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수출입물가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16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5.07(2015년=100)로 11월(116.16)보다 0.9% 하락했다. 이는 작년 12월보다는 2.3% 떨어진 수치다.
수출물가가 하락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이 내린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등이 내린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03.98원으로 1달 전보다 6.4원(0.5%) 떨어졌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상품가격도 오르고 하락하면 가격도 내리게 된다.
지난달에는 농림수산품 수출물가가 냉동수산물(3.6%)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7% 상승했지만, 공산품 수출물가가 전달 보다 0.9% 떨어졌다. 공산품은 플래시메모리(11.8%) 등이 올랐지만, 제트유(-10.0%)와 자일렌(크실렌‧–8.4%), 경유(-6.9%), 휘발유(-5.7%)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수입물가(원화기준)도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11월보다 1.7% 떨어진 132.46(2015년=100)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1년 전보다 4.1% 떨어진 수치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광산품과 화학제품 등이 내리며 하락했다.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1배럴(약 159ℓ)당 77.33달러로 11월보다 7.4% 하락했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4.6% 내렸고, 중간재는 석탄·석유제품(-1.4%)와 화학제품(-1.2%) 등이 내리며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소비재는 0.1% 하락한 반면, 자본재는 0.3% 올랐다.
품목별로는 원재료 중에서 원유(-7.9%)와 옥수수(-7.3%)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중간재 중에선 제트유(-12.1%)와 부타디엔(-6.7%) 등이, 소비재 중에선 평판디스플레이TV(-0.5%)가 하락했다. 자본재에선 금속절삭기계(1.3%)이 올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수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9% 하락하며 지난 2006년(-8.2%)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물가지수는 8.2% 떨어지며 2015년(-15.3%)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무차별 선박 공격과 이에 대한 미영 연합군의 공습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수출입 물가에 대한 영향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유가가 크게 반등하지 않고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홍해 문제가 수출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