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3호 이윤수⁄ 2023.12.26 14:42:24
국내 인구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미혼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국내 총인구는 2022년 5167만 명에서 2072년 3622만 명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년)에 따르면 국내 청년 중 미혼 비중은 2000년도에 비해 약 3배나 증가한 81.5%의 수치가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 더불어 미혼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세계적인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도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해 5월,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저출산 위기와 한국의 미래 : 국제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현실과 전망’ 심포지엄에 참석해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문화를 바꾸기 위한 포괄적 복지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정책을 발표하며,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기 위한 최고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 오세훈표 생애주기별 맞춤 저출생 및 다자녀 지원 정책 발표
서울시는 작년 초부터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저출생 극복을 위한 선도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당초 양육자에 초점을 맞춰 발표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에 저출생 대책을 더해 '탄생 응원 서울 프로젝트'로 업그레이드해 추진하고 있다.
먼저 서울시는 저출산 대책으로 난임부부를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서울시는 아이 낳을 의지가 있는 난임부부를 위해 시술비 지원 소득 기준(중위소득 180%)과 시술별 횟수 제한을 폐지하고, 전국 최초로 난자동결 시술비용을 지원했다. 난임 시술비 지원의 경우 지난해 26,403건을 지원했으며, 특히 소득 기준 폐지 후 신청자 가운데 44.2%가 그동안 소득 기준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했던 난임 부부들로 나타나 난임부부들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시술 간 지원 칸막이 폐지로 604건을 추가 지원했다.
이어 임산부와 다자녀 가정을 위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출산 후 몸과 마음의 건강 회복이 필요한 모든 산모를 위해 100만 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는 ‘서울형 산후조리경비 지원’은 작년 9월 개시 두 달 만에 1만 명이 넘는 산모를 지원했다. 오세훈 시장의 공약으로, 교통약자인 임산부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임산부 교통비 지원’은 97.8%의 높은 만족도 속에 올해 3만3243명이 혜택을 받았다.
더불어 다자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조례 개정을 통해 다자녀 혜택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하고, 서울대공원, 서울시립과학관 등 주요 공공시설을 무료 및 반값에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다둥이 행복카드'는 발급 자격을 13세 이하에서 18세 이하로 완화해 혜택 가구를 늘렸으며, 작년 8월부터는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선정 시 가점 기준을 3자녀는 3점에서 5점, 2자녀는 2점에서 3점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는 신혼부부의 최대 고민인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대출한도를 2억에서 3억, 이자지원을 연 3.6%→4.0%로 각각 확대했으며, 올 한 해 동안 3만2791세대에 이자 840억 원을 지원했다. 서울시 거주 또는 생활권자인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북서울꿈의숲, 성북 예향재, 한방진흥센터 등 24개소의 공공예식장을 개방해 맞춤 정장 같은 예식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는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으로 '주거' 대책을 발표했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전국 최초로 공급해 양육자들의 최대 현안인 ‘주택문제’와 ‘돌봄부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은 주택규모와 입지 요건 등에 따라 복합문화형, 지역거점형, 지역사회통합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추진 된다. 준비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해 2027년부터 차례로 선보일 계획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건립해 공급할 예정이다.
먼저 ‘복합문화형’은 세 유형 중 가장 큰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300세대 이상 주택과 함께 양육 기반 시설과 박물관, 도서관, 극장 같은 복합문화시설이 대규모로 함께 조성된다.
1호 ‘복합문화형’ 주택은 지하철 2‧5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200m 거리에 위치한 ‘당산공영주차장’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2026년 착공해 2028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하 4층~16층, 총 380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양육 가구가 가장 선호하는 59㎡와 84㎡ 두 가지 타입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지역 거점형’은 100세대 이상 주택과 함께 일상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모델이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도 함께 이용하는 지역의 거점 공간으로 조성된다. 1호 ‘지역 거점형’은 금천구 시흥동 소재 ‘ 부여성발전센터’ 부지에 조성될 예정으로,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셋째, ‘지역사회통합형’은 세 유형 중 가장 작은 규모로(100세대 미만), 어린이집이나 주차장 등 기존 지역자원을 활용해서 시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입지에 조성 가능한 모델이다. 1호 ‘지역사회통합형’은 동대문구립 햇살어린이집 부지(동대문구 용두동)를 활용해 조성할 계획이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의 입주자격은 무주택자이면서 ‘공공주택 입주조건’에 따른 소득기준을 적용하며, 일정 물량은 소득기준을 완화해서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혼 적령기 청년들이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서울 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양육자와 아이, 아이 키우는 지역주민까지 모두가 행복한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활발히 공급해 서울에서도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특별시' 만드는 서울시
서울시가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2023년 보육 정책 관련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저출생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올해 ‘3대 분야 9개 핵심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보육환경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보육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변화하는 보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말‧야간 틈새 돌봄을 제공하는 ‘서울형 주말어린이집’, 수요가 커지고 있는 영아 보육을 위한 ‘서울형 0세 전담반’ 등 신규 사업들을 차례로 추진, 양육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2023년 6월부터 전국 최초로 ‘서울형 주말 어린이집’ 10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형 주말어린이집’은 간호사, 경찰관 같은 교대근무자나 자영업자 등 주말과 야간 시간대에 일을 해야 하는 양육자를 위해 토‧일요일에도 아이를 맡길 수 어린이집이다.
또한 작년 6월 문을 연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도 많은 양육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센터는 아이들이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입 모양을 보고 말을 배워야 하는 영유아 시기에 언어에 노출될 기회가 줄고, 스마트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사회성과 인지발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우려에서 시작했다.
앞으로 서울시는 폐원 위기에 처한 어린이집 중 해당 어린이집이 인근 지역에 유일한 어린이집인 경우 ‘동행어린이집’으로 선정하고, 2024년 3월부터 재정지원, 환경개선, 보조 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 저출산 극복 위한 특단 대책 마련
서울시와 더불어 정부도 저출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심화하는 저출산 추세를 국가의 존립이 달린 엄중한 문제로 인식하고 저출산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면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3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열고 돌봄과 교육, 일‧가정 양립, 주거 지원, 양육비용 지원, 난임‧건강 등 5대 핵심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는 방향으로 '저출산 정책과제 및 추진 방향'을 마련했으며, 과제별 세부 추진과제를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 범부처 협력 강화를 위해 ‘인구정책기획단’을 구성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저출산 대응을 최우선 아젠다로 삼고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4년도 1분기까지 저출산과 관련성이 낮은 정책과제를 제외하고 5대 핵심분야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재구조화해 수정판을 마련한다.
이어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난임지원‧돌봄서비스‧일가정 양립제도 확대 등 출산‧양육지원은 물론이고 주거‧일자리‧사교육‧수도권 집중 등 사회‧경제적‧구조적 문제, 비교문화‧젠더갈등 등 문화‧심리적 요인 등에 대한 검토도 폭넓게 진행하여 특단의 대책 마련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은 “정부는 지금의 저출산 현상을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는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별한 위기’인 만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