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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 상반기 고금리 유지...이창용 "금리인하 적어도 6개월 필요"

이 총재 "태영건설 사태,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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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4.01.12 11:19:1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까지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상반기(1∼6월) 내에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돼 온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11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로 8번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 밝혔다.

올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의 유의미한 변화는 지난해 1월부터 유지되던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판단’한다는 문구가 삭제되었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바닥 이후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통방문의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문구도 삭제됐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경기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낮아진 점은 물가는 둔화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 및 최근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추가 인상 전망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물가 둔화, 국제 유가 하락,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준금리 인하 검토와 관련해 "이는 시기상조"라면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6개월간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1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총재는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며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원들도 금리인하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언급하면서 한은 내에서 금리인하에 대해 논의를 한 바가 없음을 시사했다. 또한 "추가 인상 가능성은 철회했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상당기간 동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증권 임 연구원은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중대)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 지원책을 발표한 점도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유보분 9조 원을 동원해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유지됨에 따라 발생하는 취약 계층 및 산업의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를 3분기로 예상했다. "이 총재가 꾸준히 언급하는 금리인하의 조건은 2%대의 물가 확인"이라며, "상반기 중 2%대의 소비자물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추세적인 둔화가 아닌 만큼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PF에 따른 우려가 확산될 경우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이 총재는 태영건설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했으며, 신년사에서도 유동성을 통해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태영건설 사태는 과도한 부채 때문에 발생한 특수한 사례로 판단하며, 이로 인해 전체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는 등 부작용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도 빨라야 3분기, 한국은 그 이후에야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세계 경제는) 제조업 등이 여전히 호황이고, 물가상승률도 3%대가 유지되고 있어 이른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세계 주요 은행의 기조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 장기 목표치인 2%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사벨 슈나벨 집행이사회 이사도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발언한 바 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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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창용  태영건설  부동산 PF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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