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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4층짜리 홍대 건물…초토화 된 '대학가 상권' 원인은?

홍대·합정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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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4.01.25 17:36:22

홍대 일대 전경. 사진=마포구청

코로나19 사태로 상권이 무너졌던 명동 등 주요 상권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홍대, 신촌, 이대 등 서울 서부권 대학가 상권은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홍대·합정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9.8%로, 서울 전체 공실률인 8.4%보다 높았다. 2분기(5.7%) 이후로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차별화 된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가 상권이 침체되며 건물 공실이 장기화되고 있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어울림마당로)를 기점으로 정문 앞 거리 건물들은 임대 현수막이 붙어있고, 4층짜리 건물 하나가 통째로 공실인 모습도 보였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정문 앞 상가 대부분이 1년 넘게 장기 공실 상태인데다, 4년 넘게 임차인을 찾지 못한 건물도 있었다. 서교동 A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152㎡인 1층 상가는 “과거 월 3200만원이던 임대료가 2000만원까지 내려갔지만,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학가 상권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대학생 등 유동 인구가 많음에도 연남동, 망원동 등 대체 상권에 비해 높은 임대료 수준에 차별화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주 수요층인 대학생들의 입맛을 맞춘 변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 요인으로 꼽힌다. 명물 거리에 있는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소위 '요즘 뜬다'고 하는 곳들은 새로운 먹거리나 즐길 거리가 있는 반면, 해당 상권엔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를 재학 중인 학생도 "놀거리가 마땅히 없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 때는 학교 앞보다는 다른 곳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가 상권으로 성장해온 화장품, 의류 등 로드숍 수요 역시 온라인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며 대폭 감소했다. 연세로에서 눈에 띄는 자리에 있던 대표적인 화장품 로드숍 에뛰드하우스 신촌점도 결국 문을 닫았다. 해당 건물은 1층과 2층을 합쳐 약 40평 규모로 오랜 기간 영업을 해온 터줏대감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에뛰드하우스는 해당 자리에서 보증금 9억원, 월세 2900만원에 임차하고 있었다"며, "해당 자리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해왔지만 결국엔 너무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뛰드하우스가 나간 이후 다른 대기업에서 해당 자리 임차를 위해 접촉이 있었지만 높은 임대료가 발목을 잡아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는 월세를 2500만원까지 낮췄지만, 문의가 적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동 인구가 대학생에 한정된 점도 상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유동 인구가 대학생이라 현재 임대료 수준을 감당할 높은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라며 “그렇다고 성수동처럼 대기업이 팝업 스토어를 낼 정도의 매력적인 상권도 아니다”고 말했다.

홍대 상권은 공실 상가가 대부분 전용 99㎡ 이상이라 임대료가 월 1700만~2000만원(1층 기준)에 이른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월 임대료가 너무 높아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 등 들어올 수 있는 임차인이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세로 내에 있는 빈 상가들은 25~30평 기준 보증금 1억~3억원, 임대료는 3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또 다른 메인 상권인 명물 거리 역시 10평 기준 보증금 1억원, 월세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쇠락한 대학가 상권과 달리 망원·연남 등 대체 상권은 활기가 돌고 있다. 망원역 상권은 2022년 2분기부터 0%대(소규모 상가) 공실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대학가 상권보다 임대료가 낮다. 망원역 지역의 지난해 4분기 ㎡당 평균 임대료는 소형상가 기준 41만4000원이다. 반면 신촌·이대와 홍대·합정 지역은 각각 47만5000원, 56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상가 역시 망원역 ㎡당 평균 임대료는 32만5000원으로 나타난 반면, 신촌·이대(63만2000원)와 홍대·합정(66만4000원) 해당 지역의 지역의 2배 수준의 임대료가 형성돼있다.

한편, 명물 거리에 있는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결국 '어떤 업종을 가지고 뛰어드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연세로에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탕후루 가게 등은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유행을 따라 업종이 순환해야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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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공실률  대학가  상권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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