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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일태 메리츠증권 센터장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간이 온다”

변동성 극대화 국면, 성장형 가치투자 기반의 자산배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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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5호 김예은⁄ 2024.02.07 20:47:55

2024년 국내 주식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며, 향후 3년간 변동성이 극대화될 변곡점에 놓여있다. 글로벌 장세에서도 미국 중심의 대세 상승장 헤게모니가 새롭게 개편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시작점에 선 투자자들이 향후 변동 장세를 적극 활용할 전략은 무엇인가. 그 답을 역사적 변동성 국면 속에서 탐색해 본다.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급락장 이후 찾아온 경기 회복 장세로 당해 코스피가 20% 넘는 강세장을 맞이한 해다. 변동성이 극대화된 증시 환경 속에서 제1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부상한 투자 자산이 있었다. 바로 자문형을 중심으로 성장한 ‘랩(Wrap) 어카운트’다.

당시 자산운용사의 대표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사를 나와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고, 증권사의 랩 어카운트를 자문하며 랩 어카운트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들의 시장 노하우를 기반으로 운용된 랩 어카운트의 연 평균 수익률이 50%에 육박하며, 코스피 지수는 물론 펀드 수익률을 2배 이상 상회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자문사들의 전략과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형태로 운용되며 국내 주식, 그중에서도 특수 테마와 종목에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나타났고, 대규모 자산이 장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며 급락세를 경험해야 했다.

그 후 10여 년의 기간동안 랩 어카운트 시장은 또 다른 변화 국면을 맞고 있다.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자문사를 설립하는 대신 스스로 증권사 자산운용팀의 PB(Private Banker)가 되어, 개별 고객의 자산을 전담해 별도로 운용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15년, 운용사 펀드매니저 출신의 증권사 PB라는 이력으로 지점운용형 시장을 개척해 온 이가 바로 김일태 메리츠증권 상무다. 강남금융센터를 거쳐 현재 도곡금융센터장으로 운용사 출신의 PB들을 이끄는 그에게 현 시장 국면에서 적합한 자산 배분 전략을 물었다.

김일태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상무). 사진=김예은 기자

- 현재 국내 주식 시장을 두고 드라마틱 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변곡점이라 평가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장으로 변화되는 국면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저평가된 시장 중 하나였습니다. 그 배경에는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죠. 오너의 증여상속을 위한 배임성 의사결정들이 고스란히 주주들의 피해로 귀결되며, 주식이 할인(디스카운트) 거래돼 온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자회사 일감몰아주기(터널링), 물적문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 등입니다. 기업오너가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른다는 의혹도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ESG 트렌드에 발맞추어 주주환원이라는 개념이 정면으로 등장하였고,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 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이러한 부분이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3사 합병,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자회사 상장폐지 등 쪼개기 중복상장과 반대로 상장 창구를 단일화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죠. 이 과정에서 셀트리온, 메리츠금융지주와 같은 지배구조 개선 우수 사례들이 등장하고 시장은 이에 화답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삼성전자나 현대차그룹, 그리고 대형 은행들도 주주환원율을 높여 가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소각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죠. 이는 한국 증시가 후진 지배구조에서 선진 지배구조로 가는 근본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가는 큰 변화의 시작인 것이죠.

여기에 최근 정부가 저PBR 기업을 대상으로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대기업과 대형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에 가속도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과거 주주배임성 정책들이 주주환원성 정책들로 교체된다면,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간도 머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이러한 변화는 곧 시장의 변동성과도 연결될 텐데, 과거 국내 주식시장은 특히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랩어카운트 계좌 수요가 증가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을 낳은 랩 어카운트 계좌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변동성이 높은 장세일수록 전문적 운용 역량이 중요한데, 랩 어카운트는 전문 운용역에게 계약 자산 범위 내에서 자산 운용에 대한 전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갖습니다. 즉, 고객의 증권 계좌를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맡겨 국내외 주식부터 비상장 주식, 채권, ETF 등에 이르는 종목을 직접 선별해 사고팔도록 하고, 수익률로 평가하겠다는 개념이죠.

