 결과 발견된 영업 및 대출 심사 관련 미흡사항 개선 등 이미 발표한 과제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11월 중 은행 기업대출도 전달 보다 7조3000억 원 증가한 1253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9월(11조3000억 원)이나 10월(8조1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둔화됐다.
대기업대출은 기업의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1조5000억 원 늘어나며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10월(3조8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는 계절적인 투자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10월에 이어 9000억 원이 줄어들면서 순상환이 지속됐고, 기업어음(CP)·단기사채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2조1000억 원 감소하며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한편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2308조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8조4000억 원 급증했다. 특히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상승과 은행의 법인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13조7000억 원이나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지방자치단체 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전달(-24조5000억 원)에서 6조 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은행채도 발행한도 제한이 완화된 가운데, 정기예금 만기도래에 대비한 자금조달 수요 등으로 10월(+3조4000억 원)에서 11조5000억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MMF(Money Market Fund·단기금융펀드)의 경우 법인 자금이 유입됐지만 국고 여유자금이 유출되면서 2조5000억 원 감소로 전환됐다. 주식형(+4조9000억 원) 펀드와 채권형 펀드(+3조8000억 원) 및 기타 펀드(8조5000억 원)는 증가세를 지속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