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4.01.26 15:18:31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며 국내 정상에 섰다. 26일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5조1269억 원의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4년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6조5400억 원)를 앞지른 규모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나란히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를 차지하며, 합계 영업이익 26조7348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등 핵심 계열사를 합치면 현대차그룹 4개사가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은 30조5841억 원에 이른다.
현대차는 25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총 421만689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연결 매출 162조6636억 원, 영업이익 15조126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영업이익은 54% 증가했다. 현대차가 연간 기준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4%p 오른 9.3%로 집계되며, 테슬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8.2%)을 제쳤다.
같은날 기아는 연간 판매량에서 전년대비 6.4% 증가한 308만7384대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연결 매출 99조8084억 원, 영업이익 11조6079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3%,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 성장률과 영업 이익률의 성장률 갭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차그룹의 역대급 실적 비결은 판매 믹스 개선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에 힘입은 결과다. 현대차와 기아는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5조3020억 원, 5조7370억 원씩 증가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믹스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 증대로 나타났다.
특히 그룹 내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가 증가함은 물론 고사양 트림의 비중이 확대되며 영업이익 확대를 부축였다. 제네시스는 지난 해 22만518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4.7% 성장했으며, 글로벌 SUV 시장에서 선전을 보이며 그룹 전체 판매 차량의 절반 이상(57.1%)이 SUV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 가운데 고수익 지역으로 꼽히는 북미 시장과 유럽 권역 판매 비중이 현대차 도매 기준 각각 11.6%와 14.2%, 기아차는 각각 12.3%와 13.7%씩 성장하며 판매 물량 증대와 더불어 믹스 개선 영업익 증가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망과 관련해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의 구매심리 위축, 대기수요 축소에 따른 어려운 경영 환경이 전망된다”면서도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한 선순환 수익 체계 강화,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한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4년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2023년 판매보다 0.6% 증가한 424만대로 설정했다. 또한,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4~5%로 정했고,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8~9%로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투자 계획에서 양산 차종 수 증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및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9000억 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 원, 전략투자 1조9000억원 등 총 12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해 실적 대비 3.6% 증가한 320만대(도매 기준)를 판매하고, 매출액은 1.3% 증가한 101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2조 원, 영업이익률은 11.9%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