이러한 특성에 의해 랩어카운트 계좌는 흔히 펀드와 비교가 됩니다. 투자운용역이 일임받아 운용한다는 점에서 펀드와 공통점이 있고, 고객 명의의 계좌별 운용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집합자산에 대한 운용인 펀드와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펀드의 약관에 존재하는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 요건과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등의 제약이 없어 보다 적극적 운용이 가능하죠. 이 밖에도 랩 어카운트 고객은 별도의 운용보고서를 통하지 않고서도 본인 명의의 계좌에서 현재 어떤 종목이 편입돼 있는지, 수익률은 어떠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랩어카운트 계좌의 종류는 크게 본사형과 지점운용형으로 나눌 수 있고 본사형은 다시 운용형과 자문형으로 나뉩니다. 운용형은 본사에 소속된 운용역이 직접 운용을 하며, 자문형은 외부에 투자 자문을 아웃소싱하는 형태입니다. 반면, 지점운용형랩은 각 지점에 속한 PB가 고객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형태를 갖습니다.

이때 지점운용형 랩이 갖는 특수성은 운용상에서 투자자의 개인화 된 특성이 강화된다는 점입니다. 펀드나 본사형은 펀드 매니저와 일반 투자자 간의 접점이 없는 반면, 지점운용형 랩 어카운트는 운용역과의 긴밀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투자자가 포트폴리오 운용상의 궁금한 점이나 요구 사항이 있는 경우 언제든지 운용역과 다이렉트로 소통하며 운용이 가능하죠. 이러한 점에서 개인 맞춤형 상품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최근들어 본사형보다는 지점운용형 랩이 성장하는 추세이며, 메리츠증권은 현재 지점운용형랩을 필두로 랩 어카운트 총 잔고가 5천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 지점운용형이 보다 개인화 된 운용이 가능한 만큼 진입장벽이 높을 것 같은데 최소 투자 자산 규모는 어떻게 되나? 또한 본사 운용형과 지점 운용형의 수수료 차이도 높은 편인지?
"지점운용형 랩 어카운트의 최소 투자금액은 1천만 원 이상이며, 1년 단위로 계약합니다. 또한 계약에서 자동연장 선택 시 만기에 해지 의사 표시가 없으면 1년 단위로 기간이 자동 연장됩니다.

랩 어카운트는 일임계약 상품으로 매매수수료는 발생하지 않고, 운용 수수료를 부담합니다. 운용 수수료는 기본보수와 성과보수로 나뉘며, 고객 니즈에 따라 수수료 구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기본 수수료만 부담하는 고객이 있는 반면, 기본 보수와 성과 보수를 같이 가져가시는 분도 계시죠.

지점 운용형 랩은 다양한 PB들이 운용하고, 고객님의 니즈도 다르다 보니 수수료를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여지가 마련돼 있습니다. 따라서 상품 특성과 고객님 니즈에 맞게 협의를 거쳐 수수료를 확정하게 됩니다.

- 1천만 원 이상 투자 시, 자산 규모별로 PB 선택권의 한정은 없나?
"PB 선택권의 제약은 없으나 운용 전략의 일부 차이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별 계좌에 주가가 높은 종목을 편입할 경우, 1억 원짜리 계좌와 천만 원짜리 계좌에 모든 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싣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거래량 규모가 작은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자산 규모가 큰 계좌의 경우 오히려 편입이 어려워 이에 따른 매입 제약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3년 11월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2020년 대비 고객수와 계약건수는 각각 6%, 4% 증가한 반면, 전체 계약자산(평가금액)은 27% 하락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지난해 채권형 랩 운용의 불법 정황이 적발되면서 150조 랩 잔고 중 채권형으로 운영되던 기관자금 50조 원이 빠져나간 것이 주원인입니다."

