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3.12.14 11:12:33
미국 중앙은행(Fed)이 13일(현지시간) 12월 FOMC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며, 내년에 세 번 이상 금리를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3월 FOMC부터 매파 기조(통화 긴축 선호)를 이어온 Fed가 올해 처음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전환된 기조를 나타내자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환호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국내 증시 역시 1~2%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미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미 증시에선 애플 주가가,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도중인 오후 3시 직후 다우지수는 37000선을 넘었다. 이후 추가로 더 올라 전날보다 1.40% 오른 사상 최고치인 37090.24로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1.67% 오른 197.96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 7월 31일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인 196.45달러를 경신했다.
S&P500은 1.37% 상승한 4707.09에, 나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38% 뛴 14733.96로 거래를 마쳤다.
14일 오전 10시 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6.33포인트(1.45%) 상승한 2546.99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2% 가까이 상승하며 올해 처음으로 장중 7만4000원을 돌파했다. 반도체주 SK하이닉스(2.13%)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2.56%), 포스코홀딩스(2.87%), 포스코퓨처엠(2.92%) 등 2차전지 대형주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점도표, 내년말 기준금리 4.6% 시사
이날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Fed의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는 내년말 금리 수준을 연 4.6%로 예상했다. 지난 9월 5.1%로 잡은 전망치에서 0.5%포인트 낮추며, 내년 기준금리를 2차례 가량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 3차례 수준의 인하로 선회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은 Fed가 미국 경제가 견고히 유지되는 가운데 예상보다 빨리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전체적으로 Fed는 기존 예상보다 인플레가 빠르게 완화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강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최근 지표에서 3분기 경제 성장이 경기 진단에서 '강한(strong)' 속도에서 '둔화(has slowed)'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추구하는 한편 통화정책의 누적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그리고 경제 및 금융 발전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CM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인지를 고려하는 상황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낮다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를 피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냐'는 질문에 "경기 침체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 다만 "경제는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상 유례없는 고금리에도 견조한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서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털어놨다. 파월 의장은 "1년 전을 살펴보면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성장세는 견조하고 노동시장 수요와 참여율도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에서 나타난 수급 왜곡과 병목 현상도 해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 둔화에 진전이 있어 기쁘다"면서도 "진전이 충분하다고 보진 않으며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지만 Fed의 목표치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한편, 기준금리 동향을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30bp 가까이 하락하며 연 4.441%로 떨어졌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내년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하루 만에 39%대에서 64%대로 뛰어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시장에선 Fed가 내년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은 FOMC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수용하면서 내년 3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