- 답변과 같이 금융감독원이 랩어카운트, 특정금전신탁 운용 실태를 점검하며 적발한 불법 정황이 랩 머니무브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문제를 현장에선 어떻게 보완하고 있나?
"메리츠증권은 운용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없도록 내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법감시) 시스템을 통한 상시 감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랩 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랩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예를 들어 -20%, -30%를 터치하는 경우, 고객님과의 통화를 통해 운용 상황을 설명드리고 녹취록을 남기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김 센터장이 도곡금융센터로 부임할 당시 지점 랩 상품 잔고는 30억 수준이었으나, 현재 260억 수준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사진=김예은 기자

-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지점운용형 랩어카운트 잔고가 1년 만에 1700억 원 넘게 늘어 증가율이 46.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 배경을 무엇으로 평가하는지?
"각 센터에 포진한 우수한 랩 운용역들 덕분입니다. 특히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출신의 운용역들이 PB로 전환하여 메리츠증권이 특화시켜놓은 지점운용형 랩부서로 속속들이 합류하고 있습니다.

저희 도곡금융센터에만 저 포함 6명의 운용사 출신 PB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강남금융센터장 근무 당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주식 전문 인력을 WM영업점에 적극 기용해 전면 배치했죠. 당시 기용한 펀드매니저 중 대표적으로 라자드자산운용 CIO출신 김세훈 부장의 경우 PB로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VI자산운용 해외주식운용팀장 출신 권동우 부장의 경우 해외투자 전문랩상품을 출시하여 2022년 대세 하락장 속에서도 높은 수익률로 두드러진 자산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분들은 작년 저와 함께 도곡금융센터로 이동해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도 지점운용형랩을 전략상품으로 지정하고 비대면 계약 시스템까지 갖춰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서 바쁜 일정 때문에 직접 센터방문이 힘드실 경우 어플을 통해 비대면으로 랩 상품 가입이 가능하시죠."

- 성장형 가치투자 철학을 중시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장에 투자하는지?
"성장형 가치 투자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회사 중에 밸류에이션 대비 저평가 된 회사를 중장기적 가치 투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성장주이지만 그 성장성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일시에 받아서 주가가 밸류에이션 대비 높게 형성된 회사보다는,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저평가돼 있거나 외부요인에 의해 급격하게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이 많이 낮아졌을 때를 매수 찬스로 보고 투자합니다.

 

기업 밸류에이션 평가 시 중점을 두는 두 가지 지표는 주당순이익(EPS, 당기순이익을 유통주식수로 나눈 수치) 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당기순이익 값을 자본 값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즉, 기업 성장성 측면에서 순이익 성장성이 높은 고성장 회사와, 주주이익 관점에서 주주가 투자한 자기자본 대비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죠. 이러한 요건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해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면 기업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되는 과정에서 주가 상승이 크게 나올 수 있습니다."

- 투자 철학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렸던 대표적 종목을 꼽는다면?
"2009년도 당시 엔터 산업이 주식시장에서 크게 각광받지 않던 시절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매집해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현재 1조 7300억의 시가총액으로 거래되는 SM은 매입 당시 시총 규모가 1천억도 되지 않았죠."

- 현재 국면에서 장기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산업, 분야, 기업 등이 있다면?
"먼저 시장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첫 단추인데 현재 주식시장을 매크로가 지배하는 금리사이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항상 선행 지표이므로, 미리 예상을 하고 미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경기와 현상을 확인하고 들어가면 늦게되죠.

작년 장세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 반영되며, 주가가 미리 바닥을 잡고 반등하는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금리 인하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하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리밸런싱을 실시하였죠. 특히 금리인상의 최대 피해를 입었던 바이오 주식과 게임 섹터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섹터는 3~4년전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됐는데 일부 기업들의 문제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맞물리며 3년동안 바닥을 다져왔습니다. 이러한 시장 환경 하에서 꾸준한 R&D를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임상단계가 진전되어 상용화에 근접한 일부 회사들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작년부터 매수를 시작했습니다.

게임 섹터도 무형 가치가 높고 ROE가 높은 전형적인 하이 멀티플 주식으로 꼽히는데, 금리 상승장을 맞이하며 급락한 상황입니다. 특히 2021년 각광받았던 P2E(Play to earn) 게임회사들이 비트코인을 위시한 블록체인 생태계의 재부각에 따라 다시금 재조명을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투자 철학에 따라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지?
"아무래도 중소형주가 성장성이 높기 때문에 과거에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대형주들이 주도하는 장세가 예상되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강화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매크로 시장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강세장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통 하락장은 1~1.5년 강력하게 오고 상승장은 2~3년간 길고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향후 단기 변동성에 따른 조정 국면은 있겠지만, 코스피 지수는 중장기 추세적 상승을 지속하며 내년 말쯤이면 3000선을 재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주 중에서도 크게 조정을 받은 회사들, 그 중에서도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미국 중심 선진시장에서 중국 위주의 신흥시장으로 투자 헤게모니가 옮겨질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미국 중심의 성장은 지속됐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분석하는가?
"사실 미국과 중국의 밸류에이션 격차 확대는 트럼프 집권 이후 5년 이상 진행돼 왔습니다. 글로벌 최고 고성장 국가로 지목받으며 높은 멀티플을 자랑하던 중국은 이제 가장 저평가된 국가로 전락하였죠. 즉,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변모한 것입니다. 반대로 미국은 빅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첨단산업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최고 밸류에이션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밸류에이션의 역전현상은 미국이 중국에 기술규제를 하는 등의 정부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중국 산업 및 경제의 성장성을 차단하는 것이죠. 성장성이 차단되면 밸류에이션이 낮아집니다. 또한 미국은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을 규제하여 자국 산업의 성장을 유도하는데 반해 중국은 코로나로 인한 셧다운, 부동산 부실로 인한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긴축정책을 쓸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차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밸류에이션이 역전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가 극대화되고 있죠. GDP성장률이 중국이 높은데도 말이죠.

이러한 괴리가 지속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현재 글로벌 GDP 성장률 대비 밸류에이션은 중국이 제일 싼 상황입니다. 결정적으로 중국의 제조업 경제 지수 등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통화정책 역시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방향 전환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중국증시 하락으로 중국정부는 최근 372조의 증시부양기금을 집행하였고, 지급준비율도 인하하였습니다.

최근 지속되는 중국증시의 약세는 홍콩ELS의 영향도 있다는 판단입니다. 한국의 홍콩ELS 투기 열풍으로 인해 20조 규모의 파생상품 머니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현재 상황으로는 기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만기가 모여있는 2분기가 지나갈수록 중국증시나 홍콩증시는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눌려있던 지수가 급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따라서 중국이나 홍콩 ETF를 적립식으로 사모아 가는 전략을 추천드립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미국 중심의 글로벌 주식 흐름이 전환될 변곡점에 놓여있는 만큼, 역발상 전략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사진=김예은 기자

- 올해 초 미국 기술주 중심의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강세장이 지속됐다. 이러한 미국 중심의 글로벌 주식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 보는가?
"올해는 미국 시장에서 변곡점이 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AI와 로보틱스 등 첨단 테크 기업의 중심의 헤게모니가 바뀌진 않겠지만, 현재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가 많이 올라와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2차 전지가 강세 국면에 놓여있을 때 시장은 지속적 상승장을 기대했지만 결국 상승을 멈추고 주가 조정을 크게 받게 되었잖습니까. 테슬라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주가가 계속 오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 주식 시장에서 주가 조정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추세적 하락보다는 시장 조정 국면을 예상합니다. 글로벌 테크니컬 리더쉽을 유지하고 있는 선도주는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드립니다.

현시점은 오히려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을 중심으로 현재 글로벌 경기 자체가 돌아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그동안 중국의 긴축으로 인해 눌려 있던 경기 민감주를 비롯해, 최근 한국 시장의 경우도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 저PBR주 이슈가 굉장히 크게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주식들이 오히려 수익률 측면에서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물론 AI와 로보틱스 산업은 지속 성장하며 시장 역시 계속 커지겠지만, 주가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바닥에서 올라온 주식들의 수익률이 더 좋을 수 있는 구간인 것이죠.

글로벌 금리인하 사이클 도래에 따른 대세상승, 중국·홍콩증시 반등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강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맞물리면서 한국시장은 향후 3년간 글로벌 최고 강세를 기록할 희망이 보이고 있는 시점입니다.

향후 금리인하 확률이 매우 높은 만큼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는 채권투자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 국면입니다. 따라서 현재 국면에서 안정적인 자산배분 전략으로 국내주식 25%, 해외 선도주 25%, 미국채 25%, 중국ETF 25%를 추천드립